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새 외국인 투수 다익손, 최종 점검 무사히 완료
-‘투구 자세 회귀’ 손 혁 코치 조언 수용한 다익손의 오픈 마인드
-“로맥의 조언으로 한국행 선택 부담감을 미리 덜 수 있었다.”
-“내가 지닌 능력으로 켈리의 빈자리 충분히 메울 수 있다.”

SK 새 외국인 투수 다익손이 시범경기 최종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얻었다. 정규시즌 개막을 향한 예열을 마친 다익손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K 새 외국인 투수 다익손이 시범경기 최종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얻었다. 정규시즌 개막을 향한 예열을 마친 다익손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는 여전히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한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이탈이다. SK는 켈리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우완 투수 브록 다익손을 영입했다.

다익손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1994년생’, ‘205cm’, ‘캐나다 출신’이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제이크 톰슨과 함께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어린 외국인 선수인 다익손은 올 시즌 KBO리그 선수들 가운데 가장 큰 203cm의 신장에서 나오는 강력한 속구가 장점이다. 게다가 다익손은 같은 캐나다 출신인 팀 동료 제이미 로맥의 강력한 추천으로 한국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사실 다익손은 시즌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다익손은 스프링 캠프 직전 더 좋은 구위를 위해 투구 자세를 살짝 바꿨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구위 약화와 제구 불안으로 이어지며 주위의 우려를 자아냈다. 다행히 다익손의 ‘오픈 마인드’가 빛을 발했다. 코치진의 조언대로 투구 자세를 원래대로 바꾼 다익손은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구단이 원했던 안정감을 선보였다. 켈리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다익손의 각오를 엠스플뉴스가 직접 들어봤다.

다익손의 ‘오픈 마인드’, 투구 자세 회귀 조언 받아들였다

다익손은 스프링 캠프 합류 직전 투구 자세를 바꿨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다익손은 다시 예전 투구 자세로 돌아왔다(사진=SK)
다익손은 스프링 캠프 합류 직전 투구 자세를 바꿨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다익손은 다시 예전 투구 자세로 돌아왔다(사진=SK)

정규시즌을 앞두고 정말 기분 좋은 결과가 나왔다. 시범경기 최종 등판(3월 20일)에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 상대였던 두산 베어스 타자들을 5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정규시즌 개막 전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투구 느낌이 괜찮았다. 무엇보다 투구 자세에 변화를 시도한 결과가 좋았다.

손 혁 투수코치의 말에 따르면 투구 시 왼발을 내딛는 위치를 왼쪽으로 다시 옮겼다고 들었다.

코치와 계속 소통하며 투구 자세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나도 고치려는 의지가 있었기에 투구 내내 신경을 많이 썼다. 확실히 팔의 백스윙이 향상된 느낌이다.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도 자주 나왔다.

(손 혁 코치는 “다익손이 캠프 합류 전 구위를 향상하려는 마음에 투구 자세를 살짝 바꾸고 왔었다. 결과적으로 이 변화가 독이 됐다. 우리가 영상으로 봤던 2017년과 2018년 다익손의 구위가 아니었다. 예전 영상과 회전수 데이터 등을 보여주며 다익손을 설득했고, 선수 자신이 이를 받아들였다. 보통 자존심이 강한 외국인 선수들에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원래 투구 자세로 돌아오자 우리가 생각했던 그 구위가 돌아왔다”고 귀띔했다)

기존 변화구뿐만 아니라 새롭게 시도 중인 포크볼 구사도 눈에 띠였다.

포크볼이 스트라이크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포크볼 구사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세트 포지션에서의 투구 자세와 타이밍 등을 신경 쓰며 던졌는데 이것도 만족스러웠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구속 증가 필요성을 언급했다. 감독 말로는 147km/h는 오늘 등판에서 나와야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오늘 속구 최고 구속이 147km/h가 찍혔다.

손에서 공이 빠져나오는 느낌이 좋았다. 결과적으로 구속도 잘 나온 듯싶다.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구속이 올라오는 흐름이 다소 늦긴 하지만, 점점 좋아지는 상황이다. 시즌에 돌입한 뒤엔 감독님의 기대만큼 구속이 더 오를 거로 기대한다.

다익손 SK행을 이끈 로맥의 조언 “부담감 미리 덜었다.”

다익손(왼쪽)은 산체스(오른쪽)와 리그 최강 선발진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길 원했다. SK도 켈리의 빈자리를 다익손이 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사진=SK)
다익손(왼쪽)은 산체스(오른쪽)와 리그 최강 선발진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길 원했다. SK도 켈리의 빈자리를 다익손이 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사진=SK)

사실 1994년생의 젊은 나이에 한국행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고갤 끄덕이며) 한국 야구에 진출하는 선택이 쉬운 결단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데뷔가 늦어지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고향인 캐나다와 한국 간의 거리가 정말 멀지 않나. 다행히 팀 동료 로맥과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한국 야구에 관한 얘길 자주 했다. 그래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미리 덜 수 있었다. 문제없이 시즌을 잘 준비했기에 나도 기대가 된다.

이전까지 한국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

사실 한국에 관해 잘 몰랐다. 그나마 2012년 주니어 월드 챔피언십 대회 참가로 2주 동안 한국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앞서 말했듯 로맥을 통해 한국 야구 정보를 많이 얻었다.

로맥에게 어떤 조언을 듣고 있나.

로맥이 자주 조언을 건네는데, 특정한 말보단 직접 같이 느끼는 게 좋더라. 스프링 캠프와 시범경기를 같이 보내며 한국에서 어떻게 즐거운 야구를 하는지 배우고 있다. 야구를 즐기는 로맥을 보며 느끼는 긍정적인 영향도 분명히 있다.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의 차이점이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팬들의 관전 문화가 가장 크게 느껴진다. 미국에선 팬들이 앉아서 조용하게 즐기는 스타일인데 한국에선 팬들이 일찍 경기장을 찾아와 크게 소리치며 응원한다. 나는 처음 경험하는 문화라 인상적이었다. 공인구는 큰 차이를 못 느꼈다. 스트라이크 존은 어떤 성향인지 계속 탐색하는 과정이다.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조금씩 다른 느낌이다.

“로맥과 함께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

한국 야구에 점차 적응하는 다익손(왼쪽)은 올 시즌 많은 이닝 소화와 2년 연속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하겠단 목표를 밝혔다(사진=SK)
한국 야구에 점차 적응하는 다익손(왼쪽)은 올 시즌 많은 이닝 소화와 2년 연속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하겠단 목표를 밝혔다(사진=SK)

SK 선발진은 올 시즌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같은 일원으로서 그 강함이 느껴지나.

옆에서 지켜만 봐도 다른 동료 선발 투수들이 엄청난 구위를 지닌 걸 알 수 있다. 물론 불펜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는 구위 자체가 남다르다. 박종훈과 문승원도 자신만의 특색을 지닌 투수다. 선발진끼리 시즌을 보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일어난다. 누군가가 잘 던지면 그 기운을 받아 서로 잘 던지려는 분위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해까지 SK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켈리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부담감이 느껴질 듯싶다.

켈리가 최근 몇 년간 얼마만큼 훌륭하게 공을 던졌고, SK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잘 안다. 부담감은 조금 느껴지지만, 내가 결과로 보여주면 되니까 괜찮다. 내가 지닌 능력으로 충분히 켈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고국인 캐나다에서 야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경력이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WBSC 프리미어12 대회가 개최되는데 캐나다가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로맥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상대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한국은 11월 초에 고척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 예선에서 캐나다·쿠바·호주와 같이 C조에 편성됐다)

우선 대표팀 문제는 시즌이 끝나고 생각해볼 문제다. 그때 가서 결과가 나올 거다. 일단 고국을 대표하는 건 정말 영광스러우면서 좋은 일이다. 나도 그 기회를 잡고 싶다. 발탁 여부는 나에게 달려 있지 않지만, 캐나다를 대표해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하면 좋겠다. 로맥과 같이 상황을 지켜보겠다.

SK 팬들은 다익손 선수의 활약으로 리그 최강 선발진이 완성되길 바라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을 전한다면.

정규시즌이 다가오니 내 마음이 설렌다. 정말 즐거운 시즌이 될 듯싶다. 내 몸 상태와 구위도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거로 확신한다. 팀을 위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개막전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 얼른 SK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으며 공을 던지고 싶다. 감사드린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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