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사내 성추행’, 10월 말고 8월에 또 있었다

-KBO, 8월 성추행 사건 터졌을 때도 ‘쉬쉬’

-KBO 경기위원 성희롱 사건까지 더하면 5개월 새 '성 사건'만 3건

-KBO 내부인들 "피해자 보호? 두 달 전 터진 성추행 사건도 몰랐다. 회사가 '쉬쉬'하는 통에 제2의 피해자 생긴 것"

-야구계의 개탄 “도덕성 땅에 떨어진 KBO 리더쉽 누가 신뢰하겠나”

KBO는 ‘사내 성추행’ 사건이 보도되자, “KBO 직원은 공인이 아니다. 법에 의거해 외부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 중 엠스플뉴스의 질의에 KBO는 이런 설명은 일체 없이 “사무실 내부적인 일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덧붙여 KBO는 추가 ‘사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선 아예 입을 다물었다(사진=엠스플뉴스)
KBO는 ‘사내 성추행’ 사건이 보도되자, “KBO 직원은 공인이 아니다. 법에 의거해 외부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 중 엠스플뉴스의 질의에 KBO는 이런 설명은 일체 없이 “사무실 내부적인 일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덧붙여 KBO는 추가 ‘사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선 아예 입을 다물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BO에서 ‘사내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엠스플뉴스는 12월 17일자 [KBO ‘사내 성추행’ 발생…경찰, CCTV까지 확인했다] 제하의 기사에서 ‘10월께 KBO 동료 직원 사이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상세히 보도했다.

관련 기사 : KBO ‘사내 성추행’ 발생…경찰 CCTV까지 조사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엠스플뉴스는 보도 뒤 “KBO에서 이미 다른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추가 성추행 사건은 10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기 두 달 전인 8월께 벌어졌다. 충격적인 건 이 성추행 사건도 피의자와 피해자가 ‘KBO 동료 직원 사이였다’는 점이다.

10월 ‘성추행 사건’ 때처럼 8월 ‘성추행 사건’ 당시에도 ‘쉬쉬’로 일관했던 KBO. KBO 직원들 “무슨 호러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하나 둘 갑자기 사라진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어떻게 KBO 조직 안에서 두 달 사이 동일한 ‘사내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팬들이 KBO를 ‘성추행 공화국’으로 불러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개탄했다(사진=엠스플뉴스)
한 구단 관계자는 “어떻게 KBO 조직 안에서 두 달 사이 동일한 ‘사내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팬들이 KBO를 ‘성추행 공화국’으로 불러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개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의 취재 결과 ‘8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곳은 술자리다. 후배직원 B 씨는 술자리에서 선배직원 A 씨가 날 성추행했다며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 씨는 KBO에도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로 지목된 A 씨는 성추행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A 씨가 ‘만취한 여직원을 일으켜 세웠을 뿐 추행한 사실이 없다. 만약 성추행할 의도가 있었다면 왜 A 씨의 가족에게 연락해 데려가라고 했겠느냐’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BO 관계자는 “술자리 CCTV를 확인 결과, 성추행이 실제 벌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말로 A 씨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실제로 CCTV 확인 후, KBO는 사내 인사위원회를 열어 A 씨를 해고했다.

문제는 10월 사내 성추행 사건 때처럼 KBO가 8월 사내 성추행 사건 때도 이를 ‘쉬쉬’하며 숨기기에만 열중했다는 사실이다.

KBO 내부 직원들은 무슨 호러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하나 둘 갑자기 사라진다 A 씨가 언제부터인가 출근하지 않고 있다. 10월에 갑자기 사라진 직원도 그렇고, 왜 갑자기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지 아무도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고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두 달 사이 잇달아 터진 KBO '사내 성추행'. KBO 경기위원 성희롱까지 더하면 넉 달 사이 3건의 성 사건 터져. 야구계 “도덕성이 바닥에 떨어진 KBO 리더십, 누가 신뢰하겠나”

정운찬(사진 왼쪽부터) 현 KBO 총재와 구본능 전 KBO 총재. KBO는 수장이 바뀌어도 변한 게 없다는 게 야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사진=엠스플뉴스)
정운찬(사진 왼쪽부터) 현 KBO 총재와 구본능 전 KBO 총재. KBO는 수장이 바뀌어도 변한 게 없다는 게 야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사진=엠스플뉴스)

두 달 사이 잇달아 터진 ‘KBO 사내 성추행 사건’. 6월 초 터진 KBO 경기운영위원의 ‘야구장 아르바이트생 성희롱 사건’까지 더한다면 5개월 사이 KBO 관계자들이 중심이 된 성 사건만 3건이 발생했다.

KBO는 8, 10월 성추행 사건 모두 ‘함구’로 일관했다. 엠스플뉴스 취재진의 질의엔 사무실 내부 일이라, 말하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정운찬 총재가 이끄는 KBO는 그간 구단, 선수들이 연루된 성범죄와 관련해 ‘일벌백계’와 ‘투명한 조사 결과 발표’를 내세우며 서릿발 같은 조치를 취해왔다. '우리 식구들이 있는 사무실 안'과 '우리 식구들이 없는 사무실 밖'을 명확히 분리해 대처한 것이다.

징계 여부 역시 KBO는 경찰 수사결과가 나오면 징계를 하겠다는 식으로 마치 징계를 내리지도 않은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2건의 ‘사내 성추행’ 모두 KBO는 이미 조용히 해고로 내부 징계를 내린 터였다.

KBO의 면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O는 ‘10월 사내 성추행’ 사건이 보도되자 뒤늦게 언론을 통해 신속히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법에 의거해 외부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마치 적극적으로 성추행 사건에 대처한 것처럼 주장했다.

하지만, 보도 전 엠스플뉴스의 질의에 KBO는 이런 설명은 일절없이 “사무실 내부적인 일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8월 성추행 사건’은 언급 한마디 없었다.

만약 KBO가 ‘피해자 보호’에 그토록 신경쓰고, ‘법에 의거해 제대로 판단했다’면 8월 성추행 사건 뒤 두 달만에 똑같은 ‘사내 성추행’ 사건은 재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KBO 직원들은 8월 사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했다. 10월에도 마찬가지였다. KBO 내부 직원들이 피해자 보호? 우린 두 달 전 터진 성추행 사건도 몰랐다. 만약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설명했다면 두 달 뒤 똑같은 사건은 터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가 '쉬쉬'하는 통에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발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한 구단 단장은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을뿐더러 기만도 이런 기만이 없다. 이것이 ‘클린 베이스볼’을 주창하는 정운찬 호(號)의 민낯 아니겠느냐KBO의 ‘일단 숨기고, 들키면 그때 인정하자’는 식의 문화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개탄했다.

다른 구단 고위 관계자 역시 잇단 성추행 사건을 “정운찬 총재 취임 이후 엉망이 된 KBO의 조직 기강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평가하고서 “이미 6월부터 ‘박동원·조상우 사건’, 상무야구단 선수 성폭행 사건, 경기운영위원의 성희롱 사건으로 야구계가 큰 질타를 받았고,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두 차례나 ‘KBO 사내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KBO의 리더십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KBO를 ‘성추행 공화국’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게 됐다단순 사과나 뒤늦은 반성이 아니라 면피로 일관하는 KBO 수뇌부가 잇단 성추행과 관련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KBO ‘사내 성추행’ 발생…경찰 CCTV까지 조사했다

박찬웅, 배지헌 기자 pcw02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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