l SK 와이번스는 2017시즌 234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단일 시즌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가공할 만한 ‘화력’을 자랑하는 SK지만, 고민은 있다. 바로 만족스럽지 않았던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이다.

올 시즌 SK 테이블세터로 활약한 노수광과 나주환(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SK 테이블세터로 활약한 노수광과 나주환(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홈런군단’ SK 와이번스에도 그림자는 있다. 2017시즌 SK가 때려낸 234홈런 가운데, 솔로 홈런의 비율은 무려 59%(138홈런)다. 홈런을 칠 만한 타자 앞에 쌓인 주자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SK 테이블세터가 올 시즌 내내 만족스럽지 못한 출루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SK 1번 타자 출루율은 0.334, 2번 타자 출루율은 0.343으로 두 타순에서 모두 리그 9위에 해당하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SK가 엄청난 홈런 생산능력을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승화하기 위해선 테이블세터의 높은 출루율이 필수적이다. 과연, 2018시즌 SK 출루율을 높여줄 테이블세터 후보는 누가 있을지 엠스플뉴스가 살펴봤다.

SK 1번 타자 후보 ‘노토바이’ 노수광, ‘빠른 발’ 조용호

'노토바이' 노수광(사진=엠스플뉴스)
'노토바이' 노수광(사진=엠스플뉴스)

2018시즌 비룡군단의 가장 유력한 1번 타자 후보는 ‘노토바이' 노수광이다. 4월 7일 4대 4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SK로 이적한 노수광은 준수한 타격 능력과 센스 있는 주루를 선보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노수광은 2017시즌 131경기에 출전하며, 생애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노수광은 타율 0.285/ OPS(출루율+장타율) 0.735/ 6홈런/ 39타점/ 16도루/ 7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우리 팀 최고의 노력왕은 바로 노수광”이라며 노수광의 성실함을 칭찬했다. 힐만 감독은 “우리 팀에서 가장 범위가 넓은 외야 수비를 보여준다. 수비가 중요한 날엔 노수광을 선발로 고려하는 이유”라며 노수광 수비력에 대해서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타율(0.285)에 비해 출루율(0.340)이 높지 않다’는 점은 노수광이 1번 타자 후보로써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다부진 타격 능력과 빠른 발로 1번 타자 후보로 떠오른 조용호(사진=엠스플뉴스)
다부진 타격 능력과 빠른 발로 1번 타자 후보로 떠오른 조용호(사진=엠스플뉴스)

한편, 빠른 발과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조용호 역시 SK 리드오프 자리를 노릴 만한 자원이다.

조용호는 올 시즌 68경기에 출전해 0.272/ OPS 0.685/ 11도루/ 10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5월 타율 0.330을 기록한 조용호는 시즌 중반 SK 테이블세터의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조용호의 성적은 6월 부상을 당한 이후 하락했다. 조용호는 후반기 타율 0.226, 출루율 0.333으로 페이스(전반기 타율 0.295, 출루율 0.381)를 기록했다.

2018시즌 코너 외야수 백업 자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큰 조용호는 올 시즌처럼 간간히 SK 1번 타자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노수광과 조용호는 함께 선발출전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SK 외야엔 한동민, 김동엽, 정진기 등 힘이 좋은 타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노수광과 조용호 등 호타준족 타자가 외야 한 자리를 담당하며, ‘리드오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칩’ 최항, ‘제2의 전성기’ 나주환은 강한 2번 타자가 될 수 있을까

SK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항은 '강한 2번 타자'가 될 자질을 갖춘 타자다(사진=엠스플뉴스)
SK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항은 '강한 2번 타자'가 될 자질을 갖춘 타자다(사진=엠스플뉴스)

유틸리티 내야수 최항은 ‘SK의 블루칩’이라 불리는 유망주다. 정확도, 펀치력, 빠른 발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 최항은 2018시즌 SK ‘강한 2번 타자’가 될 자질을 갖춘 타자다.

올 시즌 최항은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1/ OPS0.775/ 1홈런/ 16타점/ 14득점을 기록했다. ‘1군 데뷔시즌’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준수한 활약이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최항이 1군에 데뷔한 지 얼마 안됐을 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최항은 성공적으로 1군 무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타자”라며 최항을 칭찬했다.

최항은 올 시즌 많은 경기에 출전하진 않았지만, 2번 타순에 가장 많이 기용(전체 116타석 중 71타석, 61%)됐다. 과연, 이런 타순 배치가 미래를 염두에 둔 힐만 감독의 큰 그림일지 주목된다.

올 시즌 19홈런을 때려내며,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19홈런을 때려내며,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사진=엠스플뉴스)

한편,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유격수 나주환 역시 ‘강한 2번 타자’가 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타율 0.291/ OPS 0.818/ 19홈런/ 65타점/ 69득점 맹활약을 펼친 나주환은 “나에겐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올 시즌 기록한 19홈런은 프로 15년 차 베테랑 유격수 나주환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었다. ‘호타준족’에 가까웠던 나주환이 ‘파워히터’로 변신한 것이다. 나주환이 올 시즌과 같은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2018시즌에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452타석에서 볼넷을 19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테이블세터’ 나주환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SK 정경배 타격코치는 시즌 내내 “팀내 홈런 타자가 많은 만큼,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이 높을수록 우리 팀이 대량득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 2번 타자의 활약이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열쇠”라며 1·2번 타자의 높은 출루율이 중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올 시즌 SK 테이블세터 2% 부족한 활약을 펼쳤다. 앞서 언급한 4명의 테이블세터 후보가 올 시즌 2% 부족한 점을 메워준다면, SK ‘홈런군단’의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다. 2018시즌 SK 테이블세터진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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