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사진=엠스플뉴스)
허프(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올랜도]

LG 트윈스.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조용한 팀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영입도 발표하지 않은 팀이 바로 LG다.

그렇다고 LG가 외국인 선수 구성에 여유를 부리는 건 아니다. 수많은 스카우트와 에이전트, 야구 관계자들이 모여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와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에서 LG는 새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엠스플뉴스 취재진은 이를 도미니카, 미국 올랜도 현장 취재를 통해 가까이서 지켜봤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특히 투수진 구성과 관련해 LG의 방침은 확실해 보였다. KBO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투수들을 내년 시즌에도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뛴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 그리고 2011년부터 3년간 LG 소속이던 레다메스 리즈를 놓고 LG는 장고를 거듭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12월 8일 "세 후보 가운데 2명과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사이 LG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소사와의 계약이 유력해진 반면 허프, 리즈와는 협상이 어렵게 됐다. 류 감독의 예상대로 외국인 선수 구성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먼저 소사와 LG의 협상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3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윈터 미팅 현장에서 소사와 LG 관계자의 만남이 엠스플뉴스 취재진에 포착됐다. 소사가 직접 윈터 미팅 현장을 찾은 것.

소사는 2012년부터 KBO리그를 경험한 선수다. KBO리그 통산 59승을 거둔 소사는 올 시즌엔 11승 11패 평균자책 3.88을 기록했다. 최근 세 시즌을 큰 부상 없이 치렀다는 것이야말로 소사의 최대 강점이다. 비슷한 유형의 투수인 리즈보다 건강하고, 내구성이 좋다는 평가다.

소사 측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계속 뛸 가능성이 있다"며 LG와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허프는 일본 프로야구(NPB) 무대로 건너갈 가능성이 커졌다. 윈터 미팅 현장에서 만난 NPB 구단 관계자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협상이 거의 끝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허프는 LG 소속으로 최근 2년간 32경기(199.1이닝)에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 2.66을 거뒀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가장 안정적이고, 압도적인 성적을 낼 선수"라는 게 KBO리그 관계자들의 중평이다. 그런 허프를 두고 LG는 "계약 대상 1순위"라고 말해왔다.

허프 역시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KBO리그에서 계속 뛰길 바랐다는 후문이다. 최근까지도 허프는 KBO리그 관련 뉴스를 꼼꼼히 챙겨봤다. 하지만, 계약 조견과 관련해 LG와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이 야쿠르트가 허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허프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허프의 일본행이 유력해진 가운데 LG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박은별 기자 star842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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