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KIA 타이거즈 최형우에게 100타점이라는 기대치는 기본이다. 지난해 팀의 우승과 100타점 달성에 모두 성공한 최형우는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KIA에서의 두 번째 스프링 캠프를 맞이했다. 팀 동료 나지완의 100타점 도우미까지 맡고 싶단 최형우의 바람을 들어봤다.

최형우의 두 번째 KIA 스프링 캠프는 편안함 그 자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최형우의 두 번째 KIA 스프링 캠프는 편안함 그 자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오키나와]

“이제 100타점은 기본이죠.”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형우가 해마다 꾸준히 목표로 삼는 기록은 바로 ‘100타점’이다. 타점 기록은 KIA의 4번 타자로서 가장 신경 쓸 숫자기도 하다. 게다가 최형우는 4년 연속 100타점을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 올 시즌 KBO리그 최초로 5년 연속 100타점 기록을 달성할 ‘1순위’로 꼽히는 선수가 바로 최형우다.
지난해 최형우는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을 모두 잡았다. 무엇보다 FA(자유계약선수) 첫 시즌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최형우는 142경기 출전/ 타율 0.342/ 176안타/ 26홈런/ 120타점이라는 호성적으로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출루율 부문에서 리그 1위(0.450)를 달성한 최형우였다. 최형우가 타석에 두 번 나가면 거의 한 번은 출루한 셈이었다.
이렇게 웃음이 가득했던 2017년을 보내자 최형우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부담감이 다소 줄어든 최형우는 이제 자신의 100타점 기록뿐만이 아니라 팀 동료 나지완의 100타점 달성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선언했다. 최형우와 나지완이 동반 100타점을 달성한단 건 곧 KIA의 2년 연속 우승이 가까워진단 뜻과 같다. KIA에서 야구하는 게 너무 행복하단 최형우를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엠스플뉴스’가 직접 만났다.
최형우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마음이 편안하다.”

최형우는 KIA에서 행복한 야구를 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최형우는 KIA에서 행복한 야구를 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지난해 캠프 때보다 표정이 더 밝아 보인다. 우승이 만든 여유인가(웃음).
지난해 캠프에선 긴장 아닌 긴장을 느꼈다. 설렘과 불안함이 공존했다. 그런데 1년 동안 같이 고생하면서 우승하니까 이번엔 너무 편한 마음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다시 감을 때까지 마음이 편안하다(웃음). 지난해엔 이 정돈 아니었다. 180도 다르다.
지난해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을 모두 잡은 이유도 있겠다.
겉으로는 부담감이 없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나도 사람이지 않나(웃음). FA 첫해라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나 팀이나 결과가 잘 나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팀에 적응한 FA 2년 차 최형우는 더 무서울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 중점을 두는 게 무엇인가.
지난해 후반기 장기 부진이 아쉬웠다. 내가 못난 게 이유였다. 이번 캠프에선 그 기복을 최소화하려고 몸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제 몸이 튼튼해졌다고 느끼나. 캠프가 이제 3주 정도 진행됐는데.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사실 몸 상태가 지금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안 좋았던 부위가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그래도 올 시즌 때 아플 걸 지금 캠프에서 고생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지만, 연습 경기에서 스윙은 날카로워 보였다.
아직 공이 안 보인다(웃음). 그런데 안타가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신기했다.(최형우는 2월 17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서 이번 캠프 처음으로 연습 경기에 출전해 안타 한 개를 기록했다) 경기를 계속 뛰면 타격감이 더 올라올 것 같다. 어제(2월 1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1군 투수진을 상대로 팀 후배들이 정말 잘 치더라. 나도 배워야 할 점이 많았다.
(KIA는 18일 요미우리와의 원정 연습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몰아 치면서 7-5로 승리했다)
사실 요미우리전에서 팀 동료 헥터 노에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게 특이했다(웃음).
그건 내 실수다(웃음). 캠프에 오면서 홈·원정 유니폼을 각각 하나씩만 들고 왔다. 다음날 바로 빨래가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 조만간 일본 캠프로 들어오는 구단 직원분이 새로운 유니폼을 더 들고 오신다고 해서 다행이다.
이번 캠프 야수 훈련에서 ‘스타 조’에 속해 있다. ‘스타 조’의 면면이 정말 화려하단 얘기가 많이 나온다.(올 시즌 KIA 스프링 캠프의 ‘스타 조’엔 정성훈·김주찬·이범호·최형우·나지완·로저 버나디나·서동욱·이명기·안치홍·김선빈이 포함됐다. 나머지 타자들은 ‘샛별 조’에 속해 있다)
확실히 1년 전 캠프를 떠올리면 ‘스타 조’에 선수가 많아지긴 했다. 지난해 모두 다 노력한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게 아닐까. 올 시즌 자만하지 않는다면 내년 캠프에선 ‘스타 조’ 인원이 더 늘어날 것 같다.
정성훈 선수가 ‘스타 조’의 화려함에 한몫했다.
(정)성훈이 형은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생각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높은 강도로 하셔서 놀랐다. 성훈이 형도 그렇지만, (김)주찬이 형이나 (이)범호 형 등 이렇게 좋은 베테랑 선배님이 계시는 건 복 받은 일이다. 특히 나보단 어린 선수들에게 더 좋을 거다.
지난해 재계약을 한 김기태 감독과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환하게 웃으며) 당연히 감독님과 더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후배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좋은 감독님·코치님·베테랑 형들과 함께 야구한단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내가 오랫동안 야구를 했지만, 지금 이런 환경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고 본다.
‘100타점’ 노리는 최형우, 나지완 ‘100타점’ 도우미도 노린다

나지완(왼쪽)과 최형우(오른쪽)는 KIA 스프링 캠프에서 소문난 단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나지완(왼쪽)과 최형우(오른쪽)는 KIA 스프링 캠프에서 소문난 단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나지완 선수와는 지난해 캠프부터 같이 항상 붙어 다니던데. 이젠 떼 놓을 수 없는 관계 같다(웃음).
스타일이 비슷하다 보니 (나)지완이와 얘기를 많이 한다. 서로 배울 점도 많다. 그런데 지난해 지완이를 옆에서 지켜 보면 조금씩 아쉬운 게 있더라. 진짜 좋은 타자인데 그 능력이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은 느낌이다.
그래서 30홈런·100타점이 나지완 선수의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라고 들었다. 김기태 감독도 나지완 선수가 ‘타이틀 홀더’가 되길 원한다.
30홈런·100타점을 (나)지완이가 빨리 달성했으면 좋겠다. ‘타이틀 홀더’도 마찬가지다. 한 번 그런 걸 해봐야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는 법이다. 자기 능력의 한계라고 생각하는 걸 넘어봐야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그걸 뛰어넘지 못하면 계속 그 자리에만 머문다.
나지완 선수의 100타점을 위해선 최형우 선수가 앞에서 타점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내가 출루율 리그 1위를 하면서 나름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준 것 같은데(웃음). 올 시즌에도 (나)지완이 앞에서 열심히 뛰어야겠단 생각이다. 나도 예전에 한계라고 평가받았던 점을 극복하니까 그 뒤로 잘 풀리기 시작했다. 지완이도 그럴 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당연히 최형우 선수도 100타점이 올 시즌 목표 아닌가.
이제 나에게 100타점은 기본이다(웃음). 지난해 30홈런 달성에 실패한 점이 아쉬웠다. 올 시즌에 다시 30홈런·100타점에 도전하겠다.
사실 최근 타점이라는 기록에 대한 가치를 낮게 보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주자 유·무와 주자들의 주루 능력이 공을 치는 타자들과 별개로 타점 기록에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최형우 잘했다’라는 팬들의 칭찬을 들으려고 타점에 신경 쓰는 건 아니다. 그저 팀에 도움이 되는 거니까 타점을 얘기하는 거다. 팀 분위기와 팀 득점력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승리할 가능성도 커지지 않나. ‘타점이 많으니 야구를 잘하는 선수’라는 단순한 평가는 나도 반대한다.
타점 기록으로 선수 간의 순수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득점권 상황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생각하면 그 선수 자체의 타점 생산 능력도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분명한 건 득점권 상황에선 쉽게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이 느껴진단 점이다. 그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타점을 기록하는 타자들이 많다. 예를 들어 팀이 10-0으로 앞서는데 2아웃 2루에서 적시타를 치는 것도 단순하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주자 없을 때 안타를 치는 것도 힘든데 득점권 타격은 얼마나 어렵겠나. 그런 면에선 타점 생산 능력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타점이라는 개인 목표도 필요하지만, 팀의 2년 연속 우승도 중요한 목표다.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할 거로 믿는다. 캠프에서 다들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나는 뒤에서 (나)지완이가 100타점을 달성하도록 잘 돕겠다(웃음). 또 후배들을 잘 이끌면서 2년 연속으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보태겠다.
KIA 팬들은 ‘FA 2년 차’ 최형우가 더 무서워지길 원한다.
지난해 KIA 팬들의 응원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경기할 때마다 깜짝 놀랄 만큼 팬들이 많았다. 행복한 겨울을 보내신 팬들이 올 시즌에도 우리 팀에 뜨겁게 열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KIA의 4번 타자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는 최형우를 보여드리겠다. 감사드린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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