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정민철은 ‘해설’과 ‘지도자’의 책무를 동시에 느낀다
-“시즌 초반 판도, 새 외국인 선수들과 신인 활약상에 달렸다.”
-“해설 체력도 향상 필요, 자기관리는 시청자를 향한 예의”
-“국가대표 태극마크는 사명감, 야구 부흥을 위해 국제대회 성과 필요”
-“사건 사고에도 찾아오시는 야구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뿐”
-“어디에든 조그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야구인’ 정민철이 되고 싶다.”

야구인 정민철은 2019년 해설위원과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야구인 정민철은 2019년 해설위원과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2019년 ‘야구인’ 정민철의 직함은 두 개다. 바로 ‘5년 차’를 맞이한 MBC SPORTS+ 해설위원직과 ‘3년 차’를 맞이한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다. 두 가지 직함에서 정민철이 느끼는 공통점은 ‘막중한 책임감’이다.

‘해설위원’ 정민철은 명쾌한 분석과 재치 있는 입담, 그리고 편안한 해설로 사랑받는다. 정 위원은 해설 5년 차의 원숙미까지 더해지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해설가로 거듭났다. 정 위원은 올 시즌 해설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은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과 이종범 2군 총괄코치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신입 해설위원인 이상훈 위원과 심재학 위원을 도와줘야 하는 책임감까지 느끼는 정 위원이다.

‘지도자’ 정민철은 태극마크의 책무를 느낀다.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 불펜코치를 맡았던 정 코치는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향하는 ‘김경문호’에도 탑승했다. 이번 대표팀 보직은 메인 투수코치다. 이제 대표팀 투수들을 총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책임감이 막중한 정 코치다.

‘맡은 역할과 관련해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나’라는 질문에 정민철 위원은 ‘야구인’ 정민철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도움을 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고갤 가로저었다. 이렇게 ‘야구인’으로 불리고 싶단 정민철 위원에게 해설위원으로서 KBO리그 시즌 전망과 대표팀 코치로서 태극마크를 다는 의미와 국제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엠스플뉴스가 직접 들어봤다.

“신인들의 상향 평준화, 노시환·정우영 눈에 들어온다.”

정민철(가운데) 위원은 시즌 초반 새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이 시즌 초반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라고 바라봤다(사진=엠스플뉴스)
정민철(가운데) 위원은 시즌 초반 새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이 시즌 초반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라고 바라봤다(사진=엠스플뉴스)

‘MBC 셀럽’을 만난 기분입니다. 최근 TV를 틀 때마다 나오는 듯싶은데요(웃음).

예능 진출은 절대 아닙니다(웃음). 최근 야구 붐업을 위해 MBC 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인 ‘대한외국인’에 허구연 위원·김선신 아나운서와 함께 참여했고요. 얼마 전 MBC에서도 야구 토크쇼인 ‘베이스볼 사피엔스’를 찍었는데 녹화 시간이 7시간이 넘어서 힘들었네요(웃음).

그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설위원 본업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KBO리그 개막 시리즈를 본 소감은 어떤가요.

어느 정도 다들 예상했던 3강(SK·두산·키움)은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듯싶어요. 약간 변수가 많은 팀이 KIA와 한화죠. KIA는 전부 바뀐 새 외국인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시즌 초반 성적이 달렸습니다. KIA 터너는 첫 경기 등판 결과가 안 좋았지만, 구위 자체는 좋았다고 봐요. 배터리 호흡을 더 고민해야 할 겁니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두 명의 공을 보니까 왜 교체했는지를 알겠더군요. 서폴드와 벨이 팀 불펜 과부하를 막아 주리라 봅니다.

새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시즌 초반 두드러지게 보이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새 얼굴들의 활약상에 따라 시즌 초반 흐름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투수들은 어느 정도 평균치가 있는데 타자들은 변수가 많습니다. 두산 페르난데스는 야무지게 타석에 임하는 느낌이 들고요. KIA 해즐베이커는 펀치력은 좋은데 중견수 수비에서 다소 불안한 면이 있더라고요. 고민이 많이 될 겁니다.

가을야구 5강을 포함해 전반적인 순위 예상이 궁금합니다.

제 앞길도 모르는데 그런 예측을 하는 건 부끄럽습니다(웃음). LG도 시즌 전 그렇게 높은 순위로 평가를 못 받았는데 개막 3연승을 했잖아요. 조셉이 우려보다 빨리 한국 야구에 적응했어요. (차)우찬이가 얼마나 빨리 자기 흐름을 찾느냐가 중요합니다. 개막하고 몇 경기가 안 되지만, 이 성적이 시즌 초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싶습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신인들도 화제입니다.

최근 2년간 이정후와 강백호라는 걸출한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잖아요. 사실 올 시즌엔 그 두 선수만큼 보여줄 신인들은 없지 않을까요. 그래도 평균적으로 봤을 때 팀마다 걸출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많습니다. ‘상향 평준화’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단 자체가 신인 선수들에겐 대단한 일이죠. 신인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진 거로 봅니다.

어떤 신인 선수가 눈에 들어오나요.

야수에선 한화 노시환, 투수에선 LG 정우영이 눈에 들어옵니다. 노시환 선수는 아무래도 주전 3루수 송광민 선수가 있기에 꾸준한 출전은 힘들 거예요. 그래도 마인드 자체가 남다른 선수더라고요. 정우영 선수는 투구를 유심히 분석했는데 몸 유연성이 좋고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대담함이 돋보이는 투수입니다.

‘체력 15?’ 정민철 위원의 자기관리 “시청자를 향한 예의다.”

컴투스 프로야구 스카우터에서 공개된 정민철 위원의 2019년 해설 능력치. 체력 15 수치가 눈에 들어온다(사진=엠스플뉴스)
컴투스 프로야구 스카우터에서 공개된 정민철 위원의 2019년 해설 능력치. 체력 15 수치가 눈에 들어온다(사진=엠스플뉴스)

한화에 대한 애정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게 느껴지는데요(웃음). 사실 한화 출신임에도 친정 편파 해설이 없는 해설자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국제대회가 아닌 이상 한쪽 팀에만 애정을 보이는 해설자분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과거에 직접 뛰었고 코치로서 경험했던 팀은 말할 게 많으니까 분량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인위적으로 균형을 조절하는 게 쉽진 않아요. 저도 ‘해설’의 단어 풀이대로 그대로 일어난 일을 풀어주기만 하자고 경기 전에 항상 다짐하죠. 아직 피켓 시위가 없어서 다행입니다(웃음).

일부 한화 팬들 사이에선 대전구장 경기 오프닝 때 더 활짝 미소 짓는단 의혹을 제기합니다(웃음).

확대 해석이신 거 같은데(웃음). 전국 야구팬들을 상대로 인사하는 거라 그런 편파 미소를 지을 순 없어요. 다른 야구장에서 오프닝 하는 것도 같이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제가 표정 자체가 말할 때 항상 웃으려고 하니까 그런 장면이 나온 게 아닐까요.

최근 ‘컴투스 프로야구 스카우터’라는 영상을 보다가 정민철 위원의 2019년 능력치를 보게 됐습니다. 해설 능력치가 다 좋은데 체력만 수치가 ‘15’더군요(웃음).

그런 걸 언제 보셨는지(웃음). 사실 방송을 한 번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져요. 옆에서 허구연 위원님을 보면 그래서 더 대단합니다. 허 위원님은 ‘완투형 해설’이라고 봐요. 시야가 넓고, 해설 분량도 많은데 1회부터 9회까지 일정한 톤으로 해설을 하시잖아요. 체력도 체력이지만, 힘 안배를 정말 잘하세요.

정민철 위원의 스타일은 어떤 건가요.

저는 초반에 에너지를 다 쓰고 후반에 방전되는 스타일이죠(웃음). 현역 시절 마운드 위에선 힘 조절을 잘했는데 여기선 힘드네요. KIA 서재응 코치가 ‘7회부터는 왜 말을 안 하냐’고 지적하더라고요(웃음).

체력 관리에 계속 신경 써야겠습니다.

오전에 조간신문을 읽으며 운동하고 있어요. 원래 평소 98kg 정도 체중이 나왔는데 지금 95kg까지 뺐어요. 저 좋다고 야식을 먹거나 술을 마실 순 있지만, 시청자분들도 생각해야죠. 부은 얼굴로 안 나와야 하는 건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책임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듯싶습니다. 차명석(LG 단장)·이종범(LG 2군 총괄코치) 위원이 잠시 마이크를 놓게 됐잖아요.

(고갤 끄덕이며) 책임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에요. 무엇보다 새로운 해설위원 두 분(이상훈·심재학 위원)이 오셨잖아요. 제가 해설을 시작할 때 허구연·박재홍 위원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저도 새로 오시는 분들을 돕고 싶죠. 처음은 누구나 다 어렵잖아요.

몇 차례 카메라 앞에 선 신입 해설위원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정말 놀랐던 게 두 분이 처음부터 양질의 분석을 하시더라고요. 시간의 문제지 회사 색깔에 맞게 바로 잘 적응하실 거라고 봐요. 오히려 제가 도움을 드릴 게 없을까 봐 걱정이네요(웃음). 초보 해설인데도 정말 배짱 있게 잘하세요.

“책임을 통감했지만, 태극마크의 사명감을 피할 수 없었다.”

대표팀 정민철 코치(오른쪽)가 2018 아시아경기대회 대비 훈련에서 투수 임찬규(왼쪽)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정 코치는 김경문호에도 합류해 대표팀과의 여정을 계속 함께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대표팀 정민철 코치(오른쪽)가 2018 아시아경기대회 대비 훈련에서 투수 임찬규(왼쪽)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정 코치는 김경문호에도 합류해 대표팀과의 여정을 계속 함께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이제 ‘해설’ 정민철이 아닌 ‘지도자’ 정민철의 얘길 해보겠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 아래 코치진으로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했어요. 올해 1월에 선임된 대표팀 김경문 신임 감독과도 계속 함께하게 됐습니다.

어쨌든 저는 선동열 전 감독님 밑에 있었던 코치였잖아요. 선 감독님께서 불명예스럽게 퇴진을 하셨는데 그게 감독님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이 한배를 탔던 모든 사람의 과오라고 봅니다. 저도 책임을 통감하는 의미에서 자리를 향한 미련을 버렸죠. 그런데 김경문 감독님께서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투수코치 자리를 제안해주셨어요.

곧바로 제안을 수락하셨나요.

제가 수락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죠. 책임은 통감하지만, 피한다고 피할 수 없는 게 ‘태극마크’더라고요. 제가 ‘야구인’이기에 국가를 위한다는 사명감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님께도 미리 말씀을 드렸고요.

고심이 깊었겠습니다. 다행히 최근 2년간 국제대회 코치 경험이 있는 건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선동열 전 감독님은 투수 부문에선 정말 최고의 전문가시잖아요. 국제대회 때 옆에서 투수 운영하는 걸 보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김경문 감독님이 좋은 선택을 하실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보좌해드리고 싶죠. 국제대회는 사족이 없어요. 무조건 결과입니다. 이유 불문하고 성적을 내야죠.

3월 초에 일본 선수들을 전력분석 차 관찰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느껴졌습니까.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세이부 간의 시범경기를 봤는데요. 사실 붙기 전엔 적이 굉장히 강해 보여요. 국가대표급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수준도 굉장히 높았습니다. 일단 수비가 정말 강해요. 그래서 세계랭킹 1위를 하는 게 아닐까요. 포수들의 송구 능력도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가장 와 닿은 장면은 따로 있었어요.

어떤 장면인가요.

슈퍼스타와 세 자릿수 등 번호인 육성 선수의 플레이가 일관됐단 겁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똑같이 진지했단 거예요. 최근 KBO리그에서 사건 사고가 정말 잦았잖아요. 야구팬들도 이제 결과와 함께 과정도 유심히 보세요.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야구를 해야 합니다. 공 하나에도 열정을 쏟아야 하고, 주루 한 번에도 최선을 다해야죠. 개막하고 야구팬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정말 감사해야 해요. 이 팬들이 언제 고갤 돌릴지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투수들의 국제 경쟁력 충분, 젊은 선수들이 벽을 깨야”

정민철 위원은 국가대표 코치로서 책무를 먼저 언급했다. 국제대회 결과에 야구 부흥이 걸렸기에 정 위원의 사명감은 더욱 더 막중해졌다(사진=엠스플뉴스)
정민철 위원은 국가대표 코치로서 책무를 먼저 언급했다. 국제대회 결과에 야구 부흥이 걸렸기에 정 위원의 사명감은 더욱 더 막중해졌다(사진=엠스플뉴스)

정말 좋은 말씀입니다. 다른 얘기로 넘어가자면 최근 KBO리그 타고·투저 흐름과 더불어 국제대회에서의 국내 투수 경쟁력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투수들을 향한 시선은 어떤가요.

저는 국제대회에서 우리 투수들의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물론 일본처럼 국가대표 세대교체가 딱딱 이뤄지는 건 부럽죠. 우리 대표팀은 아직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하고, 예전에 봤던 선수들을 계속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도 경쟁력은 분명히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KBO리그에서도 젊은 선발 투수들이 팀에 자리 잡는 분위기입니다. 대표팀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나올 수 있을 듯싶은데요.

지금 정점에 있는 투수들이 류현진·김광현·양현종 이 세대잖아요. 정말 잘하는 투수들이라 부담은 되겠지만, 젊은 투수들이 자기 실력으로 그 벽을 뚫어야죠. 물론 시즌 땐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더라도 시즌이 끝나고 실전 감각 유지나 몸 상태 관리를 철저하게 해줄 책임감이 있어요. 저도 시즌 도중에 젊은 투수들을 만날 때마다 조언을 자주 해주려고 합니다.

정민철이 생각하는 ‘태극마크’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곧바로) 책무죠. 책임의 시대를 살고 있잖아요. 조국을 위해 하는 일이니까 개인의 영예를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제가 실력이 뛰어나기에 국가대표 코치를 하는 게 아니에요.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책무가 있는 거죠. 태극마크는 ‘책임감’입니다.

국제대회 결과가 야구 흥행과 연결되기에 더 책임감이 클 듯싶습니다.

최근 신인 선수들을 두고 ‘베이징 세대’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아무래도 사명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프리미어12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제2의 강백호’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는 거잖아요. 국가대표 코치를 넘어 야구인으로서도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선 올 시즌이 끝나고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가 관건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도쿄 올림픽 금메달이지만, 프리미어12에서 성공해야 올림픽이 있습니다. 먼저 프리미어12 C조(한국·쿠바·캐나다·호주) 예선 1위를 목표로 해야죠. 조만간 대표팀 코치진 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김평호 전력분석 코치님도 백방으로 돌아다니고 계시고요. 저도 틈이 날 때마다 선수들을 관찰할 겁니다.

정민철의 꿈 “어디에든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야구인’이 되길”

현역 시절부터 정민철 위원의 팬서비스는 변함이 없기로 소문났다. 파도파도 미담만 들리는 정 위원은 야구인 정민철로서 야구팬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현역 시절부터 정민철 위원의 팬서비스는 변함이 없기로 소문났다. 파도파도 미담만 들리는 정 위원은 야구인 정민철로서 야구팬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문득 궁금해지는 게 있는데 ‘지도자’ 정민철과 ‘해설’ 정민철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정말 매우 다르죠. 해설하면서 야구 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졌어요. 과거 지도자 정민철은 팀 성적도 안 좋았고 이렇다 할 육성에 성공한 것도 없었잖아요(웃음). 김성근 전 감독님의 제안이 있었지만, 그걸 거절한 것도 제가 부족함과 한계를 계속 느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MBC SPORTS+에서 제가 공부할 기회를 주셨죠.

결국, 머지않은 미래에 완전한 ‘지도자’ 정민철을 볼 수 있겠단 기대감도 있습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있어요. 해설은 현장을 가기 위한 교두보가 아니라는 겁니다. 마이크를 잡는 걸 그런 의도로 사용하지 않으려고요. 제가 그렇게 먼 미래까지 생각하기엔 머리가 좋지 않아요(웃음). 그저 이 일을 하게 해주신 분들께 감사할 뿐이죠. 그저 앞에 놓인 길을 책임감 있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정민철이 진짜 원하는 꿈은 무엇입니까.

어떤 유니폼을 입고 안 입고를 떠나서 야구계에 저를 필요한 곳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돕고 싶어요. 무슨 으리으리한 자리에 오르고 싶은 꿈은 없어요. 그저 ‘야구인 정민철’로 한국 야구계와 야구팬들에게 각인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야구계 원로까진 아니지만, 이제 허리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어디에든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야구인 정민철’, 그게 진짜 꿈이죠.

그런 ‘야구인 정민철’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 하는 야구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시간인 듯싶습니다.

일단 야구계 선배로서 자성하고 싶어요. 최근 사건 사고가 잦았는데 야구팬들이 여전히 과분한 사랑을 주시는 듯싶어요. 그런 사랑을 볼 때마다 죄송스럽고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 사랑에 실망감을 드리지 않는 게 야구인의 책무입니다. 감사하고 죄송하다. 이 말씀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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