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 2019년 구단+대표팀 일정까지 마무리
-미국 도전 의사 밝힌 김광현, 11월 19일 손차훈 단장과 만난다
-국제 대회 일시적인 부진에 쏟아지는 비난, ML 스카우트들은 신경 안 쓴다
-ML 도전 뒤 SK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김광현, SK 팬들이 가장 원하는 그림

투수 김광현이 프리미어12 대표팀을 끝으로 2019년 투구를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캐나다전에서 호투를 펼쳤지만, 타이완전에서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사진=WBSC)
투수 김광현이 프리미어12 대표팀을 끝으로 2019년 투구를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캐나다전에서 호투를 펼쳤지만, 타이완전에서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사진=WBSC)

[엠스플뉴스]

WBSC 프리미어12 대회는 끝났다. 이제 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에게 야구계와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 도전 의사를 밝힌 김광현은 곧바로 SK 구단과 만나 향후 진로와 관련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김광현은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예선 캐나다전(6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친 김광현은 슈퍼 라운드 타이완전(3.1이닝 8피안타 3실점)에서 부진으로 고갤 숙였다. 이후 결승전인 일본전에서도 김광현은 컨디션 난조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런 김광현의 부진을 놓고 많은 얘기가 팬들의 입 사이에서 오갔다.

하지만, 김광현도 나름의 변(辯)이 있었다. 2017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2년이 지난 올 시즌 무려 190.1이닝을 소화했다. 2010년(193.2이닝) 이후 처음 시즌 180이닝을 넘긴 해였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190이닝 소화를 넘긴 선수는 김광현과 워윅 서폴드(192.1이닝), 그리고 조쉬 린드블럼(194.2이닝)뿐이다.

게다가 정규시즌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기에 김광현은 시즌 마지막까지 전력투구를 이어갔다. 10월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5이닝 8탈삼진 무실점)에서 역투를 펼친 김광현은 팀이 탈락하자 곧바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해 쉬지 않고 공을 던졌다.

ML 스카우트 “타이완전 부진? 영입 과정에 영향 없다.”

김광현은 등판 전 심적으로 가장 크게 흔들렸다는 캐나다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사진=WBSC)
김광현은 등판 전 심적으로 가장 크게 흔들렸다는 캐나다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사진=WBSC)

물론 타이완전 부진과 일본전 등판 불발 자체는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일부 팬의 비난이 쏟아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광현은 그 누구보다도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투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대표팀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대표팀 통산 16경기에 등판해 총 57.2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현역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대표팀 투구 이닝 숫자다.

4일 휴식 뒤 등판한 타이완전 결과를 두고 메이저리그 무대 적응과 연관 짓는 일부 팬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올 시즌 4일 휴식 뒤 등판한 5번의 경기에서 평균자책 2.27 WHIP 1.26으로 5일 휴식 뒤 등판 경기 평균자책(2.59)과 WHIP(1.24)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타이완전 한 경기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왈가왈부하는 건 성급한 시선이다. 정작 김광현을 영입하고자 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 진은 김광현의 타이완전 부진과 관련해 개의치 않는단 반응을 보였다. 정규시즌 내내 김광현을 꾸준히 관찰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시즌 종료 뒤 하는 국제 대회 단 한 경기로 그 투수의 모든 걸 판단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타이완전을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이미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김광현의 피칭을 바탕으로 최종 보고까지 마친 상황이다. 프리미어12 투구 내용은 참고 자료일 뿐이다. 물론 구단에 따라선 김광현을 이번 슈퍼 라운드에서 처음 보는 팀도 있을지 모르지만, 김광현 영입에 적극적인 구단들은 대부분 우리처럼 이미 평가를 마친 상태일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동부지구 구단 스카우트도 김광현은 이미 자기 능력을 충분히 증명해 보였다. 시즌 막판 소속팀이 어려운 상황일 때도 좋은 피칭을 했고, 정규시즌 최종전에선 구위가 떨어진 상태로도 효과적인 피칭을 했다. 예선 캐나다전에서 보여준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한 번 못 던졌다고 평가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 아마 타이완전에서 점수를 더 줬다고 해도 평가가 바뀌진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일 만나는 김광현·SK, 최대한 빠른 결론이 필요

김광현은 프리미어12 대회 중간 팬들의 응원으로 자신의 꿈이 더 확고해졌다고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광현은 프리미어12 대회 중간 팬들의 응원으로 자신의 꿈이 더 확고해졌다고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광현도 대표팀 준우승과 관련한 비난 여론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 대표팀 준우승의 이유가 김광현의 부진이 전부가 아닌 까닭이다. 대표팀은 일차적으로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성과가 있었다. 무엇보다 상대한 일본 선수들의 수준이 대표팀보다 한 수 위였다. 근본적인 야구 인프라가 크게 차이 나는 상황에서 일본과 만나 상대적으로 선전했단 시선도 분명히 있다. 단순히 국제무대 한 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이기고 지는 결과론을 떠나 선수들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KBO리그 질적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제 김광현은 자신의 꿈을 펼치고자 SK 구단과 마주 앉는다. 11월 18일 귀국한 김광현은 19일 곧바로 SK 손차훈 단장과 만나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전할 전망이다. 손 단장과 염경엽 감독의 김광현을 향한 원래 입장은 SK에서 1년을 더 뛰어보고 다시 생각해보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1년 뒤 메이저리그 구단의 김광현을 향한 평가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또 김광현 자신도 내년 시즌 종료 뒤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는 없다는 자세로 배수진을 칠 가능성이 크다.

또 어떤 방향이든 SK 구단이 김광현의 진로를 빨리 결정해줘야 한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 기한은 12월 5일까지다. 최대한 빨리 미국 도전 여부가 결정이 나야 김광현 측도 포스팅을 위해 긴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닌 시간 끌기는 양측에 상처만 깊게 남는 결과일 뿐이다.

무엇보다 대부분 SK 팬이 간절하게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평소 ‘팬 퍼스트’를 자부하는 SK 구단도 이런 팬들의 바람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SK 팬들에게 있어 ‘김광현’이라는 선수의 의미는 분명히 남다르다. SK 팬들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자신의 꿈을 위해 큰 무대에 도전하고 다시 돌아온 김광현이 SK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그림을 가장 바랄 것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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