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현준, 지난해 좌완 옆구리로 맹활약
-“비시즌 체인지업 연마, 우타자 상대로도 경쟁력 보여줘야”
-새 신랑 임현준 “야구선수 아내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게 노력”
-“되살아난 내 야구 인생처럼 팀도 반전의 가을야구를 맛보길”

삼성 투수 임현준은 지난해 좌완 옆구리 투수로서 희소성을 제대로 선보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 투수 임현준은 지난해 좌완 옆구리 투수로서 희소성을 제대로 선보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오키나와]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현준은 지난해 ‘좌완 옆구리’ 투수로서 희소성을 제대로 발휘했다.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알짜배기 활약한 임현준은 올 시즌 삼성 불펜진에서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 됐다.

좌타자 저격 등판이 잦았던 만큼 임현준은 지난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경기(71경기)에 등판했다. 지난해 임현준의 성적은 71경기(42.1이닝) 등판 1승 8홀드 평균자책 3.40 35탈삼진 12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09였다. 2011년 삼성에 입단(4라운드 29순위)했던 임현준에게 한 시즌 50경기 이상 등판하며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좌완 옆구리의 생소함이 분명히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임현준은 그 생소함에 의존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진화하고자 한다. 체인지업이 바로 임현준의 새 무기다.

비시즌 동안 지난해 쌓인 피로를 푼 뒤 변화구 구종을 하나 더 추가하고자 연습을 시작했다. 그동안 속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투심 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했다. 이번에 체인지업을 연마하려고 한다. 만약 체인지업이 잘 장착된다면 타자와 수 싸움에서 큰 무기가 될 듯싶다. 우타자 상대 구종으로 생각하는데 좌타자한테도 충분히 통할 거로 본다. 제구가 쉽지 않지만, 1군에서 계속 살아남으려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임현준의 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제도 변화도 임현준에겐 위기의식을 심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 시즌부터 경기에서 등판한 모든 투수가 3타자 이상을 상대하거나 혹은 이닝을 마쳐야 교체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좌완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맡은 투수들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는 변화다. 메이저리그 제도를 다소 늦게 도입하는 KBO 흐름을 본다면 이는 언젠가 임현준에게도 현실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교체 관련 제도 변화 얘길 들었다. 나도 언제 갑자기 그런 현실에 처할 수 있다. 체인지업 연마에 더 신경 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게다가 지난해 내 공이 자주 노출됐으니까 타자들도 나를 정밀하게 분석할 거다. 언제까지 희소성으로만 버틸 순 없다. 타자들을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야 한다. 강한 좌타자 한 명을 잡는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동시에 우타자 대타가 나왔을 때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내 야구 인생처럼 팀도 반전의 가을야구를 맛보길"

팔 각도를 낮추는 결단이 성공한 임현준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사진=삼성)
팔 각도를 낮추는 결단이 성공한 임현준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사진=삼성)

삼성 투수진엔 권오준과 우규민, 그리고 김대우 등 팔 각도를 낮춰 던지는 옆구리 투수들이 꽤 있다. 임현준은 (권)오준이 형과 (우)규민이 형, 그리고 (김)대우 등 같은 사이드암 투수들과 대화하며 큰 도움을 얻는다. 특히 체인지업을 빼앗고 싶을 정도로 다들 변화구가 좋다. 이뿐만 아니라 돌아온 (오)승환이 형에게도 몸 관리 방법을 잘 배우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승환이 형이 불펜 투수들을 잘 이끌어주실 듯싶어 든든하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임현준에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한 가지 어려움이 생겼다면 바로 아내와의 단기 이별이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임현준은 신혼 생활을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스프링캠프로 떠나야 했다.

결혼하고 처음 떨어지는 거라 많이 힘들다(웃음). 야구 선수라서 어쩔 수 없지 않나. 먹여 살려야 할 사람이 생겼으니까 여기서 열심히 훈련해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 사실 야구 선수의 아내는 정말 쉽지 않은 길이다. 그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도록 잘해주고 싶다. 아내에게 항상 고맙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아내에게 보내는 임현준의 깜짝 메시지다.

임현준은 자신이 방황 끝에 사이드암 전환으로 반전을 보여준 것처럼 삼성도 어려운 시기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반전을 보여주길 소망했다.

가장 첫 번째 목표는 시즌 내내 안 아프고 부상 없이 공을 던지는 거다. 타자 한 명마다 집중하다 보면 성적은 따라오지 않을까. 최근 몇 년간 가을야구를 못 간 점이 아쉬운데 올 시즌엔 선수단과 팬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가을야구를 맛봤으면 좋겠다. 겨울 동안 팀 상황이 어수선했는데 무언가 어려워 보일 때 반전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 야구 인생도 그래왔다. 선수들이 다들 시즌 때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까 팬들께서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드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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