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대의 철인’이 ‘마법사 조련사’로 돌아왔다. 6월 18일 KT 위즈가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최태원 코치는 ‘김진욱 호’의 새로운 참모장 역할을 맡게 됐다.

[엠스플뉴스]

‘철인’ 최태원은 마법사 군단에 '돌격대 DNA'를 심을 수 있을까.

KT 위즈는 6월 18일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코칭스태프 개편에서 최태원 코치는 1군 벤치코치 겸 작전코치로 자릴 옮겼다. 6월 들어 3승 1무 16패로 최악의 부진을 겪는 KT로선 최 코치의 '돌격대 DNA'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최 코치는 ‘위기의 KT’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바로 희생과 책임이다. 최 코치는 “창단 이후 ‘만년 꼴찌’였던 쌍방울 레이더스가 ‘돌풍의 팀’으로 거듭난 배경엔 희생과 책임이 있었다”고 역설했다.

‘김진욱 호’의 새로운 참모장 최태원 벤치코치가 KT 선수단에 전달하는 메시지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최태원의 각오 "소통은 팀을 뭉치게 하는 촉매제, KT의 소통창구 되겠다"

KT 김진욱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최태원 코치(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KT 김진욱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최태원 코치(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코칭스태프 개편을 통해 1군 벤치코치로 임명됐습니다.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팀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감독님을 보좌하는 게 제 역할이에요. 감독과 코치 사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소통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BO리그에서 ‘벤치코치’란 직함은 낯설기만 합니다. 벤치코치의 역할은 ‘수석코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조금은 부담될 수벤치코치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부담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부담은 전혀 없어요. ‘직함’이 무엇이든 제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KT 팀 분위기가 침체해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선수들을 잘 다독이면서 좋았던 분위기를 재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뿐이에요.

벤치코치와 더불어 3루·작전코치 역할을 병행하게 됐어요. 1인 2역입니다.

거뜬합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도 1인 2역을 맡았습니다. 어느 팀에서 코치를 하든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통은 팀원들 마음을 뭉치게 하는 촉매제죠. 저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사이의 소통창구가 될 계획입니다.

최태원 코치는 “KT의 문화가 완성될 때 '마법사의 돌격'이 시작될 것“이라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최태원 코치는 “KT의 문화가 완성될 때 '마법사의 돌격'이 시작될 것“이라 강조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선수 시절엔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지도자로 변신한 뒤엔 정반대 길을 걷고 있어요. 벌써 5번째 팀입니다. ‘코치 최태원’은 저니맨으로 불러도 무방할 듯한데요.

그렇습니다(웃음). 개인적으론 여러 팀에서 코치 경험을 쌓은 건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다양한 팀의 ‘문화’를 몸으로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는 즐거움 역시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KT는 정말 좋은 팀입니다. 희망적인 부분이 많아요.

희망은 ‘KT의 문화’에서 느껴지는 겁니까?

아직 KT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팀이에요. ‘가능성’이 곧 희망입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화를 완성하는 과정에 있죠. KT는 베테랑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창단 4년 차에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어찌보면, 당연한 겁니다. 팀 문화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마법사의 돌격은 거세질 겁니다.

최 코치가 강조한 돌격대 정신, ‘희생과 책임’

선수 시절 '돌격대 철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최태원 코치(사진=MBC)
선수 시절 '돌격대 철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최태원 코치(사진=MBC)

마법사의 ‘돌격’이란 말이 인상 깊습니다. 아직 선수 시절 ‘돌격대 철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일까요?

하하하. 그런가요? 부끄럽습니다.

‘철인’이 활약하던 쌍방울 레이더스 창단 초기 상황은 KT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쌍방울은 창단 첫 5시즌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만년 꼴찌’ 인식이 강했던 팀이에요. 그러나 쌍방울은 리그를 대표하는 다크호스로 성장했습니다. 조금은 느린 성장을 한 쌍방울. ‘3년 연속 꼴찌’ KT가 벤치마킹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KT가 쌍방울처럼 리그에 돌풍을 일으킬 팀으로 성장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걸 강요해선 안 돼요. 선수들을 먼저 이해시켜야 합니다. ‘왜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 희생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말이죠.

팀을 위한 희생…그게 바로 돌격대 정신입니까?

그렇습니다. 쌍방울이 강팀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엔 ‘희생과 책임’이란 공감대가 있었어요. 분명 KT는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서로가 좀 더 배려하고, 양보해야 합니다. 힘을 내야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코치들이 솔선수범하면, 선수들이 따라 올 거라 믿습니다. KT는 할 수 있습니다.

최태원 코치는 선수단에 “KT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최태원 코치는 선수단에 “KT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한 뒤 KT 김진욱 감독이 ‘결과’를 강조했습니다. 결과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코칭스태프로서 ‘좋은 결과’를 향해 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거예요. 치열하게 준비해서 만족스런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내겠습니다.

부족했던 부분이라면, 기술적인 부분일까요?

아니요. 야구는 ‘멘탈 싸움’입니다. KT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해요. 그렇다고 KT 선수들이 지금 안일하게 경기하는 건 아니에요. 더 잘하려고 하다보니, 안되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부담감을 먼저 떨쳐야 해요. 어려움을 잘 견뎌내면, 좋은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그렇군요.

아까 돌격대 이야기를 하셨잖아요? 이젠 마법사 군단이 돌격할 때입니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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