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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Mr. 미야자키’ 오재일 “프로에서 내 자리는 없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일의 1경기 4홈런 활약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그 기세를 이어가 올 시즌 스프링 캠프 MVP까지 차지한 오재일은 팀의 당당한 중심 타자로서 활약을 다짐했다. 물론 베테랑 타자로서 더 커진 책임감도 빼놓지 않았다. 

 

오재일의 괴력은 두산 타선을 향한 공포심에 더 힘을 실어 준다(사진=두산) 오재일의 괴력은 두산 타선을 향한 공포심에 더 힘을 실어 준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

 

2017년 10월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일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 개인 4홈런 기록을 달성한 까닭이다. 이날 오재일의 방망이에 걸린 공은 모두 담장을 훌쩍 넘겼다. 4타수 4홈런 2볼넷 9타점 4득점을 기록한 오재일의 맹활약으로 두산은 한국시리즈로 진출했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오재일의 타격감은 선수 자신도 얼떨떨할 정도였다. 해가 바뀐 뒤에도 그랬다. 3월 12일 팀 훈련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만난 오재일은 “내 야구 인생에서 그런 날이 또 올지 모르겠다(웃음). 다시 돌아가서 친다고 해도 못 할 것 같다. 이젠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다. 남의 일 같이 느껴진다”라며 그 순간을 되돌아봤다.
 
그날 보여준 4홈런의 ‘임팩트’는 두산에서 오재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커졌는지도 보여준 장면이었다. 오재일에겐 드디어 알을 깼다는 표현이 그 누구보다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지난해 128경기에 출전하면서 경기 출전 ‘커리어 하이’ 기록을 달성한 것도 오재일에겐 큰 의미였다. 오재일은 지난해 타율 0.306/ 126안타/ 26홈런/ 89타점/ 출루율 0.379/ 장타율 0.561를 기록했다.
 
“지난해 안 아프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한 게 만족스러웠다. 예전부터 나를 괴롭혔던 옆구리 통증도 없었다. 비록 100타점 목표엔 아쉽게 실패(89타점)했지만, 올 시즌에도 나만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 기록이 따라올 거로 믿는다.” 오재일의 말이다.
 
오재일은 2년 연속 팀의 주축 타자로 활약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올 시즌 스프링 캠프에서도 가장 빛난 타자가 된 오재일이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 첫 연습경기(세이부 라이온스전)부터 멀티히트로 시작한 오재일은 캠프 막판 두 차례 팀 청백전에서도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캠프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오재일을 ‘Mr. 미야자키’라는 캠프 MVP로 뽑았다.
 
예년보다 몸을 빨리 끌어 올린 게 캠프 기간 뜨거운 타격감의 비결이었다. 오재일은 “다 잘했는데 나에게 왜 MVP를 주셨는지 모르겠다(웃음). 올 시즌 개막일이 당겨지면서 시범경기 일정도 줄었기에 몸을 빨리 끌어 올렸다. 아픈 데도 없어서 타격감이 예상보다 더 빨리 올라온 느낌”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오재일 “이제 나도 책임감을 느낄 위치다.”
 

오재일은 올 시즌 김재환과 함께 중심 타선을 책임질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오재일은 올 시즌 김재환과 함께 중심 타선을 책임질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올 시즌부터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고토 고지 신임 타격코치와의 캠프 훈련도 만족스러웠다. 고토 코치는 오재일의 장타력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조언을 건넸다.
 
오재일은 “고토 코치님은 정말 좋으신 분 같다. 대화하시는 걸 좋아하시는데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내 얘길 마음껏 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타석에서 임하는 자세 등 정신적인 부분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개인의 특징에 맞춰서 지도해주시는데 나 같은 경우엔 장타력을 늘리는 데 더 집중했다”라며 고토 코치의 지도에 대해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중심 타선을 오재일·김재환·양의지로 구상하고 있다. 3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된단 건 그만큼 오재일의 존재감이 커졌단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에 방심하지 않은 오재일은 ‘자기 자리’는 없단 생각으로 각오를 다시 다졌다.
 
“아무래도 중심 타선에 들어가면 김재환과 함께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 그래도 방심하진 않겠다. 프로의 세계에서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마다 경쟁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제자리에만 머무르면 다른 선수들이 치고 나온다. 지난해 준우승이 너무 아쉬웠다. 올 시즌엔 무조건 우승이 먼저다. 우승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타점을 더 많이 기록하면서 팀을 돕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재일은 ‘책임감’을 강조했다. 어느덧 두산의 베테랑 타자 위치에 오른 오재일이다. 오재일에겐 개인 성적과 별개로 더그아웃 리더 역할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단 책임감이 생겼다.
 
“나이(1986년생)도 꽤 찬 데다 중심 타선에 들어가면 이제 내가 해결을 해야 한다. 또 내가 잘 안 풀린다고 조용하게 있을 시기는 지났다. 내가 못 할 때도 팀에 다른 부분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도 이제 책임감을 느낄 위치다. 더그아웃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는 오재일이 되겠다.” 오재일의 힘찬 목소리엔 베테랑으로서 성숙함이 풍겼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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