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좌완 최대어 정구범, 1차 지명 대상 제외 확정

-스카우트 팀장 논의 결과 “연고지 중학교 졸업해야 1차 지명 대상”

-정구범은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 디셉션 갖춘 완성형 투수

-두산 베어스는 울상, 2차지명 1라운드 상위픽 팀들은 함박웃음

고교 좌완투수 최대어 정구범이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교 좌완투수 최대어 정구범이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엠스플뉴스]

고교야구 좌완 최대어 덕수고 정구범의 신인 1차 지명 대상 제외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권 3순위로 1차 지명권을 행사할 두산 베어스는 물론, 2차 지명 1라운드 판도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야구계 관계자는 5월 23일 엠스플뉴스에 그간 중학 시절 유급 경력으로 논란이 됐던 덕수고 정구범의 1차 지명 대상 제외가 최근 열린 스카우트 팀장 회의에서 확정됐다유급 경력이 아닌, 연고지역 중학교 졸업생 자격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00년생 정구범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에서 투수와 외야수로 활약했다. 그러다 3학년인 2015년 돌연 미국으로 1년간 야구 유학을 떠났고, 현지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2017년 돌아와 서울 덕수고등학교에 입학해, 올해 3학년으로 신인 지명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정구범의 1년 유학 기간을 ‘유급’으로 봐야 할지 야구계에선 논란이 많았다. KBO 규약 제109조 [1차지명] 3항엔 ‘1차지명 전에 재학 중이던 학교를 유급한 선수(2013년 이후부터 해당), 제107조 제1항에 따라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하였던 선수 및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중퇴한 선수는 1차지명에서 제외된다’고 돼 있다.

“1차지명 대상, 연고지 중학교 졸업해야...미국에서 졸업한 정구범은 대상 제외”

서울지역 세 번째로 1차지명권을 행사하는 두산 베어스(사진=엠스플뉴스)
서울지역 세 번째로 1차지명권을 행사하는 두산 베어스(사진=엠스플뉴스)

이미 지난해 열린 스카우트 팀장 회의 때도 대다수 구단은 “정구범을 1차 지명 대상으로 분류해선 안 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정구범의 1차 지명 자격을 인정하면, 앞으로 구단들 가운데 국외 유학을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열린 스카우트 팀장 회의에선 새로운 관점에서 ‘1차 지명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정구범의 중학교 졸업생 자격이 새롭게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1차지명은 연고지 내의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가 대상이다. 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록 이후 전학을 간 선수는 1차지명에서 제외하게 돼 있다. 그런데 정구범은 중학교를 국내에서 졸업하지 않았다. 연고지인 서울 학교가 아닌 미국에서 졸업했기 때문에, 1차지명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KBO 규약 제109조 1항엔 ‘1차지명은 구단이 배정학교(중·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인 신인선수 중에서 1명의 선수를 지명’한다고 돼 있다. 또 2항엔 ‘1차지명은 2013년부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최초 선수 등록을 기준으로 각 구단 배정학교(중·고등학교) 선수 중에서 선발하며, 2013년 등록이후 타구단 배정학교로 전학한 선수는 1차지명에서 제외된다’고 정해놓고 있다.

정구범의 1차 지명 제외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2020 신인드래프트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정구범은 올해 고교 좌완랭킹 1위에 빛나는 대어급 유망주다. 좋은 신체조건과 뛰어난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 변칙적인 투구폼, 여기에 디셉션까지 갖추고 있어 ‘완성형’ 투수 유망주로 꼽힌다. 스카우트에 따라선 전체 투수 지명 대상자 중에 가장 뛰어나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올해 서울팀 중에 세 번째로 1차 지명 선수를 선택하는 두산 베어스가 급해졌다. 이번 지명에서 서울권은 장충고 박주홍과 휘문고 이민호가 투톱이다. 그 외엔 확실한 1차지명감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박주성을 지명한 넥센(현 키움)처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다.

두산 관계자는 “정구범을 1차 지명에서 뽑을 수 없게 돼서 아쉽지만, 규정은 규정인 만큼 어쩔 수 없다”며 “다양한 서울지역 유망주를 대상자에 올려놓고 살펴보고 있다. 황금사자기 전국대회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최선을 다해 찾아볼 생각”이라 했다.

반면 2차지명 1라운드 상위 픽을 보유한 구단들은 표정 관리가 필요하게 됐다. 모 구단 관계자는 “정구범 외에도 한화 연고지의 신지후-홍민기-한건희 중에 최소 2명이 2차 지명까지 내려올 것 같다. 또 대구고 포수 현원회 같은 좋은 선수도 있고 인천권에서도 안인산과 오원석 중에 하나를 2차 지명에서 뽑을 기회가 생겼다”며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