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국민타자’ 이승엽이 ‘2017 카스포인트 어워즈’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이승엽 재단’ 설립에 대한 뜻을 확실히 밝히며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승엽이 ‘2017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상을 받고 있다(사진=삼성)
이승엽이 ‘2017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상을 받고 있다(사진=삼성)

[엠스플뉴스]

“‘이승엽 야구장’은 정말 무한한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책임감을 느끼겠다. ‘이승엽 재단’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봉사하며 살겠다.”

이승엽이 12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2017 카스포인트 어워즈’ 3관왕에 올랐다. 이승엽은 은퇴 이후 ‘이승엽 재단’을 만들어 봉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또 한 번 팬들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

이승엽이 떠올린 은퇴경기의 생생한 기억

이승엽은 자신의 벽화를 '1년은 유지해 달라'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사진=삼성)
이승엽은 자신의 벽화를 '1년은 유지해 달라'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사진=삼성)

‘라이언 킹’ 이승엽은 ‘삼성의 심장’인 동시에 ‘KBO리그의 역사’로 올 시즌 은퇴했다.

팬들에게 수많은 감동과 행복한 기억을 남긴 이승엽은 은퇴경기에서마저 ‘연타석 홈런’으로 팬들에게 짜릿한 추억을 선사했다. 자신의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3일 대구 삼성과 넥센의 시즌 최종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위대한 발걸음을 감동으로 마쳤다.

그 결과 ‘이승엽 은퇴경기 연타석 홈런’은 팬들이 뽑은 ‘카스모멘트 TOP3’와 ‘올해의 카스모멘트’에 모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수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승엽은 ‘은퇴 경기’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승엽은 “(은퇴를) 요즘 많이 실감한다. 유니폼보다는 정장을 입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제 비로소 ‘내가 야구를 할 필요가 없어졌구나’란 생각이 든다”며 최근 변화를 설명했다.

은퇴 경기 연타석 홈런에 대해선 솔직한 속내도 털어놨다.

“사실 은퇴경기를 앞두고 쇄골에 염증이 심하게 생겼다. 그래서 주사를 맞은 상황이라 걱정이 많이 됐었다. 하지만 다행히 경기에 나올 정도로 회복이 됐다. 은퇴경기에선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승엽 은퇴 경기는 삼성이 넥센에 10-9, 1점 차로 이겼다. 끝까지 승패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경기였다. 특히, 넥센의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는 3연타석 홈런을 때려 삼성과 이승엽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은퇴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시즌 첫 ‘라팍 만원 관중’이었고 끝나고 은퇴식이 있었기 때문에 이겨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넥센 초이스 선수에게 홈런 3개를 내줘 1점 차까지 쫓기면서 참 조마조마했다(웃음). 그래도 마지막에 리드를 지켜서 승리하니 더 짜릿한 느낌도 있었다.” 이승엽의 말이다.

이승엽은 라팍 외야에 그려진 ‘이승엽 벽화’에 대한 애교 섞인 당부도 전했다.

“내 벽화가 그려지고 있다는 건 미리 알았는데, 완성된 모습은 은퇴 경기 끝나고 처음 봤었다. 그 순간 정말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 이젠 ‘은퇴한 선수인데 그 벽화가 라팍에 계속 남아 있을까’란 걱정이 든다. 1년 정도는 그대로 두면 좋지 않을까 싶다. 부탁드리겠다(웃음).”

이승엽, “재단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 책임감 가지고 살겠다.”

이승엽은 ‘2017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올 시즌 은퇴한 이호준과 함께 ‘공로상’도 수상했다.

이승엽은 “공로상을 받아서 영광스럽다. ‘카스 모멘트’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 상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남은 인생을 살겠다”며 짧지만 분명한 다짐을 전했다.

앞서 대구광역시는 대구시민야구장을 ‘이승엽 야구장’으로 이름을 바꿀 계획을 밝혔다. 대구시민야구장은 1948년 4월20일 건립된 유서 깊은 야구장이다. 또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2015년까지 사용했다. 이승엽의 수많은 홈런 기록이 나온 유서 깊은 장소기도 하다.

이런 대구시민야구장을 ‘이승엽 야구장’으로 이름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이승엽은 진지한 속내를 전했다.

“(명칭 변경) 요청을 받고 굉장히 부담스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영광스럽기도 했다. 대구시민야구장은 삼성과 대구 야구의 역사가 담겨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 제 이름이 들어간다면 무한한 영광일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가겠다.”

이승엽은 향후 ‘이승엽 재단’을 확대할 계획도 전했다.

이승엽은 “‘이승엽 재단’을 제대로 시작해보고 싶다. 다른 곳에서 조금씩, 조금씩 범위를 늘려 많은 분과 또 어린 선수들에게 봉사하면서 앞으로의 인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 재단 설립을 돕고 있는 관계자는 “이승엽 선수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재단 설립도 지역사회와 야구를 배우고 있는 유소년 등에 봉사하고 도움을 주는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시도 이런 이승엽의 뜻에 발맞춰 ‘이승엽 야구장’ 내에 ‘이승엽 재단’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정한 겸손’과 ‘봉사하는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운 이승엽은 시상식장에서마저 ‘레전드’였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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