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강백호와 LG 트윈스 정우영, 서울고 1년 선·후배이자 동갑내기 친구

-시범 경기에서 다시 만난 강백호가 건넨 말 “나처럼 너도 신인왕 받아”

-20일 시범 경기 첫 맞대결, 결과는 내야안타…우천 노게임으로 무효

-2년 연속 서울고 출신 신인왕 가능할까

LG 트윈스 신인 정우영과 KT 위즈 신인왕 강백호(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신인 정우영과 KT 위즈 신인왕 강백호(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수원]

2018 신인왕 출신 외야수 강백호, 2019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 서울고등학교 선·후배이자 절친한 친구인 두 선수가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서 만났다. 경기 중반 쏟아진 폭우에 무효가 되긴 했지만, 정식 경기에서 처음 맞대결할 기회도 가졌다.

3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시범 경기 최종전. 이날 KT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강백호에게 같은 서울고 출신인 LG 신인 사이드암 정우영 얘길 꺼냈다. “저보다 1년 후배지만, 나이는 동갑이에요. 친구로 지내는 사이입니다.” 강백호가 들려준 얘기다.

1999년생 강백호는 2018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지난 시즌 KT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정우영은 같은 1999년생이지만 중학교 때 유급 경력이 있어, 1년 뒤인 올 시즌 프로에 입단했다.

강백호는 정우영에 대해 처음엔 형, 동생이다가 나중엔 친구가 됐다고 했다. 정우영도서로 친해지면서 말을 놓았다. 백호가 먼저 말을 놓으라 했다. 자기가 불편하다고 하더라. 지금은 친한 친구 사이라 했다.

정우영 “백호는 주눅드는 법이 없다” 강백호 “나처럼 너도 신인왕 받아”

올 시즌 유독 대어급 신인이 많은 프로야구. 정우영도 1군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받는 신인이다. 190cm의 큰 키에 140km/h대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으로 자신있게 꽂아넣는 게 정우영의 장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올 시즌 유독 대어급 신인이 많은 프로야구. 정우영도 1군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받는 신인이다. 190cm의 큰 키에 140km/h대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으로 자신있게 꽂아넣는 게 정우영의 장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정우영은 19일 KT 경기장에 도착해 바로 강백호부터 찾았다. 한때 서울고 유니폼을 입고 고교 무대를 호령하던 둘이 이제는 프로 팀의 유니폼을 입고 상대팀으로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같이 커피도 마시고 치킨도 먹었어요. 프로 와서 다시 만나니까 반갑더라구요. 착한 친구에요.” 강백호의 말이다.

정우영도 프로에서 다시 만난 강백호가 반갑긴 마찬가지. “백호가 프로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렇게 프로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게 재밌어요. 비록 같은 팀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요.” 정우영이 활짝 웃으며 들려준 말이다.

강백호는 지난해 역대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홈런(29홈런)을 때려내며 일약 KT의 간판스타로 올라섰다. 일생 한 번뿐인 최우수 신인상도 차지했다. 1년 후배 정우영도 올 시즌 LG 1군 즉시 전력감 신인으로 큰 기대를 받는 중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캠프 막바지 인터뷰에서 “정우영이 캠프 기간 호투를 펼쳤다. 5선발 후보 중에 하나”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어쩌면 2년 연속 서울고 출신 신인왕도 기대해볼 만하다.

정우영의 생각은 어떨까. 정우영은 “백호가 프로에서 잘할 줄 알았다”며 “아직은 백호가 나보다 위”라고 칭찬했다. “백호는 원래가 주눅 들거나 하는 법이 없어요. 자기가 갖고 있는 플레이를 다 보여주거든요.”

강백호는 정우영의 신인왕 도전을 응원한다. 정우영은 백호가 어제 만났을 때 내게 ‘나도 신인왕 받았으니까, 너도 신인왕 받아’ 덕담을 해줬다가능할지는 시즌 때 돼봐야 알 것 같다. 제일 신경 쓰이는 경쟁자는 두산 베어스 김대한이라 했다.

20일 시범 경기에서 강백호와 정우영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 정식경기 맞대결 기회도 가졌다. 정우영은 "백호는 고교 때 청백전, 라이브 배팅할 때 상대해본 게 전부”라며 “안타를 맞은 기억은 없다”고 했다. 강백호는 “고교 때는 포지션이 포수다 보니 우영이 공을 잡아볼 기회가 있었다. 공이 정말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둘의 맞대결은 LG가 3대 0 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이뤄졌다. 볼카운트 2-0에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약 26분간 중단됐던 경기가 재개되자, LG 류중일 감독은 강백호 상대로 선발 임찬규를 내리고 정우영을 투입했다.

첫 공은 스트라이크, 2구째는 볼. 3-1에서 던진 세번째 공을 강백호가 받아 쳤고, 투수 정우영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굴러가 내야안타가 됐다. 어느 한쪽의 승리라고 하기엔 애매한 결과. 이어진 멜 로하스의 우중간 2루타로 1루 주자(대주자 송민섭)가 홈에 들어와, 정우영은 시범경기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강백호와 정우영의 첫 대결은 얼마 안 가 무효가 됐다. 5회초 LG 공격이 끝난 뒤 다시 폭우가 쏟아지면서 우천 노게임. 서울고 친구이자 선·후배의 진짜 맞대결은 정규시즌 때를 기약하게 됐다.

정우영은 백호처럼, 저 역시도 야구장에 오면 좀처럼 주눅드는 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백호랑 나는 비슷한 스타일이라 했다. 이어 상대가 누구든 작아지는 기분이 들기보단 오기가 생긴다. 더 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 타자를 신경쓰기 보단, 포수 유강남 형만 보고 온 힘을 다해 내 공을 던질 것이라 각오를 다졌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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