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구단 출신 상무 선수, 여성 두 명에게 ‘성폭행 혐의’로 피소
-입대 전 일로 피소, 애꿎은 상무야구단이 뒷수습 중
-같은 혐의 박동원, 조상우는 참가활동정지 처분. A 선수는 2군 활약 중
-KBO “사실관계 명확하지 않고, 출전 여부는 상무가 결정할 일”
-야구계 “A 선수가 명문구단 유망주 출신이 아니라 힘없는 구단 출신 선수였어도 KBO가 미온적으로 나왔을지 의문”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현재 참가활동정지 상태인 히어로즈 조상우(사진 왼쪽), 박동원(사진 오른쪽). 두 선수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혐의로 군 검찰 조사를 받은 모 구단 출신의 상무야구단 A 선수는 아무 제재도 받지 않은 채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사진=엠스플뉴스)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현재 참가활동정지 상태인 히어로즈 조상우(사진 왼쪽), 박동원(사진 오른쪽). 두 선수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혐의로 군 검찰 조사를 받은 모 구단 출신의 상무야구단 A 선수는 아무 제재도 받지 않은 채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조상우에 이어 또 다른 야구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엠스플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상무야구단에서 활약 중인 모 구단 출신 A 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A 선수는 ‘성폭력 혐의’로 즉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은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조상우와 달리 프로야구 퓨처스리그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계속 활약 중이다.
프로구단 출신 상무 A 선수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 조사받으면서도 퓨처스리그 경기에 계속 출전

상무야구단은 선수 선발 시 해당 선수에 대한 사생활 정보를 구단으로부터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상무야구단은 경찰야구단과 함께 군 입대 선수들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프로야구단들은 이런 상무야구단에 어떠한 사전 언질 없이 문제 선수들을 보내는데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상무야구단은 선수 선발 시 해당 선수에 대한 사생활 정보를 구단으로부터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상무야구단은 경찰야구단과 함께 군 입대 선수들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프로야구단들은 이런 상무야구단에 어떠한 사전 언질 없이 문제 선수들을 보내는데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프로야구 모 구단 소속의 A 선수는 지난해 상무야구단에 입단했다. 현역 군인 신분인 A 선수가 군 검찰의 조사를 받은 건 5월 중순이었다.

여성 두 명이 경찰에 “A 선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게 발단이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A 선수의 '성폭력 혐의' 사건이 벌어진 건 모 구단에서 뛰던 때다. 피소된 것도 상무야구단 소속이 아닌 1월 훈련소에 있을 때로 확인됐다.
군 검찰 조사에서 A 선수는 자신을 고소한 여성 두 명에 대해 “사귀던 여자친구들이었다. 성폭행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박동원, 조상우처럼 A 선수도 성폭행 혐의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지만, 즉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은 두 선수와 달리 A 선수는 지금도 퓨처스리그에 정상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BO는 박동원, 조상우에게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그 배경으로 피해 여성들에 대한 2차 피해를 우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덧붙여 사실관계가 명확히 소명될 때까지 두 선수는 일체의 구단 활동(훈련,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향후 사법기관의 처리 결과에 따라 참가활동 허용 또는 참가활동정지 기간 연장 및 제재에 대해 심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KBO는 박동원, 조상우와 달리 A 선수에겐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일까.
한 구단 관계자는 “박동원, 조상우의 경우 사실관계가 명확히 소명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KBO는 두 선수에게 참가활동정치 처분이란 ‘중징계’를 내렸다. A 선수도 두 선수처럼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게 없고, 군 검찰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참가활동정지 처분은 고사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뛰고 있다”며 박동원, 조상우는 뛰면 안 되고, A 선수는 뛰어도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고갤 갸웃했다.
혐의는 동일, 처분은 제각각. 야구계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로 알려졌느냐, 안 알려졌느냐'가 KBO 징계 기준"

KBO회관(사진=엠스플뉴스)
KBO회관(사진=엠스플뉴스)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를 받는 A 선수에게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조사가 어떻게 됐는지, 혐의가 확정이 된 건지 우리(운영팀) 쪽에선 알지 못한다.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서 조사하고 관리하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1, 2군 선수 등록과 말소를 담당하는 운영팀이 해당 사안에 대해 모른다는 건 KBO 내부에서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A 선수가 군 검찰 조사를 받은 건 이미 한달 전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책임자인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이 사안을 잘 아는 듯 보였다. 정 차장보는 "우리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 A 선수가 모 구단에서 뛸 때의 일로 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A 선수가 계속 퓨처스리그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선 "A 선수가 군에 있어 '구단 소속 선수'로 보기 어렵다. 군 보류 선수다. 출전 여부에 대해선 상무에 물어봐야할 거 같다. 상무 같은 곳이 이런 사안에 대해 더 엄격하지 않나. 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출전 여부와 제재는) 상무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KBO는 아직 사실파악이 100%가 된 게 아니라 대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차장보의 설명을 종합하면 'A 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군 검찰 조사를 받는 건 맞지만, 지금은 프로구단 소속이 아닌 상무야구단 소속이라, 출전 여부는 상무가 결정할 일이고, 사실파악이 100% 이뤄지면 그때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상무야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피소 사실을 안 건 A 선수가 상무야구단에 오고서다. 이전까진 누구도 우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퓨처스리그 운영자가 KBO다. 퓨처스리그 선수의 제재를 결정하는 것도 KBO고, 지금까지 KBO 처분을 따랐는데 지금 와서 '상무 책임' 운운한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끈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KBO가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기 전에 구단 소속일 때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을 아무 사전 설명없이 상무야구단으로 보내 상무야구단이 뒷감당하도록 만든 것에 대해 되레 사과하는 게 우선 아니냐" "매번 사고는 구단에 있을 때 치고, 뒷감당은 상무가 맡아야 하는 지금같은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만약 KBO가 A 선수와 관련해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면 그 결정을 당연히 따랐을 것”이라며 “하지만, KBO로부터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모 구단 관계자는 KBO의 징계 기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명확하지 않다. ‘사건이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느냐, 보도가 안 돼 아무도 모르고 있느냐’가 KBO의 실질적인 징계 기준 아니냐고 반문하며 A 선수가 명문 구단 유망주 출신이 아니라 힘없는 구단 출신 선수였어도 KBO가 과연 ‘상무 책임론’을 거론했을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이 기사는 인권보도준칙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기준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김근한, 배지헌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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