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코치가 2018시즌 두산 신인 선수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홍성흔 코치가 2018시즌 두산 신인 선수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이천]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홍성흔 코치가 친정 팀인 두산 베어스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한 뒤 밝고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단 얘기였다.
두산은 1월 12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2018시즌 신인선수 부모님 초청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 두산은 신인선수 부모님을 초청해 신인선수들이 지낼 베어스파크 시설 및 숙소 투어를 진행했다. 오후에 이어진 신인 입단식에선 두산 전풍 사장과 김태형 감독이 11명의 신인선수들에게 배지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두산 신인선수 부모님 초청행사에서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신인선수 부모님 초청행사에서 선수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뜻깊은 영상 메시지 감상 시간도 있었다. 신인 선수들은 부모님께, 부모님은 선수들에게 짧은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평소 표현하지 못한 ‘사랑한다’라는 말이 오가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두산 신인 투수 곽빈의 부모님이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신인 투수 곽빈의 부모님이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홍성흔 코치의 강연이 곧바로 이어졌다. 홍 코치는 2016시즌 뒤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디에이고 인턴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성실성과 열정을 인정받은 홍 코치는 2018시즌부터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루키팀 코치로 임명됐다. 홍 코치는 신인 선수들을 바라보며 “왜 두산이 화수분 야구인지 알겠다. 겉으로만 봐도 다들 야구 재능이 넘쳐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먼저 홍 코치는 1999년 두산(당시 OB 베어스) 신인 시절 경험을 언급했다. 당시 홍 코치는 팀 선배였던 포수 진갑용과 경쟁을 이겨낸 뒤 프로 첫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홍 코치는 “진갑용이라는 대선배가 있었지만, 프로는 신인이라도 경쟁에서 예외는 없었다. 구체적으로 나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저 열심히만 해선 안 된다. 내 장·단점을 자세하게 기록하면서 경쟁 상대인 선배 선수의 장·단점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코치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단 조언도 전했다. 불교 신자인 홍 코치는 신인 시절부터 매일 108배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밝혔다. 홍 코치는 “매일 10분이라도 명상을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나 같은 경우엔 108배와 동시에 매일 일기를 썼다.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술·도박·승부 조작 등 바깥의 나쁜 유혹도 떨쳐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홍성흔 코치가 신인 선수들을 상대로 강연에 열중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홍성흔 코치가 신인 선수들을 상대로 강연에 열중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성인이 된 신인 선수들에게 필요한 책임감도 강조한 홍 코치였다. 홍 코치는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건 다른 구단 신인 선수들도 다 하는 생각이다. 이제 여러분은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훈련하면 안 된다. 훈련장에서도 나만의 아우라가 필요하다. 책임감을 지니고 훈련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역 시절 누구보다도 적극성 하나만큼은 뛰어났기에 홍 코치는 먼저 다가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홍 코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지니고 적극적으로 코치님께 다가가야 한다. 나는 신인 시절부터 훈련장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선수였다. 쉽게 이뤄지는 건 없다. 미국에서도 통역 없이 선수들에게 다가가니까 마음을 열더라. 뒤에서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30분으로 예정됐던 강연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홍 코치는 열정적인 강연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홍 코치는 “여러분 모두가 잘해서 1군에 올라간 뒤 맹활약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해서 같이 만나면 더 좋겠다(웃음). 어떤 무대든 MVP를 받고 지금 여기 계신 부모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릴 날이 얼른 오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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