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SK 와이번스가 마침내 ‘내부 FA’ 정의윤과 4년 총액 29억 원에 재계약을 매듭지었다. 29억 원중 옵션을 충족해야 지급되는 금액은 12억 원이다. 계약 총액에 41%가 옵션인 셈이다.

4년 총액 29억원에 SK와 재계약을 마친 정의윤. SK 염경엽 단장과 정의윤이 계약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SK)
4년 총액 29억원에 SK와 재계약을 마친 정의윤. SK 염경엽 단장과 정의윤이 계약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SK)

[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와 정의윤이 다시 한번 동행한다. SK와 정의윤이 꽤 오랜 시간 이어온 ‘FA 협상 줄다리기’를 끝낸 것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12월 7일 오후 “정의윤과 4년 총액 29억 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5억 원, 연봉 총액 12억 원, 옵션 12억 원을 지급하는 계약 조건”이라며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정의윤은 2015시즌 LG 트윈스에서 SK로 이적한 뒤 3년간 팀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0.319/ 56홈런/ 189타점을 기록했다. ‘인천에서 만개한 거포’ 정의윤은 이변 없이 SK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정의윤이 잘하길 바라는 마음’ 담긴 옵션 조항

2018시즌부터 4년간 다시 한번 SK와 함께할 예정인 정의윤(사진=엠스플뉴스)
2018시즌부터 4년간 다시 한번 SK와 함께할 예정인 정의윤(사진=엠스플뉴스)

‘계약금을 제외한 연봉 총액 중 50%’가 옵션으로 채워진 이번 계약을 통해 SK와 정의윤은 더 건설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정의윤 성적에 따라 지급액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SK의 이번 계약은 ‘합리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덧붙여, 정의윤 역시 이번 계약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옵션 금액으로 인해 동기부여가 확실히 될 전망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우리 구단은 오버페이를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정의윤을 홀대할 생각도 없었다. 서로 옵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약의 합의점을 찾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옵션의 내용에 대해선 "선수와 비공개로 협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알릴 수 없다. 1군 엔트리에 등록만 돼 있으면 충족되는 정도로 쉽진 않다. 1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길 바란다'는 마음이 옵션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젠 베테랑이 된 정의윤이 지난 3년간 SK에서 펼친 활약을 앞으로도 이어갔으면 한다. 이제 정의윤은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타자다.” SK 관계자는 FA 계약을 체결한 정의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편, SK와 계약을 마친 정의윤은 “계약을 마쳐 홀가분한 마음이다. 구단이 내게 기대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내년 시즌 더 노력해서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 성원해주신 많은 팬 여러분께도 정말 감사하다”며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SK “앞으로도 합리적 FA 협상 전략 유지할 것”

이번 정의윤 FA 계약은 SK의 향후 FA 계약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엠스플뉴스)
이번 정의윤 FA 계약은 SK의 향후 FA 계약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엠스플뉴스)

SK는 이번 외부 FA 시장에서 일찌감치 철수하며, ‘과열된 시장에 섣부르게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진행된 정의윤과 내부 FA 재계약 협상에서도 자체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최대한 합리적인 계약을 끌어내려 노력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1차적으로 측정한 뒤 협상에 나선다. 명확한 기준 아래, 금액을 제시하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선 100%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FA 계약에 있어서 SK 구단 측의 기준이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과열된 FA 시장 분위기에선 정의윤의 몸값이 저평가됐다는 의견 역시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계약은 구단과 정의윤이 서로를 존중했기에 마지막 성사 단계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며 양 측이 원만한 합의 하에 계약을 성사했음을 전했다.

“정의윤 입장에선 잘해서 옵션 금액을 가져가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계약 내용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옵션의 존재는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합리적인 요소다.”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SK는 앞으로도 ‘합리적인 FA 계약’이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의윤 FA 재계약은 향후 SK의 ‘FA 계약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SK 관계자는 “합리적인 FA 협상 기조를 이어가겠다. 앞으로도 우리가 정해놓은 기준 안에서 오버페이를 하지 않고, 선수를 존중하는 자세로 FA 계약에 임하겠다”는 향후 계획을 알렸다.

‘합리적인 FA 협상’을 슬로건으로 내건 SK가 정의윤과 체결한 이번 계약이 구단과 선수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KBO리그 FA 계약의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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