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내부 FA 최 정·이재원 잔류 계약 성공
-최 정 협상 실마리 푼 ‘6년 계약’
-긴박했던 이재원 계약, 무옵션을 이끌다
-SK, 프랜차이즈 스타 향한 진정성을 보여줬다

SK 내야수 최 정(왼쪽)과 포수 이재원(오른쪽)이 모두 잔류를 택했다(사진=SK)
SK 내야수 최 정(왼쪽)과 포수 이재원(오른쪽)이 모두 잔류를 택했다(사진=SK)

[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내야수 최 정과 포수 이재원을 동시에 잡았다. ‘6년’과 ‘무옵션’이라는 진정성 있는 결단으로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잔류에 성공한 SK였다.

SK는 12월 5일 최 정·이재원과 각각 6년 최대 106억 원·4년 69억 원의 계약 규모로 도장을 찍었다. 불과 몇 시간 차이를 두고 최 정(오후 1시)과 이재원(오후 6시 30분)의 계약이 연이어 발표됐다.

먼저 도장을 찍은 최 정은 2005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해 KBO리그 통산 타율 0.290/ 1,493안타/ 306홈런/ 985타점/ 926득점/ 135도루를 기록 중이다. 최 정은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가 됐다.

사실 협상 완료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최 정은 2014년 11월 SK와 4년 86억 원에 개인 첫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두 번째 FA 계약도 잔류가 협상 기조였지만, 협상 초반 최 정과 SK의 생각 차이가 컸다. 4년 계약을 기준으로 한 총액 크기가 문제였다.

하지만, 6년 계약으로 ‘시선’을 돌리자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최 정이 6년 계약을 먼저 제안했고, 구단도 6년 계약 구상안이 있었다. 최 정은 계약 기간을 늘리는 대신 원하던 금액에서 약간의 손해를 감수했다. 구단도 일반적으로 하는 4년이 아닌 6년으로 계약 기간을 늘려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를 확실히 했다.

최 정 에이전트인 스포스타즈 최인국 이사는 계약 발표 뒤 계약 기간 4년으로 협상을 시작했는데 의견 차이가 있어서 장기 계약으로 방향을 돌렸다. 최 정은 SK 프랜차이즈 스타고 계속 남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보통 일방이 손해 보는 계약 분위기가 대다수였지 않나. 선수와 구단 모두 흡족한 계약이 됐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최 정은 1987년생으로 4년 뒤 세 번째 FA 신청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선수라면 충분히 욕심을 낼 수 있었지만, 최 정은 ‘SK 프랜차이즈 스타’에 더 가치를 뒀다. 최 이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더 받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나. 그래도 선수가 SK 잔류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했기에 아름다운 양보가 가능했다. 6년 계약을 맺은 만큼 그 기간 동안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는 게 최 정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최 정은 6년 계약 완료 뒤 세 번째 FA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번 계약에서 FA 재자격 취득 기한인 4년 요건을 채운다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최 정을 FA 자격 선수로 공시한다. 6년 계약인 최 정은 당연히 계약 다섯 번째 해와 여섯 번째 해에 FA 신청을 할 필요가 없다. FA 자격 재취득 명단에 2년 동안 공시되다가 6년 계약이 만료되면 세 번째 FA 신청이 곧바로 가능한 최 정이다.

최 정보다 긴박했던 이재원의 협상 흐름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예랑 대표-이재원-손차훈 단장. 이재원은 무옵션 총액 69억 원 계약을 맺었다(사진=SK)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예랑 대표-이재원-손차훈 단장. 이재원은 무옵션 총액 69억 원 계약을 맺었다(사진=SK)

최 정보단 이재원의 협상 흐름이 더 긴박했다. SK 구단과 이재원 에이전트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는 FA 시장 개장 뒤 10차례에 가까운 협상 테이블을 차리며 이견을 좁히고 있었다. SK는 12월 5일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선수단 가족 초청 만찬 자리를 앞두고 이재원과의 계약을 매듭짓길 원했다.

SK는 이재원이 고향 인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과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SK는 ‘제2의 왕조’ 시대를 함께 하자는 뜻을 여러 차례 이재원에게 전달했다.

총액 규모보단 세부 옵션 등이 문제였다. 결국, SK는 올 시즌 주장으로서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이재원의 공로를 인정해 옵션 없이 전액을 보장하는 화끈한 계약서를 내밀었다. SK 잔류만을 바라본 이재원도 구단의 진정성을 느꼈다. 계약 조건 협의를 마친 이재원은 선수단 가족 초청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 도중 계약서 서명과 사진 촬영이 긴급하게 이뤄졌다.

이재원은 인천고 재학 시절부터 대형 포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2006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이재원은 13년 동안 968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97/ 798안타/ 87홈런/ 456타점을 기록했다. 또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재원은 두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재원은 계약 서명 뒤 신인으로 입단해 13년 간 뛰었던 SK에서 계속 고향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뛸 수 있어 기쁘다. 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과 크게 성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내년 SK가 통합 우승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 정과 이재원의 잔류로 SK는 오프 시즌 가장 큰 과제를 매듭지었다. ‘6년’과 ‘무옵션’이라는 진정성 있는 SK의 결단이 있었기에 두 선수의 마음이 움직였다. 재계약을 추진 중인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와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과의 협상 분위기도 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V4’를 달성한 SK의 겨울이 더 따뜻해질 분위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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