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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늦깎이 필승조’ 진명호 “시작이 늦었을 뿐입니다.”

뒤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진명호가 그렇다. 30대가 되자 늦깎이 필승조로서 매력적인 투구를 보여주는 진명호다. 생애 첫 올스타전까지 맛본 진명호는 201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롯데 투수 진명호는 올 시즌 늦깎이 필승조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롯데 투수 진명호는 올 시즌 늦깎이 필승조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나이 30살에 처음 해보는 게 많네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진명호는 올 시즌 모든 순간이 신기할 뿐이다. 늦깎이 필승조로서 팀 승리를 지키고, 데뷔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꿈의 무대인 올스타전도 사랑스러운 아들과 처음 밟았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진명호는 우리 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흔들리자 그 자리를 잠시 메울 정도로 진명호의 올 시즌 활약은 대단하다.
 
진명호는 올 시즌 49경기(51이닝)에 등판해 5승 4패 1세이브 9홀드 56탈삼진 평균자책 3.35를 기록 중이다. 특히 5월(13경기 등판) 평균자책 ‘0’을 기록했던 진명호의 공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구위였다. 6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진명호는 후반기부터 자신감을 되찾았다. ‘진명호’라는 이름을 제대로 각인할 첫해로 만들겠단 굳센 각오를 엠스플뉴스가 직접 들었다.
 
6월 고비 넘긴 진명호 “이제 내가 도와줘야 할 때다.”
 

올 시즌 진명호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뒷머리를 길렀다. 하지만, 6월 부진에 빠지자 진명호는 뒷머리를 곧바로 잘랐다(사진=롯데) 올 시즌 진명호는 자신의 아들처럼 뒷머리를 길렀다. 하지만, 6월 부진에 빠지자 진명호는 뒷머리를 곧바로 잘랐다(사진=롯데)

 

이제 롯데 필승조 하면 진명호입니다(웃음).
 
(고갤 내저으며) 이제 저는 필승조가 아니지 않나요(웃음). 머릿속으론 항상 홀드를 기록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후반기 들어 9경기 등판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 2.79를 기록 중인데요. 시즌 초반 구위가 되살아난 분위기입니다.
 
전반기 초반과는 비교하긴 이른 것 같아요. 그땐 어떻게 던져도 안 맞는다는 자신감이 정말 컸습니다. 아직 그 구위만큼은 아니에요.
 
지금까지 올 시즌 기록을 보면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시즌 초반 구위를 생각하면 다소 아쉽지만, ‘기대 이상’인 건 확실합니다. 아무래도 잘하고 싶단 간절함이 컸던 것 같아요. 우리 팀 포수인 (안)중열이랑 같이 부상으로 계속 고생해서 많은 얘길 나누거든요. 서로 힘이 되면서 중열이도 최근에 잘하는 걸 보면 저도 힘이 나죠. 1군에서 할 수 있단 자신감이 들어요.
 
(안중열은 팔꿈치 골절상으로 약 2년여의 재활 시간을 보낸 뒤 올 시즌 7월 1군으로 복귀했다. 안중열은 “오랫동안 함께 재활했던 (진)명호 형이 지금이라도 야구를 잘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 넣어주셨다. 재활 이후에 어떻게 운동하는지 많은 조언을 건네주셨다. 그냥 지금 1군에서 야구하는 게 너무 재밌고 즐겁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2016년 팔꿈치 수술 뒤 오랜 기간 재활에 매진했습니다.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어떤 심정인가요.
 
사람이라 또 성적에 대한 욕심이 더 생기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주위에서 어깨가 아팠을 때를 생각하라는 조언을 들었죠. 저도 모르게 어려웠던 시절을 까먹는 것 같아요. 간절함이 조금씩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 주변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사실 시즌 초에 잘 나가다가 6월(8G 2패 평균자책 14.04)에 크게 흔들린 점이 아쉬웠습니다.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왔는데 무엇이 부족했을까요.
 
제가 모든 걸 다 책임지려고 한 게 아쉬웠죠. 위기 상황을 한 차례 막은 다음에 힘이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자주 등판한 이유도 있겠지만, 6월엔 제 뒤를 받쳐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부담감이 정말 컸습니다.
 
그것 또한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을 수는 없으니까요. 6월 부진으로 많은 걸 배웠다고 봐야죠. 그런 경험이 없었으니까요. 후반기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구)승민이랑 (오)현택이 형, 그리고 (손)승락이 형이 잘 던져주고 있잖아요. 이젠 다른 투수들이 힘들 때 제가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죠.
 
진명호의 사라진 뒷머리 “너무 열이 받아서…
 

진명호의 아들은 귀여운 외모로 올스타전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기 스타였다(사진=롯데) 진명호의 아들은 귀여운 외모로 올스타전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기 스타였다(사진=롯데)

 

시즌 초반 뒷머리를 기르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6월 이후 뒷머리가 사라졌어요.
 
처음엔 별다른 의미는 없었어요. 아들이랑 같이 뒷머리를 기르고 싶어서 길렀습니다. 그러다가 6월 들어 부진에 빠지니까 머리를 기를 때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잘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웃음). 저 자신에게도 너무 열 받은 것도 있었죠. 머리는 나중에 길러도 되니까 집에서 그냥 직접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뒷머리가 없어졌지만, 다행히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아들과 함께 생애 첫 올스타전도 나갔고요.
 
올 시즌 모든 일이 다 처음이에요. 생각할수록 꿈만 같죠. 아들과 함께한 올스타전도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올스타전에서 함께한 아들의 귀여운 외모도 화제였습니다(웃음).
 
저보다 제 아들을 더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웃음). 아내와 아들에게 사랑하고 고맙고 미안하다는 얘길 전해주고 싶어요. 이 세 단어밖에 없습니다.
 
한국 나이로 30세에 ‘늦깎이 필승조’가 됐습니다. 야구선수 진명호에게 30대가 된 의미는 무엇입니까.
 
(곰곰이 생각 뒤) 어릴 때 더 잘했더라면(웃음). 그 생각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무언가 한 것도 없는데 벌써 30대니까요. 그래서 야구를 잘하는 젊은 선수들이 부러워요. 제가 저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래도 시작이 늦었을 뿐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후회를 안 쌓아야겠죠.
 
2018년을 진명호의 해로 만들려면 남은 시즌 어떤 활약이 필요할까요.
 
크게 다를 건 없습니다. 지금까지 했던 것과 같이 위기 상황에서 올라가서 잘 막는 거죠. 제가 해야 할 임무에 충실하면 자연스럽게 팀도 가을 야구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올 시즌 제가 잘할 수 있을 때 가을 야구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롯데 팬들도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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