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 3장 3루수 지명에 할애한 한화 이글스
-변우혁·노시환 지명, 김태균·송광민 등 30대 코너 내야수 후계자
-2차 2라운더 유장혁은 외야수로 육성, 외야 세대교체 준비한다
-정이황·김이환 등 투수 유망주 지명도 성과

신인 2차지명 행사에서 한화 박종훈 단장과 스카우트 팀이 회의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신인 2차지명 행사에서 한화 박종훈 단장과 스카우트 팀이 회의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3루수만 세 명. 한화 이글스는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상위 지명권 세 장을 ‘3루수’를 뽑는 데 사용했다.
1차지명으로 뽑은 북일고 변우혁은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거포형 3루 유망주다. 2차 1라운드 2순위로 뽑은 경남고 노시환은 고교 최고의 수비력과 장타력을 자랑하는 기대주다. 2차 2라운드에서 뽑은 광주일고 유장혁은 호타준족을 자랑한다. 황금사자기 광주일고 우승의 주역이다.
원론적으로 구단들은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투수 지명에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야수는 다재다능한 유격수를 1순위로 뽑을 때가 많다. 한화처럼 3루수를 집중적으로 지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유가 무엇일까.
“김태균과 송광민의 후계자를 찾는 게 목표였다.” 한화 관계자의 말이다. 김태균은 올해 37살 노장이다. 송광민도 벌써 35살이다. 둘 다 올 시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날이 많았다.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지만,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야구다. 미래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서 움직이는 게 구단의 역할이다.
외야 역시 마찬가지. 30대 이용규는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팀 전력의 절반을 책임지는 제라드 호잉은 외국인 타자 신분이다. 앞으로도 쭉 한화 유니폼을 입는단 보장은 없다. 30홈런을 눈앞에 둔 이성열도 34살이다. 이들의 뒤를 이을 힘있고 발빠른 외야수 자원이 필요한 한화다.
한화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은 3루수 3명에 기대를 건다.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은 “3루수가 세 명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변우혁이 1루로 자릴 옮기고, 노시환이 3루수를 맡아 김태균과 송광민의 뒤를 잇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에선 주로 3루수로 활약했지만, 한화에서 유장혁의 포지션은 외야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열린 고교야구 경기에서도 종종 중견수와 우익수로 출전했다. 이 팀장은 “유장혁은 내야보단 외야에서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다. 장차 20홈런-20도루를 하는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1차지명 북일고 변우혁(가운데)과 한화 박종훈 단장,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이 포즈를 취했다(사진=한화)
1차지명 북일고 변우혁(가운데)과 한화 박종훈 단장,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이 포즈를 취했다(사진=한화)

이들 셋 뿐만이 아니다. 한화는 5라운드에서 경남고 유격수 김현민을, 8라운드에서 대전고 유격수 조한민을 각각 지명했다.
올해 주말리그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김현민은 정교한 타격과 기동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대전야구장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조한민도 파워히터로서 잠재력이 돋보인다. 이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하면 한화는 내야진 뎁스가 더욱 두터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팀의 약점인 코너 내·외야 집중 보강과 함께 투수력 보강에도 성과를 냈다. 3라운드에서 지명한 부산고 우완 정이황, 4라운드 지명한 신일고 우완 김이환은 풍부한 잠재력을 갖춘 투수 유망주다.
정이황은 내구성에 다소 약점이 있지만 구위나 구질만큼은 대형 투수감이다. 빠른 볼에 스플리터 구사 능력을 갖춘 김이환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꼽힌다. 한때 1라운드 후보로도 거론됐던 투수들을 3, 4라운드에서 지명한 건 분명 적지 않은 소득이다. 전국에서 열리는 모든 아마추어 경기를 빠짐없이 챙겨본 스카우트 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올 시즌 한화는 리그 3위로 돌풍을 일으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팀에 발생할 문제점을 미리 예상하고 대비하는 모습이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드러난다. 새롭게 열린 한화의 전성시대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