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쾌청한 날씨 속 ‘탄탄대로’ 캠프 마무리
-선발 마운드 재편성한 롯데 ‘4선발’ 장시환, ‘5선발’은 1+1 전략
-포수진 성장 절박한 롯데, 안중열에게 먼저 기대 건다
-내야진 재배치 완료, 이젠 ‘사직 여포’가 돼야 할 한동희

롯데 양상문 감독은 그 어느때보다도 만족스러운 스프링 캠프를 보내고 시범경기를 맞이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롯데 양상문 감독은 그 어느때보다도 만족스러운 스프링 캠프를 보내고 시범경기를 맞이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말 그대로 ‘탄탄대로’다. 모두 다 집을 나가 날씨로 고생일 때 롯데 자이언츠는 아무 걱정 없이 타이완 스프링 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시즌 구상도 큰 문제가 없이 척척 진행되는 분위기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부임 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팀의 숙원을 꼭 풀겠다고 다짐했다. 대박 시나리오는 이미 작성됐다.

‘그저 믿어야 했던’ 장시환, 시범경기 첫 등판 쾌투로 응답

이제야 알을 깰 수 있을까. 이제 불펜이 아닌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장시환은 시범경기 첫 등판을 훌륭하게 소화했다(사진=롯데)
이제야 알을 깰 수 있을까. 이제 불펜이 아닌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장시환은 시범경기 첫 등판을 훌륭하게 소화했다(사진=롯데)

가장 큰 고민이었던 선발 마운드의 윤곽이 나왔다. 외국인 투수진 브룩스 레일리와 제이크 톰슨을 필두로 김원중과 장시환이 3·4선발을 맡는다. 나머지 5선발 자리를 두고 ‘1+1’ 기용 전략이 이뤄질 전망이다. 윤성빈과 김건국, 박시영과 송승준 이렇게 네 명이 두 조로 나뉜 뒤 번갈아 가며 등판해 5선발 자리를 메울 계획이다.

양상문 감독은 풍부한 팀 마운드 가용 자원에 관한 자신감을 충분히 내비쳤다. 양 감독은 우선 김원중은 지난해 선발 마운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기에 걱정이 없다. 선발로 전환한 장시환은 그저 믿는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건 5선발 자리다. 2명씩 번갈아 가며 한 경기를 맡을 계획인데 체력 관리에 있어선 분명히 장점이 있다. 반대로 불규칙적인 등판 상황에 대해서 선수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모든 걸 다 챙겨줄 순 없다. 시즌 시작은 이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양 감독이 ‘그저 믿을 수밖에 없다’고 한 장시환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쾌투를 펼쳤다. 장시환은 3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6탈삼진 4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장시환의 속구 최고 구속은 146km/h였다. 불펜이 아닌 선발 투수로서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장시환의 하루였다.

‘2%’ 부족한 롯데 타선을 채울 안··김의 성장

경쟁자들 사이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와 리드를 뽐내는 안중열이 개막전 포수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크다(사진=롯데)
경쟁자들 사이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와 리드를 뽐내는 안중열이 개막전 포수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크다(사진=롯데)

투수들의 뒤를 받쳐줄 포수진 육성도 큰 과제다. 지난해 주전 포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떠난 자리를 메우는 건 미해결 난제로 남은 상태다. 올 시즌에도 주전 포수 자리를 놓고 스프링 캠프부터 무한 경쟁이 펼쳐졌다. 안중열·나종덕·김준태 등이 시범경기에서도 번갈아 가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는 선수는 안중열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긴 공백 기간을 보내고 지난해 후반기 돌아온 안중열은 포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상문 감독은 아무래도 수비가 가장 앞서는 (안)중열이를 시즌 초반에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나)종덕이와 (김)준태도 캠프 동안 기량이 크게 발전했다. 특히 종덕이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엄청나게 많이 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더라. 지적받던 약점을 충실히 보강했다며 고갤 끄덕였다.

사실 롯데 타선은 포수 타순을 제외하고도 막강한 화력을 자랑할 수 있다. 롯데 포수 자리에선 기본적인 수비와 투수 리드만 잘 소화해줘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롯데 최기문 배터리코치도 캠프 내내 포수들의 수비 기본기 향상에 공을 들였다. 올 시즌 숙원을 풀기 위해선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포수진의 성장이 필수다.

이젠 ‘사직 여포’가 돼야 할 한동희

지난해 못다 보여준 잠재력을 올 시즌에서 꼭 보여줘야 할 한동희다(사진=롯데)
지난해 못다 보여준 잠재력을 올 시즌에서 꼭 보여줘야 할 한동희다(사진=롯데)

마지막으로 내야진의 재구성도 완료했다. 양상문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2루수, 신본기를 유격수에 고정하며 주전 키스톤 콤비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자랑하는 아수아헤와 수비 포지션이 고정된 신본기가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줄 거로 기대되는 분위기다.

가장 혼돈에 쌓인 내야 자리였던 3루수는 한동희가 한 발짝 앞서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1군에서 기대만큼 기량을 펼치지 못한 한동희는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펼치겠단 각오다. 전병우는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양 감독은 한동희의 수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3루수로 꾸준히 출전한다면 공격력도 충분히 발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여기에다 이대호와 채태인이 돌아가며 1루수와 지명타자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면 말 그대로 ‘대박 시나리오’다. 전준우·민병헌·손아섭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외야진은 말해야 입이 아플 정도다. 물론 해마다 ‘올 시즌은 다르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이번만큼은 캠프 시작부터 운이 따르는 ‘탄탄대로’다. 정규시즌을 맞이하는 느낌 자체는 분명히 좋다. 더그아웃 현장의 자신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분위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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