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롯데, LG 감독으로 마운드 운영에 전문성 발휘한 양상문 감독

-풍부한 투수 자원 자랑하는 롯데, 양상문 감독과 시너지 효과 기대

-특급 마무리 손승락, 2018시즌 필승조, 풍부한 영건 자원까지 갖춰

-2011, 2012시즌 ‘양떼불펜’에 이은 ‘양떼불펜 시즌 2’ 기대

정상급 마무리 손승락을 주축으로 한 롯데 불펜과 양상문 감독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낼까(사진=엠스플뉴스)
정상급 마무리 손승락을 주축으로 한 롯데 불펜과 양상문 감독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낼까(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2019시즌, 롯데 자이언츠 ‘양떼불펜’ 시즌 2가 선을 보인다.

롯데 양상문 신임 감독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 전문가다. 그간의 성과가 말해준다. 롯데 사령탑을 맡은 2004년, 전년도 리그 최하위였던 팀 평균자책(5.01)을 4위(4.22)까지 끌어올리며 역량을 입증했다. 이듬해에도 팀 평균자책 4.31로 4위를 차지했고, 팀 순위도 5위(8개 팀)로 끌어올려 5년 만의 ‘탈꼴찌’를 달성했다.

LG 사령탑을 맡은 뒤에도 마운드 운영만큼은 성공적이었다. 2014시즌 팀 평균자책 3위, 2015시즌 2위를 차지했고 2017시즌엔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도 4.32의 팀 평균자책으로 리그 1위를 달성했다. 기존 투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 양 감독이다.

이런 양 감독이 친정 롯데와 다시 만났다. 감독으로서는 2005년 이후 14년 만이고, 투수코치 시절까지 합하면 2010년 이후 9년 만의 재회다. 2018시즌 마운드 붕괴로 포스트시즌 탈락 아픔을 맛본 롯데는 ‘투수 전문가’ 양상문 감독의 역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7시즌 필승조+2018시즌 뉴 필승조+영건=양떼불펜 시즌 2 탄생

양상문 감독은 롯데의 풍성한 투수 자원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양상문 감독은 롯데의 풍성한 투수 자원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2018시즌 롯데는 주축 투수들의 줄부상과 외국인 투수 부진 속에 리그 7위에 그쳤다. 2017시즌 리그 3위(4.57)였던 팀 평균자책은 2018시즌 8위(5.41)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는 전혀 걱정이 안 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 마운드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풍성한 선수 자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펜은 2018시즌 총체적 마운드 난조 속에서도 평균자책 5.05(3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철벽 마무리 손승락을 중심으로 구승민, 오현택, 진명호 등 필승 4인조가 뒷문을 튼튼하게 걸어 잠갔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은 4.58로 삼성(4.44)에 이은 리그 2위였다. 여전히 믿음직한 롯데 불펜이다.

이미 롯데는 2017시즌에도 불펜 평균자책 4.61(3위)로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낸 바 있다. 눈여겨볼 점은 2017시즌 롯데 불펜의 주역과 2018시즌 주연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7시즌 당시엔 마무리 손승락을 축으로 박진형, 배장호가 주축 불펜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만약 2017시즌 불펜 주역들과 2018시즌 새 필승조가 동반 활약을 해준다면, 롯데 마운드는 선발이 5회까지만 던져도 충분할 정도로 막강한 진용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홍성민, 9월 이후 13경기 평균자책 1.41로 반등 가능성을 보여준 윤길현까지 있어 롯데 불펜진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상황이다.

양상문 감독은 엠스플뉴스와 인터뷰에서1군에서 제대로 던질 수 있는 투수 숫자가 정말 많다한 달마다 투수들을 돌아가며 던지게 해도 빈틈이 없을 정도라는 말로 두터운 롯데 마운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양 감독이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양 감독은 “어깨가 싱싱한 젊은 투수들이 많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1군 경험을 쌓을 시즌이 될 것 같다”며 “윤성빈·김건국·장국헌·이승헌·정성종·차재용·최하늘 등이 정말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이 가운데 김건국, 정성종은 이미 지난 시즌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들이다.

여기다 2019시즌 신인 투수들도 1군 무대에서 통할 만한 잠재력이 충분하다. 양 감독은 “LG 단장 재임 시절 마음에 둔 투수들이 롯데로 왔더라”며 당시 장충고 김현수를 뽑고 싶었는데 롯데가 먼저 뽑았고, 부산고 박진은 고졸 신인답지 않은 싸움꾼이다. 1차 지명 서준원은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한 선수라고 호평했다.

만약 이들 젊은 투수 가운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1군 전력으로 성장하는 투수가 나온다면, 안 그래도 두터운 롯데 마운드는 더욱 풍성한 선수층을 자랑하게 된다. 양 감독은 풍부한 물량을 바탕으로 ‘오프너’ 전략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첫 번째 투수 바로 뒤에 붙여 기용할 인원이 충분하다”는 게 오프너 전략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과거 롯데는 양승호 감독 시절 ‘양떼불펜’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당시 임경완, 이명우, 최대성, 김성배, 강영식, 김사율 등 '리그 정상급'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투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투수 운영을 선보였고, 이대호가 빠진 가운데서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이번 시즌은 2011년, 2012년보다 더 좋은 환경이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손승락이 건재하고, 강속구를 던지는 영건 투수들이 즐비하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게 아니라 질적으로도 다른 구단에서 탐낼 만한 불펜 자원이 넘쳐난다. '필승조'로 투입할 만한 투수 숫자만 6, 7명은 된다. 다시 만난 양상문과 롯데가 만들어갈 ‘양떼불펜 시즌 2’를 기대하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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