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6월 5일 킹스컵 개막전에서 라이벌 태국 만난다

-스즈키컵 우승과 아시안컵 8강으로 기세 오른 베트남, 스즈키컵 첫 우승 절호의 기회

-“베트남의 2019년 최대 목표는 월드컵 예선 호성적과 동남아시아경기대회 우승”

-“킹스컵에서 과정과 결과 모두 잡고 쭉쭉 나아가길 기대한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6월 5일 태국에서 개막하는 킹스컵에 출전한다.

베트남은 5일 오후 9시 45분 태국 부리람 창 아레나에서 태국과의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8일 인도-퀴라소의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투게 된다.

베트남은 1968년부터 시작된 킹스컵에 세 차례 참여했다. 최고 성적은 2006년 대회에서 기록한 준우승이다.

대회 첫 우승을 노릴 기회다. 베트남은 2018년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UAE 아시안컵에선 8강에 진출했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동남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불렸던 베트남은 최근 아시아 축구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높은 관심, 베트남은 킹스컵 첫 우승을 목표로 한다?

2018년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년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에서도 킹스컵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이 대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우승 횟수를 자랑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출전하지 않지만,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이끌고 첫 우승에 도전하는 까닭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 울산 현대 공격수 이근호 등 박 감독의 제자는 베트남은 2017년 10월 박 감독께서 지휘봉을 잡은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올해 아시안컵에선 이란, 일본 등 아시아 강호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 킹스컵에서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정통한 관계자는 우린 킹스컵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9년 베트남의 목표는 확고하다. 9월부터 시작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기분 좋게 시작하고, 11월 필리핀에서 개막하는 동남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킹스컵에선 조직력을 가다듬고 새로운 선수 발굴 등에 초점을 맞춘다.이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의 말은 베트남이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아시아 축구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베트남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본 적이 한 차례도 없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선 태국, 이라크에 밀려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베트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아시안컵에선 처음으로 대회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라크, 이란, 일본 등 아시아 강호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 베트남이 내부적으로 킹스컵 우승이 아닌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바라보는 이유다.

베트남, 킹스컵 통해 월드컵 예선과 동남아시아경기대회 호성적 노린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사진 가운데)(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사진 가운데)(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이 킹스컵의 비중을 적게 둔다고 하지만, 대충 임할 수는 없다. 대회 첫 경기에서 최대라이벌 태국을 만나는 까닭이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이전 베트남을 이끌었던 응우옌 후이 탕 감독은 태국에 0-3으로 패한 뒤 경질됐다. 그만큼 태국과의 경기 결과는 아주 중요하다.

베트남이 분위기에선 크게 앞선다. 베트남은 2018년 1월부터 성인 및 U-23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승승장구했다. 3월 22~26일 치러진 2020년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예선 태국과의 경기에선 4-0으로 대승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도 베트남(98위)이 태국(114위)보다 앞서있다.

베트남 축구 관계자는 2019년 킹스컵에서 주목하는 건 우승보다 태국전 결과라며 베트남 축구계 역시 대회 첫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에 초점을 맞춘 대회가 아니라고 해도 선수들은 태국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박 감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부담을 이겨내고 과정과 결과 모두 잡아내길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박 감독은 베트남의 연이은 선전에 기쁜 마음을 나타내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까닭이다.

상주 상무 시절(2012.12~2014.09) 박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이근호는 감독께서 말 못 할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쌓일수록 기대 역시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께선 한국의 자랑이다. 한번 삐끗한다고 해서 외면할 축구인은 없다. 베트남 사람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는 만큼, 킹스컵에서도 후회 없는 경기 펼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이 부담을 떨치고 킹스컵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얻을 수 있는 게 아주 많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자신감이 더해질 수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탈락의 아쉬움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선 털어낼 가능성이 커진다.

베트남 축구계가 염원하는 2019년 동남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서도 기세를 올릴 수 있다. 동남아시아 11개국이 참여하는 종합 스포츠 대회인 동남아시아경기대회는 1959년 방콕(태국)에서 첫 대회를 시작해 올해로 30번째를 맞는다. 베트남 U-23 축구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적이 없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이 대회 금메달 획득을 위해 베트남 V-리그 일정까지 바꿨다. 10월 26일 2019시즌을 마치기로 돼 있던 걸 20일 앞당겨 끝내기로 했다. 박 감독이 조직력 강화를 위해 5주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대회 중요성을 인정한 협회가 곧바로 리그 일정을 수정했다. 그만큼 동남아시아경기대회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당장은 킹스컵이다. 킹스컵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과 동남아시아경기대회를 향해 나아가는 베트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팀과의 13차례 경기에서 11승 2무를 기록했다.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결과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지만, 최대라이벌 태국전에서 승리를 기대하는 이유다.

축구계의 큰 관심을 받는 2019년 킹스컵 베트남과 태국의 경기는 MBC SPORTS+가 6월 5일 오후 9시 45분부터 단독 생중계한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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