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토브리그’ 야구팬들의 화제 속에 종영
-‘스토브리그’ 적극적으로 도와준 SK 와이번스 프런트
-“실제로 길창주가 있었다며? SK는 더 기다렸을 겁니다.”
-“새가슴 임동규? 결승타 숫자로 판단하긴 어려워.”
-“‘SK의 서영주’는 없어, 삭감 인정한 야수진에 고마울 뿐”

SK 와이번스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 최홍성 매니저(사진 왼쪽부터),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 분석 담당 박윤성 매니저, 연봉 협상 담당 남기남 매니저(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K 와이번스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 최홍성 매니저(사진 왼쪽부터),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 분석 담당 박윤성 매니저, 연봉 협상 담당 남기남 매니저(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최근 올겨울 야구팬들의 ‘야구 갈증’을 씻어준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종영됐다. ‘스토브리그’는 오랜만에 한국 야구에 나타난 긍정적인 이슈였다. 야구팬들은 이 드라마가 각자 자신의 응원팀 얘기라고 주장할 정도로 푹 빠져들었다.

‘스토브리그’의 흥행 성공에 가장 웃는 KBO리그 구단은 바로 SK 와이번스다. SK 구단의 홈구장인 ‘SK행복드림구장’이 극 중 ‘드림즈’의 야구장 배경으로 사용된 데다 SK 구단은 드라마 내용에 관한 자문도 적극적으로 도왔다. SK는 향후 스토브리그 관련 마케팅과 협업 상품 출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실제 SK 구단 직원들은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바라봤을지 궁금해졌다. 엠스플뉴스는 드라마 상황이 실제 상황이라면 내릴 결정 혹은 드라마에서 나온 내용과 실제 업무가 다른 점 등의 질문을 SK 구단 직원들에게 던졌다.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 최홍성 매니저,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 분석 담당 박윤성 매니저, 연봉 협상 담당 남기남 매니저가 그 궁금증을 확실히 풀어줬다.

실제 길창주가 있었다면, SK는 1년 더 기다렸다

극 중 군대 문제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길창주는 로버트 길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투수로서 드림즈에 입단한다(사진=SBS)
극 중 군대 문제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길창주는 로버트 길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투수로서 드림즈에 입단한다(사진=SBS)

모두 반갑습니다. SK 구단 프런트의 ‘에이스’들을 모셨다고 들었습니다(웃음). 먼저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본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최홍성 매니저(이하 ‘최’) : 드라마를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드라마처럼 실제로도 그런 일이 많은지 물어보시는 지인들도 많아졌고요. 현실과 다른 요소가 조금 있었지만, 극적인 요소가 필요한 드라마니까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봅니다.

박윤성 매니저(이하 ‘박’) : 아무래도 제가 특이한 업무를 하는 사람이잖아요. 주위에서 이제 네가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세이버 관련 업무 내용을 자세하게 물어보시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된 듯싶습니다.

남기남 매니저(이하 ‘남’) : 아무래도 제 업무라 연봉 관련 에피소드가 나올 때 더 재밌게 봤습니다. 연봉 협상 과정은 드라마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몇 개월 이상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죠. 야구로 만든 드라마나 영화 가운데 가장 재밌게 봤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무엇입니까.

: 저는 ‘길창주’라는 인물과 스토리를 만든 작가님의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한-미 선수 협정을 잘 알고 있어야 그런 사례를 잘 설명할 수 있잖아요. 예전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를 데려오면 어떨지 잠시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그런 아이디어를 드라마에서 구현한 게 정말 기발했습니다. 연구를 정말 많이 하신 듯싶어요.

: 저는 야구팬들의 날카로운 시선에 놀랐습니다. 드라마 초반 임동규 트레이드 관련 에피소드에서 임동규의 세부 기록이 나오잖아요. 몇몇 야구팬이 임동규의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 기록을 보고 ‘이게 말이 안 되는 수치’라고 지적하셨더라고요. 그냥 짧게 지나가는 숫자인데 그런 걸 놓치지 않고 집어내신 게 대단했습니다. ‘야구팬들이 겨울 동안 야구에 진짜 목말라 있구나’라는 걸 느꼈고요. 또 캠프 훈련 장면에서 강두기 선수가 투구 데이터 측정 장치인 랩소도 장비를 활용하는 걸 보고 작가님이 정말 많이 준비하셨단 걸 느꼈죠.

: 드라마에서 서영주 선수가 내년 시즌에 무릎이 괜찮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거니까 연봉을 올려달라고 하는데 그 부분은 현실과 조금 다른 부분이 느껴졌어요. 연봉은 직전 시즌 성적에 따른 보상의 개념이죠. 내년 시즌 기대치를 얘기하는 건 FA 협상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극 중 서영주 선수 기록만 보면 대폭 삭감이라고 생각해요. 직전 시즌 기록이 안 좋으면 선수들은 당연히 삭감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들어옵니다.

길창주가 실제 인물이라면 SK 구단은 어떤 결정을 내리겠습니까.

: 솔직히 저는 길창주 선수를 안 뽑을 듯싶습니다. 당장 영입을 고려하진 않는단 뜻입니다. 길창주 선수 상황만 보면 1년 정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독립리그든 마이너리그든 어느 팀이라도 빨리 들어가라고 조언해줄 겁니다. 거기서 경쟁력 있게 공을 먼저 던져주길 요구해야겠죠. 또 제가 직접 찾아가 경기를 지켜보겠다고 얘기해줄 겁니다. 아무리 공이 좋아 보여도 실제로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투구가 중요하다고 보니까요. 또 속구가 좋아도 변화구 제구가 안 좋으면 성공하기 힘듭니다. 어느 팀이든 입단해서 공을 던져야 한다고 봐요.

그렇게 얘기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그 선수를 향한 애정을 보여주는 거로 생각하는 까닭입니다. 이런 좋은 투구를 보여주면 기회를 꼭 주겠다는 동기부여죠. 일본 무대로 떠난 앙헬 산체스에게도 수술 뒤 공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펜 피칭을 꼭 보러 가겠다고 말하니까 마음을 열어주더군요. 길창주에게도 똑같은 접근할 듯싶어요. 직접 실전 투구를 보며 실패 위험성을 줄여야 하는 거죠. 차후에 데려올 발판도 된다고 생각해요. 현재 우리 구단이 실제로도 그렇게 접근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극 중 서영주 선수는 연봉 협상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며 드림즈 프런트에게 술을 무릎에 부어버리는 등 거친 언행을 보여줬다(사진=SBS)
극 중 서영주 선수는 연봉 협상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며 드림즈 프런트에게 술을 무릎에 부어버리는 등 거친 언행을 보여줬다(사진=SBS)


임동규의 트레이드 과정에서 ‘가을에 강하다’, ‘세이버스에 강하다’라는 데이터 분석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유의미한 분석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실제 데이터 숫자와 관련해 자문을 드렸습니다. 이미 찍어놓은 장면이라 배우들의 대사나 ‘새가슴’과 ‘여름에 약하다’라는 임동규 선수의 틀이 정해져 있었죠. 제가 보는 관점에선 ‘결승타’ 수치는 그 선수의 클러치 능력을 검증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득점권 타율이 그나마 조금 의미가 있는 거고요. 더 나가면 중요한 상황에서 얼마나 좋은 타격을 보여줬는지 설명하는 레버리지 인덱스(Leverage index) 수치가 새가슴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기록이 나오면 자막이 더 나오고 이해하기가 어려워 재미가 없었겠죠(웃음).

‘세이버스에 강하다’라는 설명도 바이킹스 김종무 단장을 낚기 위해 던지는 일종의 ‘미끼’죠. 김종무 단장도 세이버메트릭스 쪽으로 깊게 분석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고 봐요. 드라마의 극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 설정한 장치였다고 봅니다.

연봉 협상에서 실제로 서영주 선수와 같이 난폭한 캐릭터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 연봉 협상 자리는 실제로 정말 예의 있는 자리입니다. 예전엔 양복도 입고 들어올 정도였는데 드라마처럼 훈련하다가 갑자기 유니폼 입고 들어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감정이 격해질 순 있지만, 웬만하면 감정 표출을 하진 않아요. 대부분 다 1대 1 협상이고요. 최대한 선수들의 감정을 자극 안 하려고 합니다. 금액 책정과 관련해 최대한 많이 설명하고요.

또 선수가 사인하겠다고 할 때 계약서를 주지 계약서부터 들이밀고 사인해달라고 하진 않아요(웃음).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마음을 안 다치게 하는 겁니다. 연봉 협상은 절대 만족이 없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죠. 실제로 큰 폭의 삭감을 겪는 선수들이 꽤 있어요. 30~40% 이상 많이 삭감할 수 있으니까요. 잘하면 많이 올리고, 못하면 많이 깎는 게 최근 구단들의 추세인 듯싶습니다.

실제로 백승수 단장과 일을 하게 된다면?

극 중 백승수 단장의 동생 백영수는 전력분석원으로 팀에 입사해 현장 코치진과 데이터의 효용성을 두고 갈등을 겪는다(사진=SBS)
극 중 백승수 단장의 동생 백영수는 전력분석원으로 팀에 입사해 현장 코치진과 데이터의 효용성을 두고 갈등을 겪는다(사진=SBS)

드라마처럼 외국인 선수 에이전트가 갑자기 연봉을 두 배 가까이 높게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까.

: 그런 사례가 많진 않은데 전반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이 수월한 편은 아닙니다. 대부분 구단의 외국인 영입 리스트는 비슷하니까 출혈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어떤 선수는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다 받을 거라고 미리 선언하는 경우도 있죠. 가격이 비슷할 경우에 수도권 팀들의 이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희도 공격적으로 먼저 접근하는 편입니다. 새롭게 데려온 킹엄과 핀토 모두 다른 구단들의 리스트 상위에 있었던 선수들이었어요.

드라마처럼 이세영 팀장이 미리 계약 합의를 안 하고 직접 건너가 사인해달라고 하면 실제로 놓칠 수 있어요. 에이전트들이 다른 구단에 우리가 제시한 가격을 흘리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점점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우리 구단은 데드라인을 빨리 주는 편입니다. 우리 최대 금액은 이 정도니까 오늘 밤으로 결정해달라는 식이죠. 킹엄의 경우 첫 협상부터 계약 완료까지 6시간이 걸렸고요. 핀토의 협상도 비슷했습니다.

드라마처럼 전력분석팀과 현장 간의 갈등을 경험해봤는지 궁금합니다.

: 영화 ‘머니볼’부터 시작된 갈등 구조가 아닐까요. 선수 출신과 비선수 출신의 갈등은 드라마의 극적인 요소를 위해 필요한 장치인 듯싶습니다. 예전에 다른 구단에선 그런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다행히 우리 팀에선 현장 코치진이 마음을 잘 열어주셨기에 전력분석 업무가 자리를 잘 잡았습니다. 문제는 전혀 없어요.

실제 연봉 협상 과정은 드라마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를까요.

: 드라마에선 짧은 에피소드로 나오지만, 선수 한 명 연봉을 설정하기 위해선 1년 내내 모든 경기를 쫓아다녀야 합니다. 구단 전체 예산 3분의 1이 선수 연봉 금액입니다. 10원 하나도 허투루 쓸 수 없어요. 우리 구단 선수들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성적을 잘 인정하는 편이에요. 큰 잡음 없이 연봉 협상을 진행하는 편입니다. 고과 인정이 가장 중요하니까 한 명당 2~3번은 무조건 만나죠. 선수의 10% 정도만 처음에 만나 도장을 찍고요.

드라마에서 나오는 백승수 단장과 실제로 업무를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 저는 괜찮을 듯싶어요. 이성적인 면이 강하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일하긴 편하죠. 제가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면 큰 문제는 없으니까요. 다만, 남들 모르게 뒤로 많은 일을 하시는데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저걸 다 할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웃음).

: 이건 맞고 이건 아니라고 딱 결정해주니까 밑에서 일하긴 편하지 않을까요. 명확한 방향을 잡고 일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적인 면을 잘 보여주지 않는 점이 걸리긴 하죠.

: 드라마에서 보면 백승수 단장이 윗선과 대립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구단 프런트 조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단장님이 옆에 계시면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힘이 나겠죠. 도움도 많이 받을 거니까 좋지 않을까요.

"삭감 이해해준 야수진에게 정말 고마워"

실제 SK 구단 프런트가 근무하는 사무실 전경. 드라마 제작사에서 이를 참고해 촬영 세트장을 만들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실제 SK 구단 프런트가 근무하는 사무실 전경. 드라마 제작사에서 이를 참고해 촬영 세트장을 만들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이제 SK 구단의 실제 얘길 해볼까 합니다. 앞서 나온 새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를 향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입니까.

: 구단에서 정한 데이터 기준을 토대로 두 투수의 영입을 결정했습니다. 킹엄와 핀토는 다른 스타일의 투수들입니다. 같은 150km/h 구속이라도 킹엄은 모든 구종이 경쟁력 있는 정통파 투수고요. 핀토는 그동안 우리 구단이 잘 안 데려온 투심 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하는 투수입니다.

킹엄은 지난해 7~8월까지도 데려올 수 있을지 고민한 투수였어요. 최근 KBO리그 외국인 선수 트렌드가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안에 있는 선수까지 데려오는 거죠. 킹엄은 25인 로스터에서 풀리자마자 바로 접근해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핀토 영입은 지난해 바뀐 리그 공인구를 고려했어요. 드라마에서 권경민 사장의 표현처럼 ‘정말 더럽게’ BABIP 운이 없는 게 아니라면 타구 속도를 억제하며 좋은 결과를 낼 거로 판단했습니다. 선발 경험이 없단 우려가 있는데 원소속팀이었던 탬파베이 레이스의 마운드 운영 특성상 오프너 투수 뒤에 나와 4~5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기에 걱정하지 않습니다. 캠프 훈련에서 성실한 태도로 칭찬받는다고 하는데 슬라이더와 커브를 보완하면 산체스처럼 무서워질 거로 믿어요.

올겨울 KBO리그 스프링캠프 기사는 각 구단의 첨단 장비 소개 기사로 넘쳐납니다. 데이터 야구를 일찌감치 선도한 SK 구단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 투구와 타구 추적 기술의 발달이 핵심입니다. 야구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얼마나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죠. 공 궤적 추적인 PITCH FX부터 시작해 레이더로 타구 추적을 하다가 휴대용 레이더인 랩소도까지 쓰고 있습니다. 이제 산업 기술에서 사용하는 초고속 카메라로 몸이 어떻게 회전하며 공이 빠져나오지, 어떻게 방망이가 돌아가는지 추적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몸에 착용하는 측정 장비까지 나왔죠.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 나중에 선수들이 불편하지 않게 착용할 수 있는 장치까지 나올 듯싶어요. 이번 SK 스프링캠프에선 랩소도, 고속 카메라, 바이오메카닉스 장비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는 구단 직원을 CES(세계가전전시회) 행사에 보내 IT 기술을 더 배워오라고 하죠. KBO리그도 그런 방향으로 간다면 데이터 파트에서 할 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올겨울 연봉 협상에서 가장 고마웠던 선수가 있었습니까.

: 한 명을 꼽기보단 전체 팀 야수들이 고맙습니다. 지난해 투수진 성적과 비교해 야수진 성적인 확연히 떨어졌습니다. 투수진에게 공을 더 줄 수밖에 없었죠. 야수진 대부분이 삭감 대상자였는데 거의 다 삭감 폭을 인정했어요. 끝까지 큰 잡음 없이 잘 이해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웠습니다.

SK 구단 사무실에서 바라본 SK 행복드림구장. 드라마 속 단장 집무실처럼 야구장 그라운드가 모두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SK 프런트는 다가오는 봄에 사무실에서 보이는 야구장 전 좌석이 가득 차길 기대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K 구단 사무실에서 바라본 SK 행복드림구장. 드라마 속 단장 집무실처럼 야구장 그라운드가 모두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SK 프런트는 다가오는 봄에 사무실에서 보이는 야구장 전 좌석이 가득 차길 기대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야구단에서 일하는 매력과 가장 뿌듯한 순간이 언제입니까.

: 당연히 제가 데려온 외국인 투수들이 성공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 켈리와 산체스가 성장해 더 큰 무대로 갔을 때도 그렇고요. 이 일의 매력은 한국에서 10개밖에 없는 직업이라는 자부심입니다. 게다가 전 비선수 출신이라 이 일을 쉽게 보지 않고 정말 잘해야겠단 생각뿐이에요. 돈을 떠나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야구가 좋으니까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좋아하는 야구를 일로 할 수 있단 건 장점이자 ‘늪’이기도 하죠(웃음). 뿌듯한 순간은 선수들과 코치님들이 지나가면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들을 때입니다. 제가 한 업무가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거니까요.

: 드라마를 보면 어떤 한 장면 보며 야구에 빠졌던 순간이 나오잖아요. 저는 과거 김재박 감독님의 그 유명한 ‘개구리 번트’를 보고 야구에 빠졌습니다. 어렸을 때 야구와 관련한 어떤 좋은 추억이 있기에 여기서 일한다고 생각해요. 야구단에 일하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인 거죠. 일에 조금 지쳤을 때 팀이 한 번 우승하니까 10년 더 일할 힘을 얻었고요(웃음). 정년까진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다. 물론 단점이 있어도 야구를 향한 열정 하나가 그 모든 걸 메우는 거죠.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통해 야구와 SK 와이번스에 관심을 느낀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 서로 자기 팀이라고 주장하는 야구팬들의 얘기가 참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은 팀은 쌍방울 레이더스였고요. 드라마를 보시고 구단 프런트가 돌아가는 생리를 잘 아시게 됐을 겁니다. 앞으로 구단이 하는 일에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리고요. 한국 야구판을 키우는 팬들의 관심이라는 영양분이 될 거로 기대해보겠습니다.

: 최근 몇 년간 한국 야구에 부정적인 이슈가 더 많았잖아요. 올겨울엔 그래도 드라마가 야구팬들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긍정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구단에서 스토브리그 관련 행사를 계획 중이니까 SK행복드림구장에 많은 팬이 찾아오셨으면 합니다. 또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자란 세대가 지금 리그에서 뛰고 있잖아요. 드라마를 보고 나서 ‘나도 백승수나 이세영이 되고 싶다’라는 열정적인 친구들이 ‘백승수 키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까지 전해봅니다.

: 야구 관련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못 끌었던 건 어렵고 복잡하단 이유였습니다. 과거 여성들에게 야구는 관심 스포츠가 아니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여성 시청자분들의 호응이 컸던 거로 아는데 이런 관심이 진짜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분위기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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