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가 이제 시작된다. 가장 열기가 뜨거운 격전지는 바로 예비역들도 가세한 5선발 자리와 생존 가능성이 줄어든 백업 야수 자리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2월 1일부터 오키나와에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사진=엠스플뉴스)
디펜딩 챔피언 KIA가 2월 1일부터 오키나와에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오키나와]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 잊어야 할 순간이 왔다. 2018시즌을 대비한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 캠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KIA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한 약점 메우기에 나선다. 예비역 간의 5선발 경쟁과 백업 야수의 성장이 이번 KIA 캠프의 키워드다.

KIA는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오키나와에서만 스프링 캠프를 소화한다. 2월 14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을 시작으로 KIA는 총 12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2018년 KIA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 명단(표=KIA)
2018년 KIA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 명단(표=KIA)

40명이라는 최소 규모의 선수단으로 구성된 KIA는 선택과 집중으로 캠프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끈 기존 주전 투수 및 야수진은 리그 개막 시기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한다. 이와 반대로 캠프 동안 치열한 격전이 펼쳐질 곳은 ‘5선발’과 ‘백업 야수’ 자리다.

5선발 경쟁의 가장 큰 변수는 ‘예비역’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민우·박정수·이종석·문경찬(사진=KIA)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민우·박정수·이종석·문경찬(사진=KIA)

KIA는 지난해 헥터 노에시(20승)·양현종(20승)·팻딘(9승)·임기영(8승)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올 시즌도 기존 선발진 4명을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갈 전망이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지난해 많은 공을 던진 양현종에겐 휴식을 적절히 주면서 천천히 몸 상태를 올리게 할 것 같다. 200이닝을 소화한 헥터도 비시즌 동안 도미니칸 리그에서 안 던지고, 몸 관리에 전념토록 했다. 임기영에게 올 시즌은 풀타임 선발로서 능력을 증명할 기회”라며 기존 선발진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이제 남은 선발 자리는 ‘5선발’ 한 자리다. 지난해 5선발 기회를 얻었던 정용운·홍건희·임기준이 코치진에게 눈도장을 다시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선발’ 경쟁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예비역’이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친 이민우(공익근무요원)·박정수(경찰야구단)·문경찬(상무야구단)·이종석(경찰야구단)도 5선발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분위기다. 상기에 언급된 5선발 후보들의 이름은 모두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제대한 예비역 선수들의 2017시즌 퓨처스리그 성적표(표=엠스플뉴스)
지난해 제대한 예비역 선수들의 2017시즌 퓨처스리그 성적표(표=엠스플뉴스)

이 코치는 “기존에 선발 기회를 받았던 투수들과 지난해 제대한 예비역 투수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연습 경기가 많기에 몸 상태가 잘 준비되고 즉시 전력감으로 보이는 투수를 캠프 명단에 넣었다. 지난해엔 안일하게 몸을 만든 선수가 몇몇 보였는데 이번엔 모두 다 알아서 몸을 잘 만들어왔다.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동기부여가 더 된 것 같다”며 치열한 ‘5선발’ 경쟁에 내심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5선발 전쟁’의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 지난해 임기영은 시범경기 마지막 선발 등판 기회에서 호투해 ‘선발 막차’를 탄 사례다. 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까지 모두 마무리돼야 ‘5선발 전쟁’의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백업 생존 경쟁이 더 뜨겁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유민상은 좌타자 대타 자원으로 매력적이다(사진=KIA)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유민상은 좌타자 대타 자원으로 매력적이다(사진=KIA)

야수진에선 ‘백업 야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주전 타자들의 실력이 원체 막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대 한 시즌 팀 타율 1위(0.302)라는 대기록을 세운 KIA 방망이는 막강한 화력 그 자체다. 김주찬·이범호·정성훈·최형우·나지완 등 기존 베테랑 타자들을 주축으로 비교적 젊은 이명기·안치홍·김선빈까지 기대 이상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KIA는 타격 기술에서 정점에 오른 주전 타자들에겐 몸 상태를 자기 페이스대로 조절할 여유를 줄 계획이다.

하지만, 언제나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게 프로팀의 운명이다. 불의의 부상이나 극심한 타격 슬럼프가 올 경우 백업 야수진의 깊이에 따라 승부가 가리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KIA 홍세완 타격코치는 “김기태 감독님께서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 144경기 체제에선 베테랑 타자들의 뒤를 받쳐줄 백업 타자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1~2명이 잠시 빠졌다고 팀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백업 야수의 생존 조건에서 수비의 비중은 상당하다. 지난해 외야수와 내야수를 오가며 활약한 최원준은 3루수 자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이번 캠프에서 이범호의 송구를 배우고 싶단 게 최원준의 마음이다. 지난해 각각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로 영입된 내야수 황윤호와 외야수 이영욱도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최근 입대한 내야수 고장혁과 외야수 김호령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KIA의 움직임이다.

그렇다고 마냥 수비에만 집중할 순 없는 법이다. 백업 야수들의 방망이도 주전 타자들이 위기감을 느껴질 정도로 성장해야 한다. 홍 코치는 “개인적으로도 젊고 어린 타자들을 주전급 타자까지 만들고픈 욕심이 있다. 최원준은 맞히는 능력이 좋은 자기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유격수 수비가 좋은 황윤호의 방망이 실력도 한 단계 더 키워주고 싶다. 백업 야수진이 잘 만들어져야 지난해 못지않은 성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성·유민상 등 수비보다 방망이에 강점이 있는 백업 야수들도 바늘구멍 같은 대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준비가 됐다. 게다가 베테랑 정성훈의 영입으로 이들의 생존 확률은 더 낮아졌다. 코치진의 눈길을 조금이라도 잡기 위한 백업 야수 후보들의 치열한 내부 경쟁에 오키나와 캠프의 분위기가 더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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