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년 만에 세이브를 챙긴 우규민(사진=삼성)
약 7년 만에 세이브를 챙긴 우규민(사진=삼성)

[엠스플뉴스=창원]

여유로운 상황에서도, 긴박한 상황에서도 다 잘 막는다. 삼성 라이온즈 불펜진이 개막시리즈에서 이틀간 8이닝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펼쳤다. 심창민의 군입대와 최충연의 선발 전환에도 여전히 탄탄한 방어벽을 자랑하는 삼성 불펜이다.

3월 23일과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홈 개막시리즈. 창원NC파크의 개장 첫 정규시즌 경기인 2연전에서 삼성 불펜투수진은 첫날 4.1이닝 무실점에 이어 둘째날도 3.2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했다.

첫날인 23일 경기는 선발 덱 맥과이어가 일찍 무너진 가운데(3.2이닝 7실점) 7점차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불펜을 가동했다. 4회 올라온 최지광이 5회까지 1.1이닝을 피안타 없이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6회엔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펼쳤던 홍정우가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7회엔 이승현이 1이닝 무실점, 8회엔 장필준(0.2이닝)과 임현준(0.1)이 1이닝을 나눠 막았다. 비록 타선이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0대 7로 완패하긴 했지만, 젊은 투수들의 호투는 이날 경기 삼성의 수확이었다. 김한수 감독도 “어린 투수들이 잘 던져줬다. 편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개막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이 긍정적”이라 했다.

첫날은 다소 여유있는 점수차에 추격조가 움직였다면, 둘째날인 24일엔 긴박한 상황이 펼쳐졌다. 1대 3으로 뒤진 6회말. 1사 1, 2루 추가실점 위기가 되자 삼성 벤치는 선발 백승현을 내리고 우완 이승현을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렸다. 이승현은 힘있는 빠른 볼을 무기로 9번 김성욱을 삼진, 1번 이상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점수차를 유지했다.

3대 3 동점을 이룬 7회말엔 권오준이 시즌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권오준은 2번 대타 손시헌을 내야 땅볼로, 3번 박석민을 우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비디오 판독)으로 잡은 뒤 4번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1이닝 무실점.

4대 3으로 역전에 성공한 8회말엔 셋업맨 장필준이 연이틀 등판했다. 장필준은 150km/h 강력한 패스트볼로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이날 홈런 포함 3안타를 기록한 모창민을 2루 땅볼로 잡고 가볍게 2아웃을 잡았다. 권희동의 유격수 땅볼 때 이학주의 실책으로 이닝이 계속 이어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지석훈을 3루 땅볼 처리해 불을 껐다. 1이닝 무실점.

한 점차 리드가 계속된 9회말. 올 시즌 새 마무리로 낙점받은 우규민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우규민은 대타로 나온 좌타자 이원재를 2루수 땅볼로, 이상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손시헌을 7구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 아웃으로 잡고 경기를 매조졌다. 올 시즌 첫 세이브. LG 시절인 2012년 7월 19일 잠실 SK전 이후 약 7년 만에 세이브를 챙긴 우규민이다.

삼성은 이틀간 불펜투수 9명이 마운드에 올라 8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8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은 1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김한수 감독도 24일 승리 후 “계속 끌려가면서 힘든 상황이 이어졌는데 불펜 호투가 발판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불펜진을 칭찬했다.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 4.66으로 2위(1위 한화 4.29), 불펜 WAR 10.93승으로 리그 2위(1위 한화 12.35승)를 기록하며 최강의 높이를 자랑한 삼성 불펜이다. 장필준을 비롯해 최충연, 심창민 등 강속구 투수들이 위력적인 공을 앞세워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강 불펜에 변수가 생겼다. 심창민의 상무야구단 입대, 최충연의 선발 보직 전향으로 지난 시즌의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개막 2연전 무실점 행진을 통해 삼성은 올 시즌에도 여전한 불펜의 위력을 증명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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