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6월 12일 잠실 LG전에서 KBO리그 최초 낫아웃 폭투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사진=롯데)
롯데가 6월 12일 잠실 LG전에서 KBO리그 최초 낫아웃 폭투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사진=롯데)

[엠스플뉴스=잠실]

낫아웃 폭투 연장 끝내기 패배. 이렇게 허망한 결과가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이틀 연속 연장 승부 끝에 6연패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6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3대 4로 패했다. 6연패에 빠진 롯데는 시즌 23승 1무 43패로 승패 마진 ‘-20’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롯데는 1회 말과 3회 말 김현수에게 각각 희생 뜬공과 2점 홈런을 맞으며 0대 3으로 끌려갔다. 뒤늦게 반격에 나선 롯데는 7회 초 문규현의 희생 뜬공과 8회 초 상대 폭투와 야수 선택으로 3대 3 행운의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흐른 가운데 10회 말 다시 롯데에 위기가 찾아왔다. 롯데 투수 고효준이 내야 안타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등판한 구승민이 후속 타자 채은성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롯데 벤치는 이형종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는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벤치의 선택에 따른 결말은 허망했다. 구승민은 2사 1, 3루에서 오지환을 상대해 볼카운트 2S 상황에서 3구째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대로 이닝이 끝나는 상황에서 공이 나종덕을 맞고 옆으로 튕겨 나왔다. 낫아웃 상황이 되며 오지환은 1루로 달렸고, 포수 나종덕이 달려가 잡은 공을 1루로 송구했다. 나종덕이 던진 송구는 1루수 정훈을 훌쩍 넘어가 2루수 배성근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타자 주자 오지환의 세이프와 더불어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으로 들어오며 4대 3 LG의 낫아웃 폭투 끝내기 승리가 확정됐다.

상대 3루 주자가 있는 끝내기 패배 위기 상황에서 포크볼 승부로 오지환의 헛스윙을 이끈 점은 훌륭했다. 하지만, 연이은 포크볼 사인에도 블로킹에 실패했단 점은 나종덕에겐 뼈아프게 다가오는 장면이다. 마지막 송구 장면에서도 침착함이 필요했지만, 자세가 흐트러진 상태에서 1루로 던진 나종덕의 송구는 허망하게 1루수 위로 날아갔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나온 낫아웃 폭투 끝내기 경기는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이다. 롯데는 그 진기한 기록에서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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