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등판을 5이닝 무실점으로 장식한 채드 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시범경기 첫 등판을 5이닝 무실점으로 장식한 채드 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호잉 절친’ 채드 벨과 ‘로맥 절친’ 다익손이 KBO리그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나란히 무난한 피칭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3월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시범경기. 이날 양 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채드 벨과 브록 다익손을 나란히 선발로 내세웠다.

채드 벨은 한화가 지난해 활약한 키버스 샘슨-데이비드 헤일과 재계약하는 대신 워윅 서폴드와 함께 영입한 좌완투수. 다익손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메릴 켈리의 대안으로 SK가 영입한 우완이다. 채드 벨은 기존 한화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의 절친으로 알려졌고, 캐나다 출신인 다익손도 국가대표팀 시절 동료였던 제이미 로맥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결과적으로 이날 두 선수 다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채드 벨은 SK 강타선을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5대 3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 68개를 던질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은 3개를 잡는 깔끔한 피칭을 펼쳤다. 다익손도 4이닝 동안 59구만 던지면서,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먼저 채드 벨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채드 벨은 2회초 선두타자 제이미 로맥에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한동민을 곧장 2루쪽 땅볼 병살타로 잡아 주자를 지운 뒤, 이재원을 범타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3회엔 2사후 박승욱의 땅볼 때 1루수 이성열의 실책이 나왔고, 도루로 득점권까지 허용했지만 노수광을 중견수 뜬공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에도 2사후 로맥의 볼넷과 도루가 나왔지만 실점 없이 막았고, 5회에도 선두 이재원의 안타 뒤 최 항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이날 피칭을 마쳤다.

채드 벨은 최고 147km/h의 패스트볼과 144km/h의 투심을 위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보다는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가 많았다. 이에 대해 채드 벨은 “체인지업에는 자신이 있어, 슬라이더를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일본 연습경기에선 스피드건에 최고 148km/h까지 기록했지만, 이날은 대부분의 공이 140km/h 초중반대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149km/h짜리 제구 안 된 공보다는 144km/h짜리 제구된 공이 위력적”이라며 “구속보다는 제구, 코너에 정확하게 던지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그는 “우리 팀 수비가 좋아 믿고 던졌다”며 “선발투수로서 공격적, 효율적 투구로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게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한편 다익손도 1회와 2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특히 2회엔 2미터대 장신에서 내리꽂는 빠른 볼로 김태균과 양성우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기도 했다.

3회엔 다소 흔들렸다. 하주석의 안타, 최재훈의 2루타로 선취점을 준 뒤 강경학에 볼넷까지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한화 상위타선인 이용규-송광민-호잉을 차례로 외야 뜬공으로 처리해 추가 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4회엔 다시 안정을 찾았다. 김태균-이성열-양성우를 3연속 내야 땅볼로 잡고 삼자범퇴. 정해진 임무를 마친 다익손은 5회부터 채병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염경엽 감독은 시범경기 동안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 투구수를 정규시즌 준비에 차질 없이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익손은 시범경기 다음 등판에서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한 뒤 정규시즌을 맞이할 전망이다.

스카우팅 리포트상으로는 150km/h 강속구를 자랑한다고 알려진 다익손이지만, 다소 쌀쌀한 날씨 탓인지 이날은 기대만큼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최고 145km/h에 대부분의 볼이 140km/h 초반에 그쳤다. 하지만 높은 데서 내리꽂는 패스트볼을 축으로 커터,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가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피칭을 했다.

다익손은 경기 후 “오늘 몇 가지를 시도해봤는데, 느낌이 좋다. 포크볼도 던져보고, 세트 포지션에서의 딜리버리나 타이밍 등을 신경쓰면서 던졌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컨디션도 끌어 올리면서 개막전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많은 외국인 선수가 처음 KBO리그에 와서 야구 스타일, 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점에서 채드 벨과 다익손은 아주 유리한 조건을 갖춘 선수들이다. 채드 벨에게는 호잉이, 다익손에겐 로맥이 한국 무대 선배이자 절친으로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한국 입국 뒤 첫 등판에서 나란히 좋은 피칭을 선보인 두 투수의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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