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연봉 협상의 계절이 왔다.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봉 협상에서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류현진이 2007년 기록한 역대 연봉 최대 인상률 400% 기록은 깨질 수 있을까(사진=한화)
류현진이 2007년 기록한 역대 연봉 최대 인상률 400% 기록은 깨질 수 있을까(사진=한화)

[엠스플뉴스]

KBO리그 '연봉협상의 계절'이 왔다. 12월 들어 선수들과 각 구단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2017시즌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고, 2018시즌 연봉을 정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구단은 이미 테이블을 차려 많은 선수와 만났다.

이런 이유로 곳곳에서 연봉 협상 중간 내용에 대해 말들이 쏟아진다. 그런데 벌써 선수들의 희비(喜悲)가 ‘하늘과 땅 차이’로 엇갈리는 분위기다. 증가와 감소에 상식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직장인들의 셈법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연봉제는 ‘철저한 성과제’에 가깝기에 어떤 이는 연봉이 배로 뛰지만, 어떤 이는 반 토막이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 스토브리그 연봉협상에선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바람의 손자’ 이정후, ‘괴물 신인’ 류현진 400% 기록 깰까

이정후는 순수 신인으로 10년만에 신인왕에 오르며 눈부신 한해를 보냈다. 연봉이 얼마나 뛸지도 관심사다(사진=엠스플뉴스)
이정후는 순수 신인으로 10년만에 신인왕에 오르며 눈부신 한해를 보냈다. 연봉이 얼마나 뛸지도 관심사다(사진=엠스플뉴스)

KBO리그의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은 2007년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400%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 결과 류현진은 당시 최저연봉이었던 2,000만 원에서 5배 오른 1억 원에 2007시즌 연봉 계약 도장을 찍었다.

이처럼 해마다 가장 많은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는 보통 신인이나 깜짝 활약을 한 ‘중고 신예’ 가운데서 나왔다. 그 기준에 따르면 올해도 넥센 히어로즈의 이정후가 최고 인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2017 신인드래프트’ 넥센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올해 고졸 신인 최초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 179안타 111득점 47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넥센의 주요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신인 최다 득점과 안타도 모두 이정후의 몫이었다. 동시에 이정후는 데뷔 첫해 리그 최다 안타 공동 3위·득점 3위에 오르며 ‘리그 대표 스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활약을 했다. 특히 이정후는 리그에서 점점 사라져가던 ‘순수 신인의 활약’을 되살린 것이라 의미가 더 크다.

실제 타율 3할을 달성한 신인은 1998년 강동우(삼성 라이온즈) 이후 19년 만이었다. 당연히 이정후는 올 시즌 신인왕에 오르며 2017시즌을 확실한 ‘이정후의 해’로 만들었다. 데뷔 1년차 순수 신인으로 신인왕에 오른 것도 2007년 임태훈(두산 베어스) 이후 정확히 10년 만이다.

넥센도 역대 연봉협상에서 화끈한 보상을 자주 해준 바 있다. 2015년 좋은 활약을 한 김하성에겐 연봉 4,000만 원에서 300%(1억 2,000만 원) 인상된 1억 6,000만 원을 안겨줬다.

넥센은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 또한 최저 연봉 2,700만 원에서 1억 1,000만 원으로 2017시즌 연봉을 올려줬다. 구단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인 307.4%(8,300만 원)를 기록한 통 큰 씀씀이였다. 이정후 또한 지난해 신재영과 같은 최저 연봉 2,7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넥센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올해 넥센 연봉협상 테이블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며 “올해 좋은 활약을 한 일부 베테랑 선수가 매우 적은 인상 금액에 놀랐을 정도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썩 좋진 않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최대 인상액·최대 삭감액 나올까?

박병호는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2015년과 비교해 연봉이 무려 8억 원이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 미국에서 받았던 연봉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박병호는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2015년과 비교해 연봉이 무려 8억 원이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 미국에서 받았던 연봉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사진=엠스플뉴스)

최대 인상액을 기록한 사람은 이미 나왔다. 넥센은 앞서 박병호를 복귀 시키며, 역대 ‘非 FA 최고연봉’인 15억 원을 투자해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박병호가 미국에 진출하기 전인 2015년 받았던 연봉 7억 원에서 무려 8억 원이 오른 금액으로 단연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국외 진출 복귀 선수라 순수한 의미를 적용하면 빛이 바랜다. 실제 박병호가 올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받은 연봉이 275만 달러였는데, 한국 돈으로 약 30억 원이었다. 이외에도 대형 FA 계약을 맺어 연봉이 급상승할 선수도 여럿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뛴 非 FA 선수들만을 기준으로 했을 땐 올해 ‘연봉 대박’을 칠만한 선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최근 생긴 ‘예비 FA 프리미엄’을 누릴 선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 선수들의 분위기가 가장 좋다. 유격수 김선빈은 올 시즌 타율 0.370(476타수 176안타)을 기록하며 리그 타율왕에 올랐다.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김선빈의 올해 연봉은 8,000만 원에 불과해 단숨에 2억 원 이상으로도 뛸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맹활약 한 KIA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도 높은 인상액을 기록할 전망. 임기영은 올해 연봉 3,000만 원을 받았다. 이들 외엔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두산 김재환(연봉 2억 원)과 박건우(1억 9,500만 원)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큰 폭으로 연봉이 뛸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반대로 최대 삭감액을 기록할 선수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 팀별 연봉산출 기준이 각각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하위권 팀에서 성적이 폭락한 선수들이 칼바람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LG 트윈스·넥센·한화·삼성·kt 위즈까지 올 시즌 하위 5개 팀의 경우 연봉 테이블 협상 분위기가 엇갈릴 전망이다.

‘신연봉제’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온 LG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 했다. 거기다 넥센은 구단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지출을 최대한 줄일 예정이다.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로 재정비에 나선 한화도 전체적인 몸집을 줄여가며 씀씀이를 억제하는 상황이다.

삼성과 kt는 상기 3팀과 비교해 사정이 다르다. 삼성은 올해도 9위로 마쳤지만, 고액 연봉자가 그리 많지 않아, 일반 선수들의 상승 폭은 오히려 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부진했던 고액 연봉 선수의 경우 삭감이 예상된다. kt도 마찬가지로 저연차·저연봉 선수가 많아 연봉협상 테이블 분위기는 훈훈한 편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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