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불펜진(사진=키움)
키움 히어로즈 불펜진(사진=키움)

[엠스플뉴스=고척]

똑같은 6경기를 치렀는데, 투수진이 느끼는 피로도는 천지차이다. 특정 투수에게 의존한 2018년과, 투수 엔트리 전체를 활용하는 2019년 키움 히어로즈 포스트시즌의 차이점이다.

키움은 10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경기를 치른 키움은 엔트리에 있는 투수 14명을 골고루 활용했다. 모든 투수가 1차례 이상 등판 기횔 가졌고, 정규시즌 승리조가 아니었던 양 현과 김동준, 이영준도 4경기에 등판했다.

포스트시즌 6경기 치른 시점까지 키움 마운드의 2018년과 2019년(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포스트시즌 6경기 치른 시점까지 키움 마운드의 2018년과 2019년(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선 이렇지 않았다. 지난해엔 특정 투수 의존도가 높았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 기간 안우진, 이보근, 김상수 중심의 불펜 운영을 했다. 신재영, 윤영삼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가서야, 양 현은 2차전에 가서야 등판 기횔 얻었다.

당연히 투수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제이크 브리검은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팀이 치른 6경기 중에 3경기에 등판해, 17이닝 동안 270구를 던졌다. 올해는 6경기 치른 시점까지 2경기 등판해 12이닝 174구를 던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투구수가 100구 가량 줄었다.

불펜이 느끼는 피로도도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해 6경기 치른 시점까지 안우진은 3경기에 등판해 10이닝 동안 147구를 던졌다. 경기당 평균 49구, 전체 마운드에서 차지한 비중은 18.75%에 달했다.

반면 올해는 오주원과 조상우가 각각 5.2이닝을 던져 최다이닝을 기록 중이다. 오주원은 77구, 조상우는 84구만 던졌다. 전체 이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각각 10.12%에 불과하다.

이런 마운드 운용은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는 키움에 큰 힘이다. 마정길 불펜코치는 “보시는 바대로 지난해보다 투수들의 컨디션도 좋고, 피로도도 훨씬 덜하다. 장정석 감독님께서 틀을 깬 게 적중했다”고 자랑했다.

이런 마운드 운용은 시리즈를 끝낼 수 있는 이날 3차전에서도 계속된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날도 불펜투수 한 명에게 2이닝 이상을 맡기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 1차전 선발 브리검과 2차전 선발 최원태는 미출전 선수로 분류했다. 4차전 선발 예정인 이승호도 쓰지 않을 계획이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눈앞이지만, 키움은 순리대로 간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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