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과 kt는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이대형과 kt는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올 시즌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이대형을 다시 볼 수 있을까.

FA(자유계약선수) 이대형과 kt가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kt 관계자는 1월 16일 엠스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대형이 사이판 개인 훈련을 마치고 14일 귀국했다. 선수가 돌아온 만큼, 이번 주 안에 만나 다시 협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형은 2017시즌이 끝나고서 FA 자격을 신청했다. 시즌 후반 왼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은 터라, 이대형의 FA 신청을 두고 야구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kt는 이대형이 그간 팀에 기여한 면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계약 협상에 응했다.

그러나 kt는 이대형과 좀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기간, 금액에서 차이가 컸다. kt는 최소 1년, 길어야 2년의 짧은 계약 기간을 제시한 반면 이대형은 그보다 긴 계약 기간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대형은 미계약 상태로 사이판으로 개인 훈련을 떠났고, 협상도 중단됐다.

kt 관계자는 “이대형과 계약하겠단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창단 초기 신생팀 kt에 인기 선수가 없는 가운데, 이대형이 오면서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아주셨다. 팀에 기여한 부분이 분명 있는 만큼 함께 간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이 관계자의 말이다.

FA 이대형, kt 제외하면 갈 팀이 없다.

빠른 발로 많은 내야 안타를 생산했던 이대형. 무릎 수술로 과거의 스피드를 되살릴지도 관건이다(사진=엠스플뉴스)
빠른 발로 많은 내야 안타를 생산했던 이대형. 무릎 수술로 과거의 스피드를 되살릴지도 관건이다(사진=엠스플뉴스)

올겨울 FA 시장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 시즌 준수한 성적을 거둔 베테랑들도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형도 예외는 아니다.

더구나 이대형은 무릎 수술에서 재활 중이라, 내년 시즌 중반 이후나 경기에 뛸 수 있다. 다친 부위도 무릎이라 빠른 발이 주무기인 이대형에겐 마이너스다.

kt의 올 시즌 선수단 구성을 봐도 이대형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 2018시즌 kt 외야진 가운데 중견수 멜 로하스, 우익수 유한준은 이미 확정 상태다. 좌익수 한 자릴 놓고 오정복, 전민수, 하준호, 김지열(김사연) 등이 경쟁 중이다. '대형 신인' 강백호도 좌익수로 기회를 얻을 전망이라, 5:1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대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다.

이대형의 생산성이 해마다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시즌 동안 이대형이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1승 이상을 올린 시즌은 2014년(1.68승)이 유일하다. kt로 이적한 2015년 0.91승, 2016년 0.61승에 이어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엔 -0.86승으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수비 RAA 포함).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하고도 1승 이하의 WAR에 그친 건 외야 수비 때문이다. 지난 시즌 이대형은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 수치에서 -0.954를 기록했다. 리그 외야수 가운데 같은 팀 하준호(-1.042) 다음으로 나쁜 기록이었다.

특히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에서 아쉬운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이대형이 외야수로 많은 경기에 나오면 나올수록, kt 승리엔 마이너스로 작용했단 얘기다. 이 때문인지 야구분석가들은 "올 시즌 kt가 외야 수비력을 강화하고, 투수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수비력이 좋은 외야수를 중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실적으로 이대형이 kt 외 새 둥지를 찾긴 어렵다. 30대 중반에 무릎 수술로 후반기부터 출전 가능한 FA 좌익수를 원하는 구단은 사실상 전무하다.

kt는 이대형과 계약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베테랑에게 엄혹한 시장 상황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결국 구단이다. 구단이 기존 제시안에서 한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과연 kt와 이대형은 견해차를 좁히고 계약에 도달할 수 있을까.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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