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NC 다이노스 이호준 코치와 '레전드' 박찬호(사진=엠스플뉴스)
(좌로부터) NC 다이노스 이호준 코치와 '레전드' 박찬호(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웃음)”

은퇴를 선언한 이호준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이번엔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변신한다.

NC는 1월 16일 이호준과 정식 코치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연수가 끝나는 대로 NC에 합류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엠스플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호준은 “구단에서 배려해줬다. 코치 계약을 맺고 갈 수 있어 개인적으론 다행이다. NC 이름을 걸고 일본으로 간다. 내겐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며 밝게 웃었다.

코치 변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NC소속으로 다년간 뛰었다. 다른 건 몰라도 선수들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그게 내 장점이다. 일본에 가서도 여러가지 방법들을 테스트해볼 생각이다. 멘탈 코치로서의 역할도 하고 싶다.” 이호준의 말이다.

NC와 박찬호 그리고 이승엽

'인생은 이호준처럼'(사진=엠스플뉴스)
'인생은 이호준처럼'(사진=엠스플뉴스)

NC는 이호준이 요미우리로 떠나기 전에 KBO(한국야구위원회) 정식 코치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이호준은 3월 1일 요미우리에 합류한다.

이호준의 요미우리 행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요미우리는 NPB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한국 선수들에겐 쉽게 허락되지 않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과 한화 이글스 송진우 투수코치, 국가대표팀 김재현 타격 코치 등이 쟁쟁한 스타들만이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여기엔 한국야구 레전드들의 노력이 빛났다. 특히 ‘레전드’ 박찬호의 도움이 컸다.

이호준은 은퇴 이후 국외 연수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 해설자 변신도 고려 대상 가운데 하나였다. 장소 역시 문제였다. 미국과 일본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그런 상황에서 평소 친분이 있었던 선배 박찬호가 이 소식을 듣게 됐다.

평소 아꼈던 후배 이호준이 고민하자 박찬호가 직접 나섰다. 박찬호는 이호준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구단 선택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직접 챙겼다. 이 과정에서 코치 연수 프로그램이나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까지 살피고, 직접 확인했다.

이호준은 “요미우리란 구단을 알게 된 것도 박찬호 선배의 도움이 컸다. 나 역시 고민이 많았다. 박찬호 선배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박찬호 선배 덕분에 명문 구단 요미우리를 경험하게 됐다. 내겐 정말 큰 행운이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많은 것을 배워오겠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승엽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과거 요미우리에서 뛰었던 경험을 들려줬다. NC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비록 팀을 떠났지만, 이호준의 입장을 배려하고,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호준 은퇴식만 봐도 알 수 있다. NC가 레전드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말이다.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정말 기대가 되고 궁금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다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마음의 준비는 돼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 만큼 행운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이호준의 당부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인생은 이호준’이란 말이 있다. 이호준에겐 또 어떤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의 인생 제2막은 이제 막 시작됐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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