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는 김광현뿐만이 아니다. 박희수도 2011년부터 SK 뒷문을 막아오며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수술로 지난해 개점휴업한 김광현처럼 박희수도 지난해 자신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김광현이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는 사이, 박희수도 'SK 수호신'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2018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불펜 투수 박희수(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절치부심의 각오로 '2018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불펜 투수 박희수(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엠스플뉴스=플로리다]

절치부심(切齒腐心): 몹시 분하여 이를 갈고 속을 썩임

2017시즌을 마치자마자 SK 와이번스 좌완 불펜투수 박희수는 ‘절치부심’을 화두 삼아 새 시즌을 준비했다. 그도 그럴 게 지난해 박희수는 2승 6패 8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 6.63을 기록했다. 통산 평균자책 2.94의, 한때 ‘희수신(信)’으로 불리던 박희수임을 고려할 때 분명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박희수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준비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 올 시즌은 스프링캠프서부터 착실히 준비해 반드시 반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도 지난해 부진의 아픔이 원체 컸기 때문이다.

박희수는 지난해 11월부터 강화 2군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며, 새 시즌 반전을 위해 이를 갈았다.

‘부활’을 목표로 삼은 박희수는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Historic Dodger Town)에서 진행 중인 SK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다.

‘공 궤적 변화, 슬라이더 완성도 향상’ 희수신(信)은 돌아올까

'공 궤적 변화와 슬라이더 장착'을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로 삼은 박희수(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공 궤적 변화와 슬라이더 장착'을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로 삼은 박희수(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2017년처럼 인터뷰를 적게 한 적이 처음이에요. 인터뷰 요청이 거의 없었습니다. 줄어든 인터뷰 횟수야말로 제 부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박희수의 고백이다.

과연 그럴까. SK 관계자는 “박희수에게 인터뷰 요청이 안 들어온 것보단 박희수가 부진을 고려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다 보니 인터뷰 기사가 적게 난 것”이라며 박희수의 고백을 ‘겸손’으로 받아들였다.

이 얘길 듣고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박희수는 무릎을 ‘탁’치며 밝은 표정으로 “그래요? 그러면, 올 시즌엔 사라진 인터뷰를 다시 찾아와야겠네요. 좋은 투구로 팀에 보탬이 된 뒤 인터뷰를 많이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희수는 여느 해완 다른 루틴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열린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한국 대표팀에 발탁된 까닭이었다. 스프링캠프를 건너뛰고, WBC 준비에 올인한 박희수는 시즌 중 고전을 면치 못했다.

“흔히 말하는 ‘WBC 후유증’은 없었어요. 지난해 부진은 전적으로 준비가 부족했던 제 탓이었습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해 새로 부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님께 눈도장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게 가장 아쉬웠어요.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가 힐만 감독님께 반드시 눈도장을 받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박희수의 다짐이다.

결연한 의지로 무장한 까닭일까. 이번 스프링캠프 준비 과정은 지난해보다 훨씬 만족스럽다는 게 박희수의 생각이다.

“불펜 투구 느낌이 괜찮아요.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단 자신감이 생깁니다. 특히나 지난해 부진했던 이유가 너무 낮은 공 궤적 때문이었는데요. 그걸 보완하려고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만 잘 된다면 올 시즌 더 위협적인 공을 던지지 않을까 싶어요.” 박희수의 말이다.

박희수는 이번 캠프에서 ‘슬라이더 완성도’를 높이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슬라이더 완성도를 높여야 한 단계 발전한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게 박희수의 믿음이다.

“지난해 저 자신에게 점수를 매기라면, '0점'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이보다 못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SK 불펜이 약하다’는 소릴 듣지 않도록 저부터 힘을 내겠습니다.”

‘희수신’으로 불리던 SK 불펜의 핵 박희수는 올 시즌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박희수가 부활한다면 ‘SK 불펜 왕국’도 재건될 수 있으리라는 게 많은 야구전문가의 공통된 예상이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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