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엠스플 in 캠프] 손아섭 "반쪽짜리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 손아섭에겐 매 시즌이 도전이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캠프에서 손아섭은 새 시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엠스플뉴스가 손아섭과 와이드 인터뷰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 그는 올 시즌도 롯데 우승을 위해 달려간다(사진=롯데)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 그는 올 시즌도 롯데 우승을 위해 달려간다(사진=롯데)

 

- "FA 계약 후에도 달라진 건 없다. 내가 FA였단 걸 잊는다"

- "트라웃, 알투베처럼 '완성형 타자'가 되는 게 꿈이자 목표"

- "메이저리그, 평생 가슴 한쪽에 아쉬움으로 자리 잡을 것" 

- "한국시리즈 우승해야 진정한 성공. 반쪽짜리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엠스플뉴스=가오슝]

 

‘98억 원’.

 

지난해 손아섭은 본인의 한 시즌 최다 안타(193)와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을 동시에 이뤘다. 20홈런은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이었다. 그런 손아섭에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11월, FA(자유계약선수) 계약액으로 98억 원을 안겼다.

 

역대 KBO리그 외야수 가운데 3번째로 높은 FA 계약액이자 팀 내에선 이대호(150억 원)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었다.

 

100억 원에 가까운 돈과 프로 데뷔 12년 차 베테랑임을 고려하면 이제 손아섭도 조금은 여유를 부릴 하다. 하지만, 반대다. 스프링캠프에서 손아섭은 쉴 새 없이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수비 훈련에서도 사력을 다한다. 손아섭은 "요즘 내가 FA였다는 걸 자꾸 까먹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FA 재계약' 손아섭, "요즘 내가 FA였단 걸 자꾸 까먹는다"

 

 

타이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다. 

 

처음은 아니다. 고교 시절에 한 번 와봤다. 국가대표팀 훈련 때도 타이완을 방문했고. 그러고 보니 롯데 유니폼을 입고서는 이번이 첫 방문이다(웃음).

 

지난해 시즌 종료 후, 롯데와 대형 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삶에 변화가 생겼을 듯싶다.

 

(수줍게 웃으며) 솔직히 말하면 FA 계약 전이나 지금이나 딱히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최근엔 내가 FA였단 걸 자꾸 까먹는다(웃음). 

 

FA 계약을 앞두고 손아섭의 롯데 잔류를 바라는 부산 팬이 정말 많았다. 부산 팬들의 '손아섭 앓이'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바로 그게 내가 롯데 잔류를 선택한 이유다. 팬들께서 내 진로에 대해 나만큼이나 걱정을 해주셨다. 롯데에서 뛰면서 그간 팬들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젠 내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시즌은 좀 아쉽다.

 

손아섭은 평소 팬서비스에 인색하지 않은 선수다. 그만큼 팬들을 아끼고 사랑하기에 가능했던 일들이었다(사진=롯데) 손아섭은 평소 팬서비스에 인색하지 않은 선수다. 그만큼 팬들을 아끼고 사랑하기에 가능했던 일들이었다(사진=롯데)

 

아쉽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이런저런 일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없었다. 캠프 기간에 더 많은 운동량을 소화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부족했던 비시즌 운동량을 국외 개인훈련을 통해 보강한 것으로 안다.

 

지난해까지 동계 국외 훈련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핸 특별히 비시즌 훈련량 부족을 극복하려고 필리핀에 다녀왔다. 나름 만족스러운 훈련이었다. 

 

'트라웃-알투베-손아섭', 이들의 공통점은?

 

손아섭이 올 시즌 노리는 건 '30홈런'이다. 2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손아섭의 올시즌 완성형 타자로서의 변신을 꿈꾼다(사진=롯데) 손아섭이 올 시즌 노리는 건 '30홈런'이다. 2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손아섭의 올시즌 완성형 타자로서의 변신을 꿈꾼다(사진=롯데)

 

지난 시즌, 얻은 게 많다. 많은 기록을 세웠고,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4, 5월 부진이 아쉽다. 내가 더 잘했다면 팀도 조금 더 쉽게 순위 싸움을 했을지 모른다. 물론 '야구'란 스포츠에 만약은 없겠지만. 

 

2016년에도 시즌 스타트는 좋지 않았다. 야구전문가들이 손아섭을 '슬로 스타터'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즌 스타트가 좋지 않았던 2016, 2017년은 동계 때 많은 변화를 시도했던 시즌이다. 타격 폼이라든지 기술적인 부분이라든가.

 

변화가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변화를 내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다 보니 시즌 초반 갈팡질팡했다. '아, 이거야'하는 느낌을 못 받았던 거다.

 

표정을 보니 올 시즌엔 그 해답을 찾은 듯하다. 

 

맞다. 이번 겨울엔 나름 노하우가 쌓였다. 그걸 토대로 시즌 초반부터 시동을 걸어볼 생각이다. 

 

어떤 노하우를 말하는 건가. 비밀인가?(웃음)

 

(손사래를 치며) 아니요, 아니요. 비밀은 아니고요(웃음). 그저 내가 지난 시즌까지 경험했던 것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뿐이다. 눈에 띌 만큼의 변화는 확인하기 힘드실지 모른다.

 

(좌로부터) 손아섭, 전준우. 2018 타이완 가오슝 전지훈련에 참가해 훈련중인 선수들(사진=롯데) (좌로부터) 손아섭, 전준우. 2018 타이완 가오슝 전지훈련에 참가해 훈련중인 선수들(사진=롯데)

 

한화 이글스 김태균과 KBO리그 현역 통산 타율 1,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1,000경기/4,000타석 이상). 그런 타자가 매 시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단 게 흥미롭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엔 '안타'만 있는 게 아니다. 홈런도 치고, 언제든 2, 3루타를 생산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가 되고 싶다. 내가 그렇게 되는 게 팀에도 좋은 일이다. 그런 욕구가 날 계속 변화하게끔 만든9다. (잠시 생각하다가) 무엇보다 내 꿈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 일이고.

 

'내 꿈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 일'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꿈'은 무얼 말하는 건지 궁금하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나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같은 선수를 보라. 파워에 정확성, 주루, 수비력까지 모두 갖춘 선수들이다. 트라웃, 알투베처럼 '완성형 타자'가 되는 게 야구선수로서 내 마지막 꿈이자 목표다. 지난 시즌 '20-20'을 기록하면서 알게 됐다. 

 

어떤 걸?

 

만약 내가 20홈런을 '내 한계'로 규정한다면 난 현실에 만족할 거다. 하지만, 지난해 20홈런으로 내 자신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자신감도 생겼다. 비록 작은 체구지만, 내가 생각하는 타격을 완성한다면 해마다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고민이 계속해서 내 안의 야구 열정을 끌어내는 것 같다(웃음). 난 도전을 멈출 수 없다.

 

손아섭 "올핸 팬 사랑에 보답하는 시즌 될 것"

 

필리핀 아이들과 만나 작은 온정을 전한 손아섭(사진=롯데) 필리핀 아이들과 만나 작은 온정을 전한 손아섭(사진=롯데)

 

필리핀에서 한 건 개인훈련만이 아니엇다. 훈훈한 일도 하고 왔다고 들었다. 

 

훈훈한 일?

 

필리핀 아이들을 만나고 오지 않았나?

 

아, 그거요. 날 도와주는 지인을 통해 봉사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TV를 통해 그런 봉사 장면을 많이 봤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기회가 찾아와 참가하게 됐다. 막상 봉사를 해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내겐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그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이런 활동은 KBO리그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다. 메이저리거들이 비시즌 봉사 활동을 하러 해외에 간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KBO 선수들도 봉사 활동을 많이 한다. 선수들이 조용히 봉사 활동을 떠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롯데에 남으면서 오랜 꿈이던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됐다.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 아니겠나? 메이저리그 무산은 내가 야구 선수로 살면서 평생 가슴 한쪽에 아쉬움으로 자리 잡을 거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내 선택이었다. 또 다른 꿈을 꾸기 위해선 때론 포기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런 선택의 일부였다고 생각한다.  

   

올해 한국 나이로 31살이지 않나. 

 

네.

 

이제 인생의 전환점을 돌았다. 과거 10년을 롯데에서 보냈고, 앞으로 10년 또한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롯데와 부산 팬들은 손아섭에겐 각별한 의미일 듯싶다. 

 

날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힘?

 

내가 나태해질 수 없게 하는 동기부여이자 야구 선수로 사는 이유다. 날 응원해주시고, 많이 아껴주시는 팬들이 계신데 어떻게 나태해질 수 있겠나. 배트를 놓는 순간까지 팬들을 위해 내 모든 걸 쏟아부을 거다. 팬들에겐 떳떳한 사람이고 싶다.

 

"한국시리즈 우승해야 진정한 성공. 반쪽짜리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손아섭은 모든 감독이 함께하길 꿈꾸는 선수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손아섭은 모든 감독이 함께하길 꿈꾸는 선수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 그렇다면 손아섭의 야구는 이미 성공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아직 아니다. 

 

왜 그런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성공'이란 말은 그 후에 들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반쪽짜리 선수로 기억될 순 없잖아요(웃음).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하나 있다. 

 

물어보라.


올 시즌도 '공유 헤어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인가. '사직 공유'란 별명이 생겼던데(웃음). 

 

아직 계획은 없다. 팬들이 정말 좋아하시더라.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또 바꿔야죠(웃음).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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