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시즌 전반기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화. 좌석점유율도 78.58%로 리그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전야구장 신축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인 이유다.

대전야구장은 언제나 구름 관중이 몰려드는 곳이다(사진=엠스플뉴스)
대전야구장은 언제나 구름 관중이 몰려드는 곳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는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전반기를 보낸 팀이다. 시즌 전 하위권 예상을 깨고 놀라운 경기력을 발휘하며 두산 베어스에 이은 리그 2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용장과 덕장의 면모를 고루 갖춘 한용덕 감독의 지휘하에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매 경기 짜릿한 승부를 펼쳤다.

흥행 성적도 단연 눈에 띈다. 7월 11일까지 치른 전반기 44차례 홈경기에서 16차례나 매진을 기록했다. 6월 8일부터 21일까지는 9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펼쳤다. 1만 관중 이상을 동원한 경기도 25차례나 됐다. 한화 팬의 뜨거운 성원 속에,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전반기 내내 응원 함성이 잦아들 새가 없었다.

2018시즌 전반기 팀별 평균관중과 점유율(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8시즌 전반기 팀별 평균관중과 점유율(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한화는 전반기 경기당 평균 10,215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당 평균관중 리그 6위. 관중석 2만석 이하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으로는 유일하게 경기당 1만 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대전야구장의 관중 최다수용인원은 13,000명이다.

야구장은 작은데 관중은 몰린다. 그래서 좌석점유율이 아주 높다. 전반기 대전야구장 좌석점유율은 무려 78.58%나 된다. 영화 ‘부산행’이 박스오피스를 휩쓸었을 때 좌석점유율이 66.7%였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리그 좌석점유율도 보통 70% 안팎이다. 블록버스터 영화나 메이저리그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좌석점유율을 전반기 내내 기록한 셈이다.

리그에선 한화의 좌석점유율과 비교할 대상조차 없다. 전반기 리그 평균 좌석점유율은 56.69%. 2위 LG 트윈스의 점유율이 67.8%, 3위 KIA가 65.25%다. 리그 대표 인기구단인 LG, KIA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좌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다.

새 대전시장님, 야구장 공약을 꼭 지켜주세요

한화의 최근 5년간 좌석점유율. 2015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세다(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한화의 최근 5년간 좌석점유율. 2015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세다(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사실 대전야구장의 좌석점유율이 높았던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에도 71.2%, 2016년에도 70.6%로 경기만 했다 하면 빈자리 없이 대전야구장이 꽉꽉 차곤 했다. 지난해도 팀 성적은 부진했지만 63.38%로 리그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야구장 좌석점유율은 너무 낮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가 된다. 관중들의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선 더 넓고 쾌적한 시설이 필요하다. 대전야구장의 관중수용능력이 대전 팬들의 야구 열기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단 게 지난 몇 년간 충분히 증명됐다. 신축야구장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이유다.

마침 10일 대전에서 열린 넥센-한화전에는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자가 방문해 시구했다. 이날은 화요일 경기이고, 관중동원력이 크지 않은 넥센 상대 경기였는데도 1만 명에 가까운 9,776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가득 채웠다. 선거 기간 ‘골수 한화팬’을 자처한 허 시장으로선 많은 관중의 함성 속에 던진 시구가 기분 좋은 경험으로 남았을 만하다.

허 시장은 선거기간 ‘대전베이스볼드림파크’ 신축 공약을 내세웠다. 현재 한밭종합운동장 주 경기장 자리에 2만 2천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2일 약 2억 원의 야구장 조성사업 용역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허 시장은 “임기 내에 야구장 첫 삽을 뜬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 리그에서 1만 5천석 이하의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은 한화와 NC 두 팀뿐이다. NC는 2018년 개장을 목표로 2만 2011석 규모의 새 구장을 건설 중이다. 그러면 작고 오래된 구장을 쓰는 팀은 한화 한 팀만 남는다.

평균 1만 관중이 찾는 인기구단이 아직도 1만 3천석 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건 지역 정치권이 가슴 아프게 여기고 반성할 일이다. 좌석이 꽉 차다 못해 이제는 폭발 직전인 대전야구장 신축 약속, 이번엔 정말 지켜질 수 있을까. 더는 a미룰 수 없다는 것 하나는 분명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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