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시즌 개막의 날이 밝았다. 시즌 개막을 맞아 엠스플뉴스가 KBO리그 10개 구단 최고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해 봤다.

2019시즌, 김현수처럼 활짝 웃는 팀은 누가 될까(사진=엠스플뉴스)
2019시즌, 김현수처럼 활짝 웃는 팀은 누가 될까(사진=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

최고의 시나리오: 브록 다익손이 캐나다 출신 최초 한 시즌 두 자리 승수를 챙긴다. 하재훈-강지광은 나란히 두 자릿수 홀드 기록, 역대 최고 타자->투수 전향 사례로 거론된다. 3년 연속 팀 홈런 200개 달성, 키스톤 콤비가 합작 50홈런을 때려낸다. 최 정도 잃었던 컨택트 능력을 되찾는다. 팀 홈런과 함께 팀 도루까지 1위에 오른다. 2위와 15게임 차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다. 염경엽 감독은 더그아웃 뒤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는다.

최악의 시나리오: 다익손이 ‘용병 장민익’으로 불린다. 하재훈과 강지광은 퓨처스에서 타자 수업 시작. 3년 연속 팀 홈런 200개와 팀 타율 꼴찌를 함께 기록한다. 키스톤 콤비가 합작 50실책을 기록한다. 최 정에게 ‘제2의 퀸란(2000시즌 타율 0.236 37홈런)이란 별명이 붙는다.

1990년 LG(101 실패)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 시즌 세 자릿수 도루 실패 팀이 된다.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턱걸이 후 광탈.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힐만 감독 복귀’ 청원이 추천 20만을 찍는다.

올 시즌 왕좌 탈환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왕좌 탈환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사진=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

최고의 시나리오: 박세혁이 펄펄 난다. 장승현도 그에 못지 않게 잘 한다. 양의지 없이도 ‘포수 왕국’ 수식어가 붙는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동반 10승, 박치국이 홀드왕, 함덕주가 세이브왕을 각각 차지한다. 김재환은 2년 연속 홈런왕, 호미페(호세 미겔 페르난데스)는 타율왕에 오른다. 김대한은 작년 강백호가 해낸 것을 반복한다.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 3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다.

최악의 시나리오: 선수층이 두터워 라인업 두 개를 만들 수 있다는 두산. 그런데 시즌 내내 라인업 B만 가동된다. 포수 약점이 시즌 내내 발목을 잡는다. 한 인터넷매체가 ‘김재환, 포수 복귀 안될것 없다’는 제목의 기사로 조회수 재미를 본다.

장원준은 불펜으로 강등당한다. 유희관이 7시즌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다. 그와 함께 2년 연속 6점대 평균자책도 따라온다. 부진에 신음하는 페르난데스의 가면을 벗기니 파레디스가 나온다. 마무리가 계속 바뀐다. 김대한이 인터뷰에서 ‘타자 선택 후회’ 발언을 한다. 송일수 감독 시절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탈락을 경험한다.

한화 이글스

최고의 시나리오: 워윅 서폴드-채드 벨이 창단 첫 ‘외국인 10승 듀오’가 된다. 2009시즌(류현진-안영명) 이후 10년 만에 토종 10승 듀오도 탄생한다. 선발진이 평균 6이닝을 책임진다. 필승조 6명이 두 조로 나눠 격일제로 근무한다.

상대 투수들이 노시환에게서 데뷔 초 김태균의 향기를 느낀다. 정근우는 늘그막에 데뷔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 하주석은 데뷔 첫 20홈런을 때린다. 1999년 이후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막강 불펜을 앞세워 우승까지 차지한다. 시즌 뒤 메이저리그급 새 야구장이 첫 삽을 뜬다.

최악의 시나리오: 시즌 중반 에릭 해커를 데려온다. 에스밀 로저스가 “나는 뛸 준비가 되어있다”는 트윗에 #한화이글스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다. 토종 선발투수 10명이 선발 10승을 합작. 한화 불펜의 평균 투구이닝이 키움 선발진의 평균 투구이닝을 넘어선다. 불펜에서 하나둘씩 이탈자가 발생한다.

노시환과 변우혁이 홈런왕 경쟁을 펼친다(2군에서). 4월이 지나기 전에 이용규를 다시 불러올리라는 여론이 게시판을 달군다. 하주석은 오지환을 제치고 삼진왕. 시즌 말미 또 다른 베테랑 선수가 폭탄선언을 한다. 대전시에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수정한다.

키움 히어로즈

최고의 시나리오: 박병호가 KBO리그 최초의 ‘2번 타자 홈런왕'이 된다. 제리 샌즈는 간발의 차로 홈런 2위. 둘이 합쳐 세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다. 사람들이 이정후 아버지도 야구선수였다는 사실을 서서히 잊는다. 송성문이 3루수 올스타로 뽑힌다. 에릭 요키시는 앤디 밴헤켄의 재림. 최원태는 규정이닝을 채운다. 여유있는 선두 질주에 연일 ‘키움’이 스포츠지 1면을 장식한다. 고척돔은 경기당 평균 1만 관중 돌파.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사상 첫 우승을 거둔다.

최악의 시나리오: 박병호가 마치 전통적 2번 타자 같은 성적을 낸다. 시즌 중반 외국인 타자가 또 바뀐다. 에릭 해커가 인스타그램에서 #키움히어로즈 해시태그를 걸고 게시물을 올린다. 이정후에게 모든 좌완투수가 레일리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김지수가 팀내 3루수 최다출전 선수가 된다.

요키시에게 영 듣기 좋지 않은 별명이 붙는다. 국내 선발투수 중에 누구도 100이닝을 채우지 못한다. ‘키움’이 연일 사회면과 경제면 ‘댓글 많은 뉴스’를 차지한다. 시즌 뒤 키움증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올 시즌 김기태 감독은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김기태 감독은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

최고의 시나리오: 투수코치 3명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신인은 키우고, 베테랑은 다독이고, 신출귀몰한 투수교체를 선보인다. SK, 한화 팬들이 양현종을 대투수로 인정한다. 임기영까지 포함해 ‘판타스틱 4’ 재결성. 김기훈은 데뷔 시즌부터 양현종 3년 차 때 성적을 낸다.

김윤동이 구원투수 WAR 1위, 김세현은 오랜만에 30세이브를 올린다. 하준영 등 영건들이 줄줄이 호투, 키움 이승호를 봐도 배가 아프지 않다. 야구 커뮤니티에서 김기태 감독 재평가 게시물이 최다추천을 받는다. 우주의 기운이 다시 KIA로 모여든다.

최악의 시나리오: 투수코치 3명이 얼굴을 붉히는 날이 잦아진다. 시즌 중반 수석코치 자리가 생겼다 시즌 말미 다시 없어진다. 개막 때 코치진 절반이 시즌 중반 함평으로 자릴 옮긴다. 양현종이 데뷔 3년차때 성적을 낸다. 김기훈은 양현종의 데뷔시즌 성적을 낸다.

이범호와 김주찬이 도합 280경기에 출전한다. 마침내 최원준이 포수 마스크까지 쓴다. 최형우에게 ‘똑딱이’란 별명이 붙는다. 야구 커뮤니티에서 김기태 감독이 ‘금지어’가 된다. 온 우주의 부상 악령이 KIA를 향해 모여든다.

삼성 라이온즈

최고의 시나리오: 시즌 첫 30경기에서 1위를 질주한다. 외국인 투수 듀오가 30승을 합작한다. 최충연도 두 자리 승수, 2009 윤성환(28세) 이후 10년 만에 삼성에 20대 나이의 10승 우완투수가 탄생한다. 김동엽과 러프가 70홈런을 합작, SK에 이은 팀 홈런 2위에 오른다. 홈구장 홈런 마진이 모기업 휴대전화사업에 비견할 만한 흑자를 기록한다.

박해민은 5년 연속 도루왕. 강민호가 시즌 말미 “신인 포수들에게 자리를 뺏길 것 같아 불안하다”는 인터뷰를 한다. 김상수-이학주는 올스타 동반 입성. 라팍 개장 이후 첫 가을야구가 열린다.

최악의 시나리오: 시즌 초반 30경기에서 승률 3할대로 주저앉는다. 저스틴 헤일리를 향해 ‘카리대만도 못하다’는 말이 나온다. 덱 맥과이어는 ‘탐 션이 차라리 나았다’는 소릴 듣는다. 3점차 이상 앞선 경기가 사흘 연속 뒤집힌다. 최충연 보직이 슬그머니 불펜으로 바뀐다. 김동엽의 잘 맞은 타구가 자꾸 펜스 앞에서 잡힌다. 홈에서 맞은 홈런 수가 때린 홈런 수의 두 배가 된다.

강민호가 지명타자로 나오는 날이 점점 잦아진다. 김상수-이학주 키스톤콤비가 시즌 중반 손주인-김성훈으로 바뀐다. 창단 이후 첫 4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시즌 뒤, 비밀리에 라팍 수맥 검사가 이뤄진다.

롯데 자이언츠

최고의 시나리오: 제이크 톰슨이 나왔다 하면 7이닝을 책임진다. 린드블럼을 봐도 더이상 아무 느낌이 없다.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역대 최초 외국인 선수 도루왕에 오른다. 한동희는 퓨처스리그에서 해냈던 걸 1군 무대에서도 해낸다.

양상문 감독의 “안·나·김(안중열·나종덕·김준태), 같은 나이 때 강민호보다 낫다” 기사에 시즌 뒤 성지순례 댓글이 이어진다. 손승락은 세이브왕 탈환. 윤길현이 롯데 합류 후 처음으로 밥값을 하지만, 불펜이 워낙 탄탄해 등판 기회가 없다. 롯데를 3강 후보에서 제외했던 전문가들이 시즌 뒤 석고대죄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톰슨 선발 등판일에는 상대 타자들이 서로 선발 출전을 염원한다. 그러다 퇴출 얘기가 나올 만 하면 잘 던져, 결국 교체 타이밍을 놓친다. 아수아헤는 역대 외국인 최초로 전업 유튜버가 된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와 ‘코리안 브로스’에도 고정 출연한다. 한동희는 2년 연속 퓨처스리그를 씹어 삼킨다.

포수 고민 끝에 유망주를 내주고 LG 정상호를 영입한다. 지난 두 시즌 그랬던 것처럼,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을 맴돌다 막판에 치고 올라가지만 결과는 가을야구 실패. 시즌 막바지 구단 프런트가 서서히 책임을 감독에게 떠넘기기 시작한다.

올 시즌 재도약을 꿈꾸는 롯데 자이언츠(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재도약을 꿈꾸는 롯데 자이언츠(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최고의 시나리오: ‘일언 매직’이 NC에서 이룬 것같이 LG에서도 이뤄진다. 차우찬은 2018시즌 마지막 두산전 같은 피칭을 시즌 내내 선보인다. 정우영이 스포츠 아나운서와 축구선수를 제치고 검색 결과 최상단에 나온다.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연일 맹타. LG 라인업을 보며 상대 투수들이 한숨을 쉰다.

김현수는 데뷔 이후 처음이자 LG 창단 이후 최초의 MVP. 토미 조셉은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러프보다 높은 곳에 자리 잡는다. 두산 상대로 11승 5패 절대 강세를 달성한다. 8월부터 야구장에 유광잠바가 등장한다. 1차 지명에서 장충고 박주홍에게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일언 매직으로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장원삼이 들었던 ‘돈 내놔라 먹튀야’ 농담이 이번엔 차우찬을 향한다. 장원삼이 1군 3선발로 풀시즌을 뛴다. 1점차 앞선 8회 구원투수로 심수창이 나온다. LG 라인업을 보며 류중일 감독이 한숨을 쉰다.

김현수가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는다. 조셉 대신 김용의가 나오는 날이 많아진다. 두산 상대 어린이날 대첩 승리. 하지만 그 외 나머지 경기는 전패를 당한다. 박주홍이 1차 지명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다.

KT 위즈

최고의 시나리오: 라울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KT 외국인 투수 최초의 10승 듀오가 된다. 이대은까지 동반 10승. ‘국외파에게도 신인왕 후보 자격을 줘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한다. 강백호가 MVP 후보에 오른다. 황재균은 유격수 올스타 선정, 20(홈런)-20(도루)-100(득점) 클럽에 가입한다.

유한준은 이승엽 이후 역대 두번째 최고령 30홈런 타자가 된다. SK를 제치고 팀 홈런 1위 달성, 팀 득점까지 리그 1위를 차지한다. 오승환 기운을 받은 김재윤이 데뷔 첫 20세이브를 달성한다. 창단 5년 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다.

최악의 시나리오: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를 전부 소진한다. 잘 생긴 이대은에게 ‘제 2의 심수창’이란 별명이 붙는다. 황재균이 유격수로 시작해 3루수와 1루수를 오간다. 타순도 1번에서 3번, 5번까지 오르락 내리락. 계속되는 실험 속에 144경기 144라인업을 사용한다. KT 팬들이 이진영과 박기혁을 그리워한다.

2년 연속 팀 홈런 200개. 홈런 가운데 70%는 승패와 무관한 상황에 나온 솔로 홈런이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창단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이 된다.

올 시즌 NC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양의지(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NC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양의지(사진=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

최고의 시나리오: 창원NC파크는 연일 매진 행진. 경기당 평균관중 1만명을 돌파한다. 에디 버틀러와 드류 루친스키가 찰리-해커 듀오를 재현한다. 양의지는 2018시즌을 재현한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역대 처음으로 3개 포지션에서 각각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선수가 된다. 박민우가 데뷔 처음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는다.

구창모는 두 자리 승수, 장현식은 세이브 1위에 오른다. 건강한 박석민이 NC 입단 첫 시즌 성적을 재현한다. 홈에서 NC 공격 때는 바람이 안에서 밖으로 불고, 수비 때는 외야에서 홈으로 바람이 분다. 마산역에서 택시기사에게 “마산구장 가주세요” 했다가 핀잔을 듣는다. “창원NC파크라고 해야 안되겠습니꺼.”

최악의 시나리오: 에디 버틀러가 마지막 시즌 찰리를, 드류 루친스키가 데뷔 첫 해 해커를 재현한다. 양의지는 2017시즌을 재현한다. 베탄코트는 역대 최초의 외국인 ‘수비형’ 포수가 된다. 박민우가 데뷔 처음 한 자릿수 도루에 그친다.

‘배구장 트리오’가 구단 버스에서 야구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누구의 사인 요청도 받지 못한다. 박석민의 FA 자격 취득이 1년 미뤄진다. 1군 멤버들 사인을 받으려면 엔팍 대신 바로 옆의 퓨처스 구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마산역에서 택시기사에게 “창원NC파크 가주세요” 하면 “예?”라고 세 번 되묻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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