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거포 유격수' 김하성이 3루수로 변신했다. 개인 통산 3루 수비 경험이 4.1이닝밖에 되지 않는 김하성이 3루수로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공·수 맹활약으로 넥센의 연습경기 승리를 견인한 김하성(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공·수 맹활약으로 넥센의 연습경기 승리를 견인한 김하성(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파파고]

넥센 히어로즈 ‘거포 유격수’ 김하성이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2월 17일(이하 미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파파고 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LG 트윈스의 연습경기에서 김하성은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하성은 넥센이 1대 0으로 앞선 4회 초 LG 투수 김대현의 속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렸다.

김하성의 2점 홈런에 힘입어 넥센은 LG에 4대 3 신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나고 김하성은 “연습경기라,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타격감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하성의 가치가 빛난 건 공격만이 아니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제 몫을 다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경기 막판 김하성은 주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 등장해 멋진 수비를 펼쳤다.

인상적인 3루 수비 펼친 김하성, ‘내야 사령관’과 ‘핫 코너’ 겸직할까

3회 말 공격에서 투런 홈런을 작렬한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멋진 활약을 이어갔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3회 말 공격에서 투런 홈런을 작렬한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멋진 활약을 이어갔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넥센이 LG에 4대 3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9회 말 무사 1, 2루 상황. 김하성은 3루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 변신한 것.

KBO리그에서 2,708이닝 동안 수비수로 활약하는 동안 김하성이 3루수를 맡은 건 단 4.1이닝(전체 0.002% 비율)에 불과하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그래서 ‘김하성 3루수 기용’은 상당히 이례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하성이 ‘핫 코너’ 수비를 맡은 가운데, 9회 마운드에 오른 넥센 투수 김선기는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LG 타석엔 이날 ‘2타수 2안타’ 맹타를 휘두른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들어섰다. 가르시아는 김선기의 공을 때려냈고, 타구는 3루를 향해 굴러갔다.

이때 ‘3루수 김하성’의 수비가 빛났다. 김하성은 아도니스의 타구를 잡고서 3루 베이스를 밟은 뒤 재빠르게 2루로 송구했다. 김하성의 송구는 LG 1루 주자 김용의의 발보다 먼저 2루수 글러브에 꽂혔다. 더블 플레이 성공. 김하성은 어려운 상황에서 침착한 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핫 코너'에 서 있는 김하성은 낯설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3루에서도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핫 코너'에 서 있는 김하성은 낯설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3루에서도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김하성 호수비에 안정을 되찾은 투수 김선기는 남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침착하게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하성의 수비가 넥센의 승리를 견인한 셈이었다. ‘3루수 김하성’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순간이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야수들에게 ‘최소 두 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하도록 힘쓰자’고 주문했다. 김하성 3루수 기용은 '멀티 수비'를 권장하는 팀의 방향성과 맥을 같이 한다”며 김하성 3루수 기용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하성은 “3루수는 유격수보다 신경 쓸 게 적긴 하다. 하지만, 아직 3루 수비 경험이 많지 않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겸손해했다.

김하성이 ‘내야 사령관’으로 불리는 유격수와 ‘핫 코너’ 3루수를 동시에 소화한다면 넥센 내야진의 가용 폭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18시즌 김하성이 선보일 ‘팔색조’ 매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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