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번이 아닌 89번’ KIA 타이거즈 앤서니 르루 코치
-팀 적응과 외국인 도우미 역할 맡고자 오키나와 캠프 합류
-“KIA와 동료, 한국 음식, 그리고 KIA 팬들이 모두 그리웠다.”
-“선수들이 즐겁게 운동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KIA 앤서니 르루 코치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팀 적응과 더불어 외국인 선수 도우미 역할까지 맡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KIA 앤서니 르루 코치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팀 적응과 더불어 외국인 선수 도우미 역할까지 맡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오키나와]

2월 14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연습 경기를 펼치고자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오전 일찍 야구장에 도착했다. 선수단 사이에서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얼굴이 보였다. 이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돌아온 KIA 앤서니 르루 코치였다.

앤서니 코치는 현역 시절인 2012년 KIA에 입단해 두 시즌 동안 62경기 등판 11승 16패 21세이브 평균자책 3.94 119탈삼진 82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2012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한 앤서니 코치는 2013시즌엔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팀의 뒷문을 지켰다.

현역 시절 등번호인 44번이 아닌 8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앤서니 코치는 선수들과 섞여 몸을 풀기 시작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인 몸풀기에 나섰던 앤서니 코치였다. 앤서니 코치는 올 시즌 입단한 새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와 짝을 이뤄 스트레칭까지 소화했다.

사실 앤서니 코치의 보직은 육성군 코치다. 타이완 2군 캠프나 함평 챌린저스 필드가 아닌 오키나와 1군 캠프로 앤서니 코치가 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팀 분위기 적응과 더불어 올 시즌 처음 한국으로 온 외국인 선수들에게 도우미 역할을 해주기 위한 까닭이었다. 앤서니 코치는 1군 선수단과 캠프 중·후반까지 시간을 보낸 뒤 타이완 2군 캠프로 이동할 계획이다.

앤서니 코치 “현역 시절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만들고 싶다.”

앤서니 코치(왼쪽)가 새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오른쪽)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앤서니 코치(왼쪽)가 새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오른쪽)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2월 14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연습 경기 전 엠스플뉴스와 만난 앤서니 코치는 한국 최고의 팀인 KIA 유니폼을 다시 입게 돼 영광이다. 현역 선수로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이제 내 나이(1982년생)도 많다(웃음). 내게 특별한 팀인 KIA의 제안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은퇴 결정을 내렸다. 내가 뛰었던 팀이라 아는 사람들도 많다. 김상훈 배터리코치와 같이 선수 생활을 같이 보낸 코치들도 있어 적응이 수월하다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소감을 전했다.

앤서니 코치는 현역 시절 함께 그라운드에서 뛴 동료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앤서니 코치는 “양(양현종)도 정말 보고 싶었다. 또 (김)선빈과 29번 히터(나지완), 서드 베이스맨 가이(이범호), 퍼스트 베이스맨 가이(김주찬)도 나에게 잘해줬기에 그리웠다. 김상훈 코치와는 라커룸에서 만나 선수 시절 때 했던 몸을 서로 부딪치는 세이브 세리모니를 했다”며 웃음 지었다.

물론 한국 자체도 그리웠다. 앤서니 코치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깨끗한 도시인 광주가 항상 그리웠다. (한국어로) 새O을 식당, 열무국수, 양념 갈비 다 맛있어요(웃음). 무엇보다 우리 KIA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다시 듣고 싶었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앤서니 코치는 선수들이 즐겁게 운동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지도자가 목표였다. 앤서니 코치는 “선수들이 즐기며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선수가 먼저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게 내 목표다. 코치로서 무조건 엄격하게 대하는 것보단 친근하게 다가서겠다”며 고갤 끄덕였다.

앤서니 코치는 현역 시절 못 해본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도자로서 돕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앤서니 코치는 아들과 딸까지 포함해 모든 가족이 큰 기대를 하고 한국에 왔다. 얼른 KIA 팬들의 함성을 듣고 싶다. 올 시즌 코치와 선수들이 함께 똘똘 뭉쳐 현역 시절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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