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우가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며 선발로 자리잡는 모습을 보여줬다(사진=한화)
한화 김민우가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며 선발로 자리잡는 모습을 보여줬다(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 김민우가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퐁당퐁당’ 패턴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6회를 넘기지 못해 아쉬움도 넘겼지만, 한 경기 잘 던진 뒤 다음 경기에서 무너지곤 했던 패턴에서 탈출하며 안정감을 보여줬단 점이 고무적이다.

5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상대 시즌 6차전. 이날 김민우의 선발 맞대결 상대로는 KIA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했다. 올 시즌 1승 7패 평균자책 5.36으로 성적은 다소 부진하지만 그래도 김민우로서는 부담스러운 매치업. 팀의 주포인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까지 골반 통증으로 결장해 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우려대로 한화 타선은 양현종 상대로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꽁꽁 묶였다. 그러나 김민우도 나름대로 호투를 펼쳤다. 등판 때마다 실점이 많았던 1회를 안타 1개만 맞고 실점 없이 잘 넘겼다. 1아웃 뒤 안타로 출루한 박찬호가 2루 도루 실패로 지워지면서 김민우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아웃 판정에 대한 비디오판독이 4분 이상의 시간을 잡아먹었지만, 김민우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민우는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류승현을 뚝 떨어지는 커브로 삼진 처리하고 1회를 실점 없이 마쳤다. 2회에도 2사후 이명기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김선빈을 3루쪽 뜬공으로 잡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초반을 잘 버틴 김민우는 3회 선취점을 내줬다. 1사후 박준태의 1루쪽 기습번트에 이은 진루타, 여기서 나온 박찬호의 좌전 적시타로 1실점. 이어 박찬호가 2루 도루를 기어이 성공시키면서 실점 위기가 이어졌지만 류승현을 1루 땅볼로 잡고 1점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날 경기 최대 위기가 찾아온 4회. 김민우는 선두 최형우에 우중간 2루타, 프레스턴 터커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이명기를 유격수쪽 땅볼로 이끌어냈지만, 병살 처리에 실패한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2점째를 허용했다.

여기서 김선빈과 한승택에게 연속해서 짧은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 상황. 여기서 김민우의 새로운 무기인 포크볼이 빛을 발했다. 김민우는 박준태 상대로 쉽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낮은 쪽으로 포크볼을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최원준 상대로도 1-2에서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 아웃.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도 던질 정도로 포크볼에 대한 자신감과 포수 최재훈에 대한 믿음을 보인 김민우다.

다만 포크볼이 독이 된 장면도 나왔다. 6회초 선두 터커 상대로 던진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지만, 공이 포수 뒤로 빠지면서 낫아웃 폭투로 주자 1루가 됐다. 이어 이명기의 투수앞 희생번트 때 1루 악송수가 우측펜스까지 굴러가면서 1루 주자 홈인(0대 3). 자칫 타자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올 뻔한 상황이 이어졌다.

팽팽했던 시위가 한번 풀리자 불운이 이어졌다. 김선빈의 3루앞 빗맞은 땅볼이 내야안타가 됐고, 흔들린 김민우는 한승택을 상대로 이날 첫 볼넷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줬다. 결국 김경태로 투수교체. 여기서 대타 이창진의 중전안타 때 2루수 실책이 겹치면서 1, 2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김민우의 자책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최종 기록은 5.1이닝 9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자책점. 경기는 7회까지 KIA가 5대 0으로 앞서 있다.

마지막 6회가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김민우에겐 나름대로 의미있는 경기였다. 이날 김민우는 지난 키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포크볼 구사율을 크게 높였다. 시즌 평균 16.1%였떤 포크볼 구사율이 14일 키움전에선 37.8%에 달했고, 이날도 90구 가운데 26구를 던져 전체의 28.9%를 포크볼로 구사했다.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던질 만큼 포크볼에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졌단 점도 의미가 있다. 올 시즌 뒤늦게 선발진에 합류한 김민우는 1경기 잘 던진 뒤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5월 2일 두산전에서도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다음 등판인 8일 SK전에선 2.1이닝 동안 12실점(7자책)을 내주며 무너진 바 있다.

시즌 초 ‘혼돈의 카오스’였던 한화 선발진은 장민재가 꾸준히 선발투수 역할을 해주고 최근 김범수가 자릴 잡으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는 흐름이다. 여기서 김민우까지 고정 선발로서 자릴 굳히면, 한화에도 말로만 듣던 5인 선발 로테이션이란 것이 정착할 수 있다. 최근 불펜이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남은 시즌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도 한화의 선발진 안정은 중요한 과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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