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은 '코어 근육'이 탄탄하게 잘 갖춰진 타자로 꼽힌다(사진=엠스플뉴스)
2017시즌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은 '코어 근육'이 탄탄하게 잘 갖춰진 타자로 꼽힌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저는 엉덩이가 예쁩니다. 그것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12월 8일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카스포인트 어워즈’에 참가한 ‘홈런왕’ 최정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이날 ‘2017 카스포인트 타자 TOP3’에 뽑힌 SK 와이번스 최정은 “같은 상을 받은 김재환, 최형우와 비교했을 때 야구 외적으로 나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행사에 참석한 많은 이가 최정의 재치있는 대답에 웃음을 터뜨렸다.

좌중의 웃음을 터트린 답변이었지만, 트레이닝 전문가들은 “최정이 중요한 말을 했다”며 “예쁜 엉덩이와 야구 실력은 상당한 관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과연 어떤 뜻일까.

힘의 길목 '코어 근육', 파워의 원천

사진에 빨간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코어 근육'이라 불리는 부위다. 코어 근육은 하체의 힘을 상체로 전달시키는 '힘의 통로' 역할을 한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에 빨간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코어 근육'이라 불리는 부위다. 코어 근육은 하체의 힘을 상체로 전달시키는 '힘의 통로' 역할을 한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엉덩이는 코어 근육의 일부입니다. 코어 근육은 몸에서 나오는 힘을 전달하는 중요한 길목 역할을 합니다.” SK 박창민 컨디셔닝 코치의 얘기다.

‘코어(Core)’는 ‘중심, 핵심’이란 뜻이다. 탄탄하게 다져진 코어 근육은 몸의 중심인 척추와 골반을 흔들리지 않게 해 몸의 균형과 안정성을 잡는 역할을 수행한다.

코어 근육을 ‘복부 쪽에 있는 근육’으로 아는 이가 많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코어 근육은 골반 아래쪽부터 가슴 밑까지 발달한 근육을 통칭한다.

박 컨디셔닝 코치는 “코어 근육은 하체에서 올라오는 힘을 손끝까지 전달하게 하는 ‘힘의 통로’다. 타자의 코어 근육이 탄탄하다면 배트에 힘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다”며 “엉덩이는 타격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코어 근육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엉덩이 근육이 발달할수록 힘이 좋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엉덩이가 골반을 흔들림 없이 지탱하면, 배트에 전달되는 힘도 더 커져요. 엉덩이는 코어 근육의 중요한 축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많은 트레이닝 전문가는 “엉덩이 근육이 탄탄한 타자들의 공통점은 코어 근육 역시 잘 발달해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넥센 히어로즈로 복귀한 박병호, 롯데 자이언츠 ‘주포’ 이대호를 최정과 함께 ‘탄탄한 엉덩이 근육’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꼽았다.

코어 근육이 강해야 야구를 잘한다?

많은 트레이닝 전문가가 박병호와 이대호를 '코어 근육'이 탄탄한 타자라고 평가했다(사진=엠스플뉴스)
많은 트레이닝 전문가가 박병호와 이대호를 '코어 근육'이 탄탄한 타자라고 평가했다(사진=엠스플뉴스)

그렇다면, '탄탄한 코어 근육'은 타자에게만 좋은 것일까. SK 박창민 컨디셔닝 코치는 “코어 근육이 발달한 투수는 타자와 마찬가지로, 공을 챌 때까지 하체의 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발을 땅에 내딛는 힘과 골반을 비틀어 내는 힘이 손끝까지 전달될 때 비로소 코어 근육이 ‘힘의 통로’ 역할을 합니다. 타격 때와 마찬가지로 투구할 때도 코어 근육의 역할은 상당합니다.”

탄탄한 코어 근육은 선수들이 한 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이유는 간명하다. 몸을 비틀어 던지고, 하체를 돌리며 타격하는 야구는 종목의 특성상 골반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부위의 부상 확률이 높다. 만약 코어 근육이 탄탄하다면 이 부위의 부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는 게 트레이닝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최정이 언급한 ‘예쁜 엉덩이’야말로 홈런의 숨겨진 비결일지 모른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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