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 한국 야구 적응 중
-“롯데행은 나 자신과 가족 위한 최고의 결정이다.”
-“수비 자부심 분명히 느낀다, 출루율과 도루로도 힘 보탤 것”
-“오래 기다린 롯데의 KS 우승, 올 시즌이 바로 우승 적기다.”

롯데 새 외국인 타자 아수아헤는 안정적인 2루수 수비 및 활발한 테이블 세터로 활약해주길 기대받는다. 아수아헤 자신도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롯데 새 외국인 타자 아수아헤는 안정적인 2루수 수비 및 활발한 테이블 세터로 활약해주길 기대받는다. 아수아헤 자신도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생각보다 체격이 훨씬 작네요.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처음 만나면 대부분 나오는 반응이다. 실제로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왜소한 편에 속하는 아수아헤다. 아수아헤의 공식 프로필에 적힌 체격은 175cm·72kg이다. 외국인 타자하면 흔히들 상상하는 우락부락한 팔 근육과 위압적인 체격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
외국인 거포를 기대한 팬들은 고갤 갸우뚱거릴 수 있다. 하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은 ‘아수아헤’라면 그 어떤 외국인 야수들보다 팀에 더 잘 어울리는 선수다. 2루수 테이블 세터로서 공-수-주 만능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아수아헤인 까닭이다. 롯데 양상문 감독도 아수아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캠프 동안 아수아헤를 지켜본 양 감독은 (아수아헤가) 우리 팀이 원하는 훌륭한 수비 실력을 보여줬다. 내야진을 충분히 리드할 만한 능력을 지닌 선수다. 타석에선 아수아헤가 손아섭과 함께 테이블 세터진을 형성해 공격의 물꼬를 틀어줘야 한다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수아헤에게 더 큰 기대감을 거는 이유는 ‘절박함’이다. 보통의 절박함은 분명히 아니다. 베네수엘라 출신 아수아헤는 은퇴를 앞둔 부모를 부양하고, 여자 친구와의 미래를 위해서 롯데행을 선택했다. 롯데에서 성공 여부에 가족의 생계가 달린 셈이다. 새 팀에서의 첫 스프링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아수아헤의 한국 무대 성공 의지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생계를 위해 야구하는 아수아헤의 절박함

아수아헤(오른쪽)는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을 강하게 열망했다. 한국 야구와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아수아헤는 인성과 예의범절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타격 훈련을 다 끝낸 뒤 젊은 야수들과 함께 공을 직접 주워 정리한 아수아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아수아헤(오른쪽)는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을 강하게 열망했다. 한국 야구와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아수아헤는 인성과 예의범절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타격 훈련을 다 끝낸 뒤 젊은 야수들과 함께 공을 직접 주워 정리한 아수아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길었던 스프링 캠프가 끝나고 이제 시범경기에 돌입했다.
한국 팀에서의 첫 스프링 캠프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모든 구성원이 나를 따뜻하게 환영해줘 좋았다. 한국 야구와 한국 문화에도 잘 적응했다. 생각보다 날씨가 조금 추웠던 것 빼곤 괜찮았다.
한국과 미국 스프링 캠프의 차이점을 느꼈나.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동거리가 꽤 있었단 게 달랐다. 미국 캠프는 한 시설에서 두 달여 동안 계속 훈련한다. 한국 캠프에선 타이완부터 시작해 일본을 들렀다 한국까지 왔으니까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야구를 맛보게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 야구에 적응하고자 한다. 이제 한국 투수들의 공을 점차 알아가는 단계다. 미국 투수들과 스타일이 다르니까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시즌 개막전이 다가오는 게 설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고 있었다. 갑자기 KBO리그 도전과 롯데 유니폼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롯데 이적은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최고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를 부양하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이 절실하다. 뛰는 무대가 바뀌는 것도 기분 좋은 변화라고 본다. 롯데가 나에게 한국 야구 도전 기회를 준 건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한국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도전은 무엇일까.
‘거창한 도전’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한 단계씩 나아가겠다. 한국 야구와 문화에 적응하는 게 먼저다. 그리고 항상 자신감을 느끼며 그라운드로 나가고, 팀 분위기와 팀 동료에 적응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비 때 협력하는 야수들끼리 소통이 있어야 한다. 또 내야수뿐만 아니라 우익수 손아섭과도 좋은 호흡이 필요하다.
주장 손아섭과 꽤 친해진 거로 안다.
손아섭은 훌륭한 ‘캡틴’이자 위대한 선수다.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KBO리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동시에 대단한 기록을 보유한 타자가 손아섭이다. 손아섭에게 한국 투수를 상대할 전략에 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오래 기다린 롯데의 KS 우승, 올 시즌이 우승 적기다.”

아수아헤는 테이블 세터 위치에서 출루율에 중점을 두겠단 각오를 전했다(사진=롯데)
아수아헤는 테이블 세터 위치에서 출루율에 중점을 두겠단 각오를 전했다(사진=롯데)

양상문 감독을 포함한 많은 구단 관계자가 아수아헤의 수비 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더라.
나는 수비 실력에 관한 자부심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 물론 타격에서 나오는 숫자만큼 수비가 매력적인 건 아니다. 하지만, 야구는 상대의 타구를 잘 막아야 이기는 스포츠다. 수비 하나만큼은 자신감이 넘친다.
타석에선 손아섭과 함께 테이블 세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홈런보다 출루에 더 집중해야 할 분위기다.
어떤 타순에 들어가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타석에서 보여줄 내 자세와 성향은 무슨 위치라도 변함이 없다. 우선 리드오프로 나가게 된다면 중심 타선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출루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타석에 들어서겠다.
주루에서도 거는 벤치의 기대가 크다. 팀 내에서 주력이 가장 빠르지 않나.
팀 안에서 내가 가장 빠른 선수는 아마 아닐 거다(웃음). 나보다 더 잘 뛰는 동료들이 있다. 물론 1루로 나간다면 언제든지 뛸 준비를 하겠다. 적극적인 도루 시도도 내 옵션이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장 간절한 팀이다.
해마다 팀 우승을 목표로 야구하고 있다. 우리 롯데만큼 잘하는 팀도 많지만, 그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승하도록 돕는 게 내가 할 일이다. 당연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 1992년이다. 알고 있었나.
(고갤 끄덕이며) 얘길 들었다. 오랜 기간 롯데가 종종 아깝게 포스트 시즌에서 떨어진 거로 안다. 솔직히 마지막 우승이 너무 오래전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올 시즌이 그토록 오래 기다린 우승을 달성할 시기다. 우리 팀은 분명히 해낼 수 있다.
롯데 팬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그만큼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여긴 프로의 세계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당연히 따라오는 압박감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항상 최선을 다한다면 팬들도 응원의 목소리를 더 높여줄 거다.
사직구장에서 얼른 롯데 팬들의 응원을 듣고 싶겠다.
롯데 팬들이 이미 보내주신 응원도 감사하다. 사직구장에서 얼른 팬들과 만나고 싶다. 팬들의 응원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롯데 팬들의 열정적인 성원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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