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급 창원NC파크, 3월 23일과 24일 개막시리즈에서 선보여

-아직 보완 필요한 새 야구장, 부상자 많은 NC 전력도 아직 미완성

-나성범, 박민우, 구창모, 임창민…새 야구장 아닌 구 야구장에서 개막전 맞이

-부상 선수 복귀까지 ‘잇몸’으로 버텨야

마, 이게 MLB급 새 구장이다! 창원NC파크에서 개막시리즈가 열렸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마, 이게 MLB급 새 구장이다! 창원NC파크에서 개막시리즈가 열렸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창원]

3월 23일 문을 연 창원NC파크는 ‘메이저리그급’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웅장한 야구장 건물 주위로는 산책로와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고,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였다. 거대한 야구공 모형 조형물과 분수대, 야외 풀장과 공연 무대가 방문객을 반긴다. 구장 어느 곳에서나 경기장 상황을 볼 수 있는 탁 트인 구조도 NC파크의 매력이다.

NC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찬사 일색이다. NC 이동욱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새 경기장이 낯선지 계속 구장 이곳저곳을 살폈다. 모창민은 선수단을 위한 시설이 정말 좋다. MLB에 가보질 못해서 더 좋은지는 모르지만, 지금껏 경험해본 최고의 시설이라 했다. 두산 출신 이우성은 “팀을 옮기자마자 이런 구장에서 뛰게 됐으니,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야수 김성욱은 “클럽하우스가 영화 [머니볼]에 나오는 미국 구단 클럽하우스처럼 생겼다”고 했다. 김성욱은 23일 개막전에서 2루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펜스가 좋아서 그런지, 별로 아프지 않던데요. 김성욱의 말이다. 이 감독은 “김성욱이 개장 첫날부터 펜스 성능을 테스트했다. 금방 일어나는 걸 보니 펜스가 괜찮은 것 같다”며 새 구장 시설을 자랑했다.

치킨이, 그저 치킨 하나가 먹고 싶었습니다... 매점 앞에 길게 줄을 선 관중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치킨이, 그저 치킨 하나가 먹고 싶었습니다... 매점 앞에 길게 줄을 선 관중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하지만 이제 막 문을 연 새 야구장인 만큼, 정비와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다. NC 한 내야수는 “새로 깐 잔디라서 그런지 아직 표면이 고르지 않다. 수비할 때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더그아웃 난간의 통로 공간이 지나치게 넓은 것도 문제다. NC 관계자는 “파울 타구를 주의해야 할 것 같다. 포수가 파울플라이를 잡으려다 낙상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3루쪽 끝에 자리한 상업시설 3층 식당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여러 관중은 “매점과 식당이 부족해 장시간 줄을 서야 한다. 커피 한 잔 사려고 기다리는 사이에 두 이닝이 지나갔다”고 하소연했다. NC 한 관계자는 “아직 개장 초반이다보니 예상 못한 문제도 있고, 구장에 완성이 덜 된 곳도 있다. 월요 휴식일과 원정 기간 등을 활용해 빠르게 보완할 예정”이라 했다.


부상자 속출, 주전 빠진 가운데 개막전 치른 NC

경기를 앞둔 창원NC파크(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를 앞둔 창원NC파크(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아직 완전하지 못한 건 야구장만이 아니다. NC 다이노스 팀 전력에도 불완전한 부분이 적지 않다. 개막을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한 탓에, 100% 완전체 전력을 갖추지 못한 채 역사적 홈 개막전을 치른 NC다.

주포 나성범은 시범 경기 첫날인 12일 왼쪽 내복사근 파열로 3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19일엔 좌완 구창모가 투구 도중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우측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같은 날 박민우도 경기전 훈련을 하다 오른 허벅지 염좌 부상을 당했다. 예상 재활 기간은 약 3주다. 마무리 임창민도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개막전 전광판 라인업에 이름이 나와야 할 선수들이 한꺼번에 자릴 비웠다. 이에 23일 개막전에서 NC는 톱타자 2루수로 이상호를 기용했다. 나성범의 우익수 자리는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채웠다. 이날 이상호는 3안타 2득점 맹타를 휘둘렀고, 베탄코트도 첫 타석부터 벼락같은 스윙으로 3점 홈런을 때렸다.

둘의 대활약에 힘입어 NC는 7대 0으로 삼성을 제압했다. 이동욱 감독은 역대 그 어느 신인 감독보다도 편안하고 쉽게 첫 승을 거뒀다. 같은 초보 감독인 KT 이강철 감독은 시범 경기부터 개막시리즈까지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박민우가 빠진 2루수 겸 톱타자로 출전한 이상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박민우가 빠진 2루수 겸 톱타자로 출전한 이상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동욱 감독은 이상호에 대해 “2012년의 느낌이 난다”는 말을 했다. 2012시즌은 NC가 막 창단해 퓨처스리그에 참가한 해다. 당시 이 감독은 수비 코치로 선수단과 함께했다. 그때 롯데 2군 상대 개막전을 앞두고, 박민우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때 이상호가 대신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상호에게 그때처럼 해보자는 얘길 했다. 이 감독의 말이다.

이상호는 시범경기 기간 둘째아이(아들)를 얻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더 큰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캠프부터 중견수 수비도 준비해 왔습니다. 처음엔 타구 판단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많이 적응된 상태에요. 여차하면 외야도 나갈 수 있게 준비할 겁니다.” 이상호의 말이다.

이상호는 2루와 유격수는 물론 1루, 3루, 중견수까지 5개 포지션을 소화한다. 빠른 발과 뛰어난 도루 센스를 갖춰 대주자로도 활용도가 높다. 이 감독은 박민우가 돌아올 경우 이상호의 기용 방법을 묻자 “잘하는 선수를 쓸 것”이라며 “주전 선수 공백은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라고 강조했다.

주전 선수들은 그 자리를 지키겠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팀이 강해져요. 더 많은 연봉을 받고, 기회를 받는 만큼 팀에 책임감을 갖고 프로 선수로서 관리를 잘 해야죠. 부상으로 빠진 주전 선수들을 향한, 또 기회를 잡은 백업 선수들을 향한 이 감독의 메시지다. 한편으론 주전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시즌 개막전을 치른 아쉬움도 묻어났다.

‘나·박·구·임’ 창원NC파크 아닌 ‘마산야구장’에서 개막전 맞았다

NC는 주전 선수가 대거 빠진 가운데 개막시리즈를 치렀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NC는 주전 선수가 대거 빠진 가운데 개막시리즈를 치렀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나·박·구·임’ 없이도 대승을 거둔 개막전과 달리, 24일 경기에선 주전 선수가 필요한 이유가 드러났다. 이틀 연속 톱타자로 출전한 이상호는 이날 5타수 1안타로 주춤했다. 여기다 전날 홈런을 친 노진혁도 무안타로 침묵했다.

베탄코트는 4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다. 특히 7회엔 우익수 수비에서 타구를 뒤로 흘리는 실책을 범했고, 이 실책으로 2루 주자와 1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3대 3 동점을 내줬다. 만약 박민우와 나성범이 정상적으로 출전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불펜 쪽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NC는 2대 1로 앞선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6회 위기는 지석훈과 모창민의 호수비 덕분에 간신히 넘겼다. 그러나 3대 1로 앞선 7회부터 문제가 생겼다. 장현식과 김진성, 배재환이 차례로 올라와 동점과 역전을 내줬다.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되긴 했지만, 승리조가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건 분명 아쉬운 결과였다. 새 마무리 투수 원종현은 아예 나올 기회도 없었다.

4, 5선발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고민거리다. 구창모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 4, 5선발 로테이션이 꼬였다. 일단 NC는 화요일 KT 전에 이재학을, 수요일엔 2년 차 좌완 김영규를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5선발은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정한다. 외국인 듀오와 이재학 외엔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가 없다. 지난 몇 년간 NC가 겪은 문제가 올 시즌에도 그대로다.

새 야구장 창원NC파크 이모저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새 야구장 창원NC파크 이모저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부상 선수들은 새 야구장 NC파크가 아닌, 바로 옆의 구 마산야구장에서 재활 중이다. NC파크에서 마산야구장을 가려면 굽이굽이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많은 관중과 선수들이 드나들던 마산야구장이 지금은 버려진 폐허처럼 쓸쓸해 보였다. 인적 없는 야구장 주변과 복도가 마치 ‘천도’ 이후 옛 궁궐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유영준 퓨처스 감독은 “올해부터는 D팀(2군)과 재활군이 함께 이 마산야구장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나성범, 박민우, 구창모는 모두 마산야구장 트레이너실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같은 시각 바로 옆의 새 야구장에서 뛰고 있어야 할 선수들이다. 셋 다 4월 중순 전후 복귀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유 감독의 말이다.

마무리 임창민은 최근 피칭에서 최고구속 138km/h를 기록했다. 남은 기간 순조롭게 재활이 이뤄진다면 원래 구속을 회복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유 감독은 임창민은 워낙 생각이 깊고 성실한 선수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서 빈틈없이 재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훈련 방법도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창민은 6월께 복귀를 목표로 삼고 있다.

NC 관계자는 “개막 하나만 보고 쉼 없이 달려왔다”며 새 야구장 준비과정의 고충을 털어놨다. NC 직원들은 개막을 앞둔 한 달 동안 매일 새벽 두 시까지 야구장 업무에 매달렸다. 준비 기간이 촉박해 주말도 반납하고 일했다. 구장 인테리어 가운데 상당 부분은 구단 직원들이 직접 만들고 설치했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합해 애쓴 끝에, 아름다운 새 야구장을 계획대로 개막전에 선보일 수 있었다.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새 야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나니 뿌듯합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에요. 앞으로 점점 보완해 나가야죠. NC 관계자의 말이다. 완성이지만 아직 미완성인 새 야구장처럼, NC 팀 전력도 아직 100%가 완전체는 아니다. 부상자가 하나둘씩 돌아오는 4월, 임창민이 돌아올 6월까지 버티는 게 관건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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