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홈런 군단’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홈런으로 획일화된 ‘득점 루트’는 SK 타선의 고민이기도 하다.

'홈런 군단' SK의 위용은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사진=엠스플뉴스)
'홈런 군단' SK의 위용은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어떠한 상황이든 간에 ‘홈런’은 점수로 직결된다. 홈런은 야구에서 가장 확실한 득점 루트다.

KBO리그에서 ‘야구의 꽃’을 가장 많이 피워내는 구단은 바로 SK 와이번스다. SK는 지난해 234홈런으로 KBO리그 단일팀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에도 SK 타선의 ‘홈런 퍼레이드’는 진행형이다.

6월 19일 기준 SK는 116홈런을 터뜨리며, 리그 팀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훨씬 공격적인 홈런 페이스다. 하지만, 공격 옵션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생겨나는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다.

‘홈런 군단’ SK 타선의 빛과 그림자를 엠스플뉴스가 살펴봤다.

최고의 무기 홈런, SK 타선의 아킬레스건인가

힐만 감독이 자랑하는 SK 타선 최고 무기는 '홈런'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홈런은 SK 타선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사진=엠스플뉴스)

힐만 감독이 자랑하는 SK 타선 최고 무기는 '홈런'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홈런은 SK 타선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사진=엠스플뉴스)

SK의 홈런은 KBO리그 다른 구단들에 두려움을 주는 무기다. SK 타선을 상대하는 투수와 포수는 ‘홈런 군단의 파워’를 의식한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두산 이강철 수석코치는 “SK의 홈런은 정말 무섭다”고 혀를 내둘렀다. 타자 친화 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과 SK ‘홈런 타자’들의 조합은 무시무시합니다. 주자가 쌓일수록 SK 타선을 상대하는 투수들의 두려움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방에 경기 분위기를 반전하는 힘이 느껴지니까요. 이 수석의 말이다.

하지만, ‘홈런 위주 타격’을 하는 SK의 한계는 분명하다. SK 안타 분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득점 루트가 홈런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5, 6월 들어 SK 홈런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모양새다.

SK는 5월부터 펼쳐진 38경기에서 단타 356개(리그 8위), 2루타 56개(10위)를 때려냈다. 같은 기간 얻어낸 볼넷은 103개로 리그 최하위였다. 실질적으로 상대 배터리의 압박감을 증폭할 수 있는 출루의 비중이 확연히 줄어든 것.

반면, 5, 6월 SK가 때려낸 홈런은 59개다.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득점 옵션이 홈런으로 획일화돼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홈런을 제외한 공격 옵션이 힘을 잃으며, SK 공격력엔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5월 이후 홈을 밟아 득점을 올린 SK 주자는 190명에 불과했다. 이 기간 리그 8위에 해당하는 저조한 성적이다.

타격코치로 프로야구에 잔뼈가 굵은 김광림 전 KT 코치는 “큰 스윙의 부작용은 삼진의 증가와 볼넷의 감소”라고 분석했다. SK의 홈런은 상대 배터리에 상당한 압박을 줄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맞아도 큰 것 한 방’이란 낙관적 인식이 강해지는 것이지요. 타선의 출루율이 감소한다면, 상대 배터리가 느끼는 압박감은 점점 줄어들 겁니다. 김 전 코치의 말이다.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지면서, SK의 성적에도 변화가 생겼다. 3, 4월 20승 10패로 두산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던 SK는 5, 6월 17승 21패 부진에 빠졌다. SK의 5, 6월 성적은 리그 8위에 머물렀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언제나 “홈런은 SK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홈런은 SK 타선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홈런이 터지지 않으면, SK 공격 효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홈런’이란 무기에 ‘다양성’이란 날카로움을 더하지 않으면, SK 타선 대처법 역시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SK에 더욱 다양한 득점 루트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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