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3차전 호투를 펼친 요키시(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플레이오프 3차전 호투를 펼친 요키시(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운영방식이 전혀 다르다. 한 이닝 한 이닝 무실점으로 막는 것만 생각하고, 그 다음은 팀의 결정에 따를 뿐이다.”

‘근성가이’ 에릭 요키시가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요키시는 10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K 와이번스 상대로 선발등판, 4.2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요키시의 호투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키움은 경기 중반 폭발한 타선과 불펜 호투로 10대 1 대승을 거두고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배영섭의 평범한 땅볼 타구에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이후 제이미 로맥의 안타로 무사 1, 2루. 여기서 최 정의 빠른 땅볼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고, 김하성이 몸으로 막은 뒤 타자주자를 아웃시켜 1사 2, 3루가 됐다. 포구가 이뤄졌다면 더블플레이도 가능한 타구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장면.

초반 수비 실수가 잇달아 나오자 장정석 감독이 마운드에 방문해 내야진을 불러모았다. 장 감독은 경기후 당시 상황에 대해 “마음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 공이 좋으니까 네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야수들에게도 좀 더 집중해 달라고 했다. 분위기가 어수선해 보여서 끊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의 마운드 방문 뒤 요키시는 4번 정의윤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김강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여기서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요키시는 김하성의 등을 두들겨 격려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3회에도 배영섭의 선두타자 안타와 1사후 최 정의 볼넷으로 1, 2루 위기. 여기서 3루수 정면 타구에 병살 대신 타자주자만 아웃되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사 2, 3루 위기. 그러나 이번에도 요키시는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고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실점 위기를 넘긴 키움은 3회와 4회 헨리 소사를 두들겨 4대 0으로 앞서나갔다. 요키시는 4.2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뒤 5회초 2사 1, 2루에서 안우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위기를 넘긴 키움은 5회말 공격에서 4안타 2볼넷을 묶어 5점을 더한 뒤, 6회부터 김성민-한현희-김상수-윤영삼이 차례로 1이닝씩을 이어 던져 승리를 굳혔다.

경기후 만난 요키시는 “팀 전체에 있어 큰 승리였다. 초반에 잘 맞은 타구도 있고 불운한 타구도 있었는데, 안우진이 올라와서 잘 막아줬고 다른 투수들도 막아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포수 이지영과 호흡도 좋았다고 밝혔다. 요키시는 “이지영도 나와 호흡이 오랜만이라 낯설었을텐데, 깜짝 놀랄 만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5월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 시리즈를 이지영이 정말 잘 이끌어줬다. 만족스러운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초반 수비 실책으로 맞은 위기에 대해선 “지금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런 상황에서도 최대한 좋은 피칭으로 실점 없이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 막은 덕분에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고 했다.

키움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 있어도, 상대 타순이 세 바퀴째가 되면 불펜을 가동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날도 요키시는 4.2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투수 자격까지 아웃 하나만 남겨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에 대해 요키시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완전히 운영방식이 다르다. 정규시즌은 최대한 선발이 오래 끌고 가면서 불펜을 쉬게 해줘야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에 팀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한 이닝 한 이닝 실점 없이 막을 생각으로 던지고, 그 뒤에는 팀의 결정에 따를 뿐이다. 내가 물러날 때가, 마침 팀에서 교체를 준비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은 충분히 순응한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항상 준비해온 것과 같이 일관성있게, 내 루틴대로 준비하려 한다”며 “우승까지 이제 4승이 남았다. 오늘 경기는 잊고, 두산 상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