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8연패 탈출을 이끈 주인공은 바로 투수 노경은이었다. 롯데는 9월 이후 노경은이 선발 등판한 두 경기에서만 승리를 얻었다.

노경은 9월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2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4대 1 승리에 이바지했다. 비록 승리 달성엔 실패했지만, 팀의 8연패 탈출에 큰 힘을 보탠 노경은이었다.

사실 경기 초반부터 위기가 연이어 찾아왔다. 노경은은 0대 0으로 맞선 1회 말 1사 1, 2루 위기에서 채은성과 양석환을 각각 헛스윙 삼진과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회 말 1사 2, 3루에서도 범타와 헛스윙 삼진으로 실점을 막은 노경은이었다. 그사이 롯데는 3회 초 전준우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롯데가 1대 0으로 앞선 4회 말 2사 2, 3루 위기에서 대타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노경은은 5회 말까지 틀어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6회 말 2사 1루에서 등판한 구승민이 7회 말 이형종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노경은의 승리가 날아갔다. 다행히 롯데는 8회 초 3득점과 마무리 손승락의 시즌 20세이브 달성으로 8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뒤 만난 노경은 “최근 긴 연패 때문에 선수단 모두 심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연패를 끊겠단 강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나도 3회부터는 불펜 투수라고 생각하고 1이닝씩 전력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1회와 2회 위기에서 상대 타자들이 볼을 건드려주거나 빠지는 공에 헛스윙을 해주는 운이 따랐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6회 말 2사 뒤 김용의에게 볼넷을 내준 게 못내 아쉬웠다. 노경은은 “항상 볼넷을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진다. 최근 상대 타자들이 빠른 승부를 하는 것도 아는데 도망가기보단 원래 스타일대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6회 말에도 김용의를 상대로 치라고 던졌는데 공이 빠져서 그게 아쉬운 표정으로 드러났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놓친 것도 아쉬웠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팀 후배 구승민이 승리를 날린 것에도 노경은은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을 지었다. 노경은은 “(구)승민이가 미안해했는데 ‘올 시즌 홀드 기록보다 블론 세이브가 적으면 네 덕분에 이기는 경기가 많았던 거다’라고 위로했다. 나에게 승리 투수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다승왕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전혀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미소 지었다.

남은 시즌에도 노경은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노경은은 “올 시즌엔 몸 상태가 건강한 거로 자신감을 얻었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팔 상태가 괜찮으면 상관없다. 보직 불만은 전혀 없다. 1군에서 공만 던질 수 있으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