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뉴 캡틴 강민호 “더 밝게 팀 이끌겠다.”
-“나·상수·학주·동엽, 이렇게 네 명만 잘하면 된다.”
-“선발 전환하는 최충연, 건강하게 150이닝 소화만 해주길”
-“140경기 이상 출전 목표, 라팍에서 가을야구 꼭 하겠다.”

삼성의 새 주장 강민호가 3월 21일 KBO리그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가을야구를 향한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의 새 주장 강민호가 3월 21일 KBO리그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가을야구를 향한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벌써 4년 전이 됐다. 대구에 분 마지막 가을바람이 언제인지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다. 공교롭게도 라이온즈 파크 개장 뒤 곧바로 가을야구의 명맥이 끊겼다. 올 시즌만큼은 라팍에서의 가을야구가 거짓말이 돼선 안 된다.

삼성 포수 강민호도 그 약속의 무게감을 잘 안다. 지난해 강민호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첫 시즌을 소화했다. 개인과 팀 모두에 아쉬움이 남은 해였다. 삼성은 정규시즌 최종 6위로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강민호는 지난해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 115안타/ 22홈런/ 71타점/ 출루율 0.331/ 장타율 0.457로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다.

강민호는 선수단 투표로 올 시즌 주장직을 맡게 됐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는 동시에 새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느끼는 강민호다. 예감은 나쁘지 않다. 이번 삼성 스프링 캠프 내내 들렸던 얘기 가운데 하나가 ‘새 주장이 정말 팀 분위기를 잘 이끈다’였다. 강민호도 선수단 전체가 목표 의식이 뚜렷해졌다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야구 명가 재건의 중심이 돼야 할 선수가 바로 강민호다. 3월 21일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강민호는 시즌 140경기 이상 출전으로 반드시 4위 이상의 성적에 힘을 보태겠다고 힘줘 말했다. 엠스플뉴스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서 오랜만에 맞이할 가을야구를 꿈꾸는 강민호의 얘길 직접 들어봤다.

젊은 백업 포수들을 향한 강민호의 메시지 “언젠가 나를 넘어야 한다.”

강민호는 언젠가 자신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내려놔야한단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후배 포수들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사진=삼성)
강민호는 언젠가 자신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내려놔야한단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후배 포수들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사진=삼성)

‘삼성 주장’ 강민호로서 맞이하는 첫 시즌이다.

개인적인 기분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스프링 캠프 내내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다들 목표 의식이 뚜렷해졌다. 시범경기까지 다 치르니까 자신감이 확실히 붙었다. 주장으로서 기운을 얻었고 신도 난다. 재밌는 시즌이 될 듯싶다.

실제로 캠프 내내 삼성 선수들에게 ‘주장이 팀 분위기를 정말 잘 이끈다’라는 칭찬을 수도 없이 들었다.

김한수 감독님이 먼저 더 밝게 운동하자는 분위기를 잘 유도해주셨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스킨십을 자주 해주셨다. 그런 감독님을 보니 나도 주장으로서 더 책임감을 느꼈다. 동료들이 나를 계속 지켜볼 테니 더 솔선수범하게 되더라. 그런데 주장이 되니 후배들이 밥 먹을 때 내 옆으로 잘 안 와서 외롭더라(웃음). 팀 동료들이 나를 좋게 봐줬다면 다행이다.

이학주와 김동엽의 합류로 팀 전력이 확실히 강해졌단 평가가 쏟아진다.

타선에 확실히 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선발 라인업을 보더라도 그렇다. 보통 경기 전 라인업 기 싸움이 있지 않나. 이제 거기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사실 딱 네 명만 잘하면 된다.

네 명이 누구인가(웃음).

나와 (김)상수, (이)학주, 그리고 (김)동엽이다. 캠프 때 넷이서 함께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우리들만 잘하면 된다고 다들 동의했다(웃음). 나머진 알아서 잘할 거다. 이 네 명이 기본만 한다면 팀 타선의 파괴력이 엄청 날 듯싶다.

이지영(키움 히어로즈)이 떠나면서 백업 포수 육성도 큰 과제가 됐다. 후배 포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니 어땠나.

(김)민수랑 (김)도환이가 있으니까 걱정은 안 된다. 캠프 내내 대화를 자주 하고 질문에 조언도 건넸다. 사실 내가 앞으로 포수로서 건강하게 몇 년을 더하겠나. 다른 젊은 포수들이 올라오고 내가 백업 포수 역할을 맡을 때가 온다. 그래서 포수 후배들에게 강조한 말이 있다.

어떤 말인가.

‘지금은 내가 선발 포수지만, 언젠가 내가 너희들 백업으로 뛰어야 할 때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백업 포수 역할만 생각하지 마라. 언젠가 너희들이 삼성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서로 대화하며 올 시즌을 같이 잘 치러보겠다.

외국인 투수들과의 호흡도 안 물어볼 수 없다. 새 외국인 투수인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의 공이 위력적이란 평가가 쏟아진다.

(고갤 끄덕이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 투수가 확실히 좋은 공을 던진다. 맥과이어는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데 스트라이크와 유인구를 다 제대로 던질 줄 아는 투수다. 헤일리는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속구의 힘이 뛰어나다. 결정구인 커터도 정말 훌륭하다. 기대가 크다.

심창민(상무야구단 입대)과 양창섭(팔꿈치 수술)의 이탈이 있는 국내 투수진은 아직 물음표가 많다.

국내 투수진에서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데 시즌 초반에 잘 버텨야 한다. 마무리 투수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듯싶다. 내가 어떻게든 잘 이끌어 보겠다. 그래도 선발로 전환한 (최)충연이 같이 크게 기대할 투수들도 많다.

‘선발 전환’ 최충연을 향한 강민호의 바람 “건강하게 150이닝!”

강민호(왼쪽)는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전환하는 최충연(오른쪽)에게 건강하게 150이닝을 소화하길 주문했다(사진=삼성)
강민호(왼쪽)는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전환하는 최충연(오른쪽)에게 건강하게 150이닝을 소화하길 주문했다(사진=삼성)

(이후 최충연이 합류해 강민호와 대화를 나눴다)

강민호: 충연아 이거 인터뷰 같이하는 거야.

최충연: (강민호에게 어떤 가르침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안 가르쳐 주셨어요. 크게 떠오르는 게 없어요(웃음).

강민호: (살짝 눈을 흘기며) 이제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지(웃음).

최충연: 몇 개만 조금 알려주시고 다른 건 잘 안 알려주셨습니다(웃음). 우선 캠프 때 선발로서 투구 수를 늘리고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강민호: (캠프 중간 최충연이 자신에게 30점을 매겼다고 하자) 30점이나 줬다고? 내가 봤을 땐 ‘10점’도 안 되는데(웃음).

최충연: 그렇다면 지금 ‘35점’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5이닝을 다 못 던져봐서요. 5이닝을 던져봤으면 점수 조금 더 줄 수 있을 텐데.

강민호: 사실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어. 충연이는 잘할 거다. 처음부터 10승을 어떻게 기대하겠어. 올 시즌 7승만 해.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150이닝을 소화했으면 좋겠어. 그 나이에 10승을 하면 류현진이지(웃음).

최충연: 7승과 10승의 차이가 큰가요?

강민호: 엄청나게 커. 시즌 10승 못 해본 사람이 엄청 많을 걸(웃음)?

최충연: 계속 선발 경험을 쌓으면서 완급 조절 능력을 키워나가려고요. 아직 오치아이 코치님이 불펜 투수처럼 던진다고 하시더라고요. 선발 투수답게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 스스로 터득해보겠습니다.

“140경기 이상 출전이 유일한 목표, 라팍에서 가을야구 꼭 하겠다.”

강민호는 새 주장으로서 맞이한 스프링 캠프를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했다. 시범경기까지 마무리하면서 팀 전체가 자신감이 붙었단 게 강민호의 얘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강민호는 새 주장으로서 맞이한 스프링 캠프를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했다. 시범경기까지 마무리하면서 팀 전체가 자신감이 붙었단 게 강민호의 얘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다시 강민호 선수의 얘기로 돌아가겠다. 지난해 삼성 입단 첫 시즌에서 느낀 아쉬움은 어느 정도인가.

(쓴웃음을 지으며) 전체적으로 다 아쉬웠다. 우선 팀이 가을야구를 못 갔다. 마운드에서도 선발진이 무너지며 힘들게 경기한 적이 많았다. 나도 잔부상으로 몇 경기에 빠졌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지난해 야구를 못 했으니까 비시즌 훈련도 빨리 시작했다. 나를 향해 채찍질도 자주 했다.

마음속으로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게 있을까.

타격 숫자와 관련한 개인 목표는 전혀 없다. 그저 건강하게 14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게 유일한 올 시즌 목표다. 지난해 129경기를 소화했는데 ‘내가 더 많이 출전했으면 팀 성적이 조금 더 좋아졌을까’라고 후회가 되더라. 물론 힘들겠지만, 140경기 이상 출전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다.

만약 140경기 이상 출전 목표가 현실이 된다면 삼성의 가을야구도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 팀 선수들이 지난해 많은 걸 느꼈다. 지난해 미디어데이 때 우리 팀은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펼쳤지 않나. 우리도 할 수 있단 자신감을 얻었다. 올 시즌엔 5강을 넘어 4위 안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달려가야 한다.

그 목표대로 팀이 4위 안에 들어가야 라팍에서의 첫 가을야구가 확정이다.

그래서 5강 싸움이 아니라 4강 싸움을 하고 싶다. 선수단이 모두 4위 이상을 노리려고 마음먹었다. 홈구장인 라이온즈 파크에서 꼭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 삼성 팬들이 ‘대프리카’ 가을맞이를 꼭 준비하도록 하겠다. 야구장에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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