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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유강남 “나는 20점짜리 포수, 독기 더 품었다.”

-‘혹독한 다이어트’ 유강남, 수비 발전 위해 살 뺀다
-“나는 20점짜리 포수, 수비 불안 인정한다.”
-“양의지·이재원 FA 대박 계약, 큰 동기부여 됐다.”

-“우승 반지 낀 강승호 정말 부러웠다, 나도 KS MVP 도전” 

 

LG 포수 유강남은 올겨울 혹독한 다이어트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수 수비 발전을 위한 유강남의 선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LG 포수 유강남은 올겨울 혹독한 다이어트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수 수비 발전을 위한 유강남의 선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확 티가 나나요?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이 몰라보게 날렵해진 턱선을 어루만졌다. 주위에서 살을 너무 많이 뺀 게 아니냐는 걱정을 들을 정도다. 이렇게 유강남이 비시즌 동안 감량 프로젝트에 나선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수비 불안을 떼기 위해서다.

 

타격에선 분명히 장족의 발전이 있었다. 유강남은 지난해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 126안타/ 19홈런/ 66타점/ 출루율 0.352/ 장타율 0.508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시즌 타율 3할과 시즌 20홈런은 아쉽게 놓쳤지만, 지난해 리그 포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리그 3위(3.68)에 오른 유강남이었다.

 

방망이와 달리 수비는 불안했다. 지난해 유강남은 폭투 60개와 포일 6개를 기록했다. 폭투는 리그에서 가장 많았고, 포일은 리그 4위 기록이었다. 폭투는 투수의 불안한 제구가 결정적인 요인이지만, 포수의 블로킹 능력과도 연관이 있다. 유강남도 자신의 수비를 향한 불안한 시선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유강남은 독기를 더 품었다. 게다가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이 난 포수 양의지(4년 125억 원)와 이재원(4년 69억 원)을 보며 ‘포수 유강남’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단 마음도 커졌다. 이를 악문 유강남이 조심스럽게 꺼낸 새해 목표는 한국시리즈 MVP였다. 자신을 ‘20점짜리 포수’로 평가 절하했지만, 우승 포수가 돼 ‘100점짜리 포수’로 거듭나고 싶은 게 유강남의 진심이었다.

 

아쉽게 놓친 20홈런, 그래도 유강남은 타격보다 수비를 먼저 얘기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홈런에 단 하나가 모자란 점은 아쉬웠지만, 장타율을 포함한 유강남의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좋아졌다(사진=엠스플뉴스) 유강남은 지난해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홈런에 단 하나가 모자란 점은 아쉬웠지만, 장타율을 포함한 유강남의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좋아졌다(사진=엠스플뉴스)

 

이게 누군가요. 처음엔 다른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웃음).

 

(턱선을 어루만지며) 살 빠진 게 확 티가 나나요? 10kg 가까이 뺐는데 주위에서 살이 너무 많이 빠진 게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1kg씩 빠지는 재미가 있습니다(웃음).

 

감량 비결이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식이요법을 가장 많이 신경 쓰죠. 하루 세끼는 먹는데 탄수화물 섭취량을 확 줄였어요. 쌀밥을 거의 안 먹고 닭 가슴살이랑 과일 위주의 식단을 짭니다. 군것질도 전혀 안 해요.

 

정말 강인한 의지네요.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가 있나요.

 

우선 제 마음을 다잡으려고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지난해 수비에서 안 좋은 지적을 많이 받았잖아요. 아무래도 몸이 무거운 것보단 가벼운 게 수비에서 좋으니까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비시즌과 캠프뿐만 아니라 올 시즌 내내 체중 유지에 힘쓸 계획이에요.

 

수비 얘기가 먼저 나왔지만, 방망이는 확실히 자리 잡은 모양새입니다. 최근 2년 연속으로 좋은 타격 성적을 거뒀어요.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예상보다 방망이가 잘 맞아서 깜짝 놀랐어요. 시즌 막판까지 꾸준함을 유지 못 한 건 아쉽습니다. 한 달여 정도를 헤맨 적이 있었죠. 타격에선 확실히 느낀 점이 많은 한 해였어요. 어떻게 기복을 줄이고 타격감을 유지할까 고민 중입니다.

 

특히 장타력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20홈런에 하나가 모자란 점이 아까웠어요.

 

(쓴웃음을 지으며) 물론 20홈런에 도달 못 한 건 아쉽죠. 하나를 남기고 기록에 신경 쓰다 보니 말린 느낌도 있었어요. 이제 와서 어쩔 수 없잖아요. 해마다 홈런을 더 많이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론 20홈런이 아니라 30홈런도 날릴 수 있단 마음가짐으로 임해야죠. 방망이 중심에 맞으면 저절로 장타로 연결돼요. 그런 상황을 더 자주 만들고 싶습니다.

 

타격 얘기에도 여전히 수비가 마음에 걸리는 눈치입니다.

 

올 시즌엔 타격 욕심은 진짜 없어요. 수비에서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방망이는 정말 좋아졌단 평가가 나오는데 수비는 오히려 퇴보했단 지적이 계속 나오잖아요. 동료들에게 우선 포수로서 수비가 성장했단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하는 듯싶습니다.

 

(입술을 굳게 깨물며) 제가 신뢰를 못 줬기에 그런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거잖아요. 그러면 저한테 문제가 있는 거죠. 저 자신을 냉철하게 평가하는 건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걸 극복 못 하면 거기까지밖에 안 되는 선수로 남겠죠.

 

양의지·이재원 FA 계약 본 유강남 “더 독기를 품었다.”

 

포수로서 퇴보하지 않고 해마다 발전하고 싶단 게 유강남의 마음가짐이다. 양의지와 이재원과 같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인정받고 싶단 뜻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포수로서 퇴보하지 않고 해마다 발전하고 싶단 게 유강남의 마음가짐이다. 양의지와 이재원과 같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인정받고 싶단 뜻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그렇다면 지금은 포수로서 자신에게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단호한 말투로) 포수로서 저는 20점밖에 안 돼요.

 

너무 짠 점수 아닙니까(웃음).

 

(고갤 내저으며) 50점을 채우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물론 내년에 잘하면 점수가 확 올라갈 순 있겠죠. 이제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 합니다. 아직도 제 자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끝이죠. 제가 주전이고 위라는 생각은 절대 안 해요. 스프링 캠프 때부터 다시 경쟁은 시작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팀 마운드 부진으로 주전 포수로서 실망감도 컸을 듯싶습니다.(LG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 5.32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불과 2017년엔 팀 평균자책이 1위(4.32)였잖아요. 갑자기 마운드 성적이 뚝 떨어지니 포수로서 책임감을 크게 느껴졌습니다. 너무 안 풀리더라고요. 물론 제가 부족했습니다. 투수들도 느끼는 게 많았으니까 올 시즌엔 팀 평균자책을 다시 상위권까지 끌어 올려야죠.

 

젊은 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지난해 기대보다 젊은 투수들이 부진했던 건 맞아요. 올 시즌엔 젊은 투수들의 기량이 올라와 베테랑 투수들과 같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옆에서 힘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해야죠.

 

그렇다면 새해엔 LG 마운드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솔직히 선발 마운드 걱정은 없어요. 타일러 윌슨은 명실상부한 리그 에이스 투수죠. 또 새로 영입된 케이시 켈리도 좋은 구위를 지닌 투수라고 들었어요. (차)우찬이 형은 말할 것도 없고, (임)찬규도 몸만 괜찮으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줄 친구죠. (김)대현이도 욕심이 많은 친구라 겨울에 정말 운동을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상대적으로 불펜진이 아쉬운 건 맞습니다. 불펜이 얼마나 잘 운영되느냐가 올 시즌 마운드의 관건이겠죠.

 

이번 겨울은 포수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양의지(NC 다이노스)가 4년 총액 125억 원으로 포수 FA(자유계약선수) 금액 신기록을 세웠어요. 이재원(SK 와이번스)도 4년 69억 원으로 팀에 잔류했고요. 같은 포수로서 자극이 될 만한 뉴스였습니다.

 

그런 소식을 들었을 때 동기부여가 엄청나게 됩니다. 포수가 상당히 중요한 포지션이고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잖아요. 이 정도 활약을 하면 이런 가치로 평가를 받겠다고 느꼈죠. 포수의 가치를 인정받는 듯해서 기뻤어요. 저도 저런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더 독기를 품게 됐어요.

 

얼마나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갈지 기대됩니다. FA 자격은 언제 취득하나요.

 

5년 정도 남은 거로 압니다. 해마다 퇴보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태극마크도 달고 싶죠.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 리그 최고의 포수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돈도 따라오지 않을까요(웃음).

 

강승호가 부러웠던 유강남 “최소 3등 목표, KS MVP 욕심난다.”

 

 

유강남이 25년을 기다린 LG의 묵은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유강남은 한국시리즈 MVP 목표를 조심스럽게 꺼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유강남이 25년을 기다린 LG의 묵은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유강남은 한국시리즈 MVP 목표를 조심스럽게 꺼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얘길 들을수록 포수를 향한 애착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포수가 체질이라고 보면 될까요.

 

처음부터 포수가 끌렸어요. 어릴 때부터 소리 지르고 파이팅을 불어 넣어주는 걸 좋아했습니다. 포수의 매력에 빠져서 지금까지 재밌게 하고 있죠. 포수 말고 다른 포지션을 생각한 적도 없어요. 정말 힘들고 할 게 많단 생각은 했어도 포수가 하기 싫단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3년 만의 가을야구도 새해 소망 가운데 하나일 텐데요.

 

2016년 가을야구가 진짜 재밌었죠.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를 못 하니 정말 심심했습니다. TV도 안 봤어요. 올 시즌엔 진짜 가을야구를 하고 싶어요. 빨리 시즌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선수들도 안달이 났어요. 최소 3등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1994년에 무얼 하고 있었나요.

 

두 살 아기였어요(웃음). 기억도 안 납니다.

 

25년 전 얘길 꺼낸 이유는 당연히 알겠죠.

 

당연하죠.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의 추억이니까요. 우승은 상상만 해도 기쁜 일입니다. 우승한다면 신천부터 코엑스까지 다 뒤집어지지 않을까요. 우승이 확정되는 공을 제가 받고 싶죠. 솔직히 한국시리즈 MVP도 욕심이 납니다(웃음).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듯싶습니다. 불과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던 강승호 선수는 SK로 이적해 곧바로 우승 반지를 꼈습니다.

 

게다가 전 (강)승호랑 룸메이트였잖아요. 자랑스러우면서 정말 부럽더라고요. 우승하고 저한테 바로 약 올리던데(웃음). 우승 기념으로 제가 맛있는 걸 사줬는데 승호는 우승 보너스를 받았다고 선물을 하나 사준 다네요. 올 시즌엔 제가 승호에게 우승 보너스로 선물을 사주고 싶습니다.

 

올 시즌 좋은 팀 성적을 위해선 지난해 두산 베어스전 열세(1승 15패)를 이겨내야 합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겠습니다.

 

시즌 막판엔 뭘 해도 지니까 진짜 열 받더라고요. ‘라이벌’ 팀에 그렇게 허무하게 지면 안 되잖아요. 사실 저도 두산전에서 실수를 많이 했죠. 마지막 1승 때 (차)우찬이 형의 완투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을 겁니다. 지난해 그런 수치심을 느꼈기에 2019년에 그런 일이 되풀이되진 않을 거예요. 이를 악물고 뛰겠습니다.

 

2019년을 유강남의 해로 만들 준비가 된 듯싶습니다.

 

해마다 하는 얘기지만, LG 팬들께서 제 수비가 안 좋다고 평가하시고 실망한 부분이 분명히 있잖아요. 올 시즌 팀 성적이 좋아지려면 저부터 달라져야 하고 더 발전해야 합니다. 기대하시는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유강남 하면 믿고 보는 포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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