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겨우 밟았던 승률 5할 마지노선이 다시 무너졌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선발진과 불펜진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1군 복귀를 노리는 윤석민과 김세현이 돌아온다면 KIA 마운드 재구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윤석민은 한 경기 투구 수를 100구까지 소화한 뒤에야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윤석민은 한 경기 투구 수를 100구까지 소화한 뒤에야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넥센 히어로즈는 ‘차·포’뿐만 아니라 ‘마·상’까지 다 빠진 상태였다. 박병호·서건창·이정후·김하성 등주력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진 넥센을 만난 KIA 타이거즈는 내심 싹쓸이 승리를 노릴 법도 했다. 하지만, KIA는 마운드가 자멸하면서 연승을 이어가지 못 했다. 전날 짜릿했던 한 점 차 승리 다음 날 곧바로 끝내기 홈런 패배라는 아픔을 겪은 KIA였다.
KIA는 5월 16일 고척 넥센전에서 투수 한승혁을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한승혁은 이날 경기 전 최근 등판인 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3.1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상태였다. 한승혁에겐 팀의 3연승을 이끄는 동시에 선발로서 입지를 다져야 할 경기였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한 한승혁은 KIA가 1-0으로 앞선 3회 말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2연속 볼넷 뒤 김규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한승혁은 이택근에게 1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마이클 초이스를 상대로 초구부터 볼이 2개 연속으로 들어가자 KIA 이대진 투수코치가 공을 들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다소 이른 타이밍에 교체 결단을 내린 KIA 벤치였다.
이른 투수 교체에도 활활 타오른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민우(0.1이닝 2피안타 2볼넷)가 3회를 매듭짓지 못 하고 다시 심동섭과 교체됐다. 심동섭도 2사 만루에서 김규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KIA 마운드는 3회에만 볼넷 6개 허용이라는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이는 KBO리그 팀 한 이닝 최다 볼넷 허용 타이기록이었다.
3회 말에만 7실점 한 KIA는 6회 초와 7회 초 각각 3득점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9회 말 김윤동이 초이스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경기는 넥센의 8-7 승리로 마무리됐다. 타선은 경기 막판 저력을 보여줬지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무너진 마운드가 문제였다. 결국, KIA는 시즌 20승 21패로 다시 승률 5할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양현종·윤석민 원투펀치가 현실로 이뤄질까
먼저 선발진에선 양현종(9G 6승 2패 평균자책 2.81)과 팻딘(8G 2승 1패 평균자책 3.83)을 제외하곤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 하는 KIA의 상황이다. 헥터 노에시(9G 3승 2패 평균자책 5.29)·임기영(4G 1승 3패 평균자책 5.73)·한승혁(6G 1승 2패 평균자책 7.71) 등 나머지 선발진이 기복 있는 투구로 흔들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KIA가 달성한 통합 우승의 원동력은 바로 탄탄한 선발진이었다. 하지만, 최근 KIA 선발진의 흐름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다. 구원군이 필요한 분위기에서 오랜 어깨 재활 끝에 퓨처스리그 복귀전을 준수하게 마친 윤석민의 선발진 합류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민은 5월 15일 퓨처스리그 함평 KT WIZ전에서 2016년 10월 1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이후 581일 만의 공식전 등판을 펼쳤다. 이날 윤석민은 5.2이닝(72구)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몸에 큰 이상이 없다면 윤석민은 5월 22일 퓨처스리그 서산 한화 이글스전에 다시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선발 등판을 위한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 들어간 윤석민이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윤)석민이가 최고 100구까진 던져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통증이 없이 회복 가능하다면 1군에서도 선발 투입이 가능할 것 같다. 실전 등판을 무사히 시작했단 것 자체가 좋은 징조”라고 전했다. 유동훈 2군 투수코치도 “이대진 코치님과 소통하면서 (윤)석민이의 복귀 계획을 결정하겠다. 개인적으론 2~3경기는 더 던져야 한다고 본다”라고 바라봤다.
만약 윤석민이 선발진으로 돌아온다면 양현종과의 토종 에이스 원투펀치가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 투구 체력이 가능하다면 연투 관리가 필요한 불펜보단 선발이 오랜 재활을 한 윤석민에게 더 잘 어울린다.
지난해 후반기 김세현이 돌아와야 한다

김세현이 밝은 미소와 더불어 구위를 되찾아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세현이 밝은 미소와 더불어 구위를 되찾아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올 시즌 팀 세이브 최하위(6세이브)·팀 홀드 최하위(9홀드)에 그친 불펜진도 보강이 필수다. 시즌 초반 부진(14G 1승 5패 4세이브 평균자책 9.24)으로 5월 5일 말소된 김세현이 구위를 되찾아야 한다.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주는 게 먼저였다. 김세현은 말소 뒤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지기보단 3군에서 회복에 주력했다.
다행히 몸 상태가 올라온 김세현은 5월 16일 퓨처스리그 함평 KT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홀드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김)세현이가 오늘(16일) 잘 던졌다고 보고받았다. 조만간 1군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물론 1군 불펜진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임창용이 당분간 마무리 역할을 계속 맡을 전망이다. 이대진 코치는 “(임)창용이에게 부담을 줬다기보단 현재 구위가 가장 좋기에 당연히 마무리를 맡은 거다. 그래도 (김)세현이가 회복해서 돌아온다면 서로 부담을 조금씩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김 감독은 “(임창용은) 괜찮다고 하던데”라며 임창용의 연투에 대한 고민을 남겨둔 채 16일 경기조에 임창용을 포함했다.
이 코치의 기대처럼 김세현이 지난해 후반기(21G 2패 8세이브 평균자책 3.43)와 같은 정상 구위를 되찾은 뒤 1군으로 돌아와야 불펜진 재편이 가능해진다. 임창용·김세현·심동섭·김윤동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른 유동적인 필승조 가동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윤석민이 선발진으로 복귀한다면 한승혁 혹은 임기영이 불펜진으로 이동하면서 마운드가 더 강화될 수 있다. 김세현과 윤석민의 복귀 시점이 곧 KIA 마운드 재구성이 시작될 시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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