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오승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엠스플뉴스]

'MLB REWIND'는 2017시즌 메이저리그를 되돌아보며 주요 선수들의 활약상을 영상과 함께 되짚어 보는 코너입니다.

성공적인 데뷔 첫해. 그리고 마무리 투수 낙점. 시즌 시작만 하더라도 ‘끝판왕’ 오승환의 입지는 단단해 보였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급격히 늘어난 피홈런 그리고 혹독한 2년 차 징크스로 인해 지난해보다 급격히 하락한 성적표와 마주해야 했다.

결국, 아쉬움으로 남은 빅리그 데뷔 2년 차. 그래도 오승환의 빅리그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부진 속에서 희망을 봤다는 오승환. 빅리그 잔류와 함께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그의 2017시즌을 정리해봤다.

#불안했던 시즌 초반 그리고 5월 반등.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파가 컸을까. 오승환은 첫 3경기서 연달아 실점을 내주며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18일 피츠버그전서 첫 세이브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무려 5세이브를 신고,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5월 첫 경기엔 수비 실책으로 말미암아 시즌 첫 패(1.2이닝 3실점 무자책)를 떠안으며 분루를 삼켰지만, 5월 한 달간 2패 6세이브(1블론) 평균자책 1.38의 훌륭한 성적으로 '끝판왕'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손가락 물집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적이라 더욱 값졌다.

# 6월 다시 닥쳐온 시련. 그리고 집단 마무리 체제.

5월 반등을 통해 평균자책은 2점대로 끌어내린 오승환. 6월 첫 경기 다저스전엔 상대 타자 두 명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항의하다 동시 퇴장당하는 진풍경이 연출됐지만, ‘돌부처’답게 흔들리지 않고 탈삼진 2개를 추가, 한미일 통산 9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이후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6월 11경기에서 두 번의 패전을 떠안았고, 월 평균자책은 5.73까지 치솟았다. 6월 12일 필라델피아전엔 2실점을 허용, 평균자책이 3점대로 다시 오른 데 이어 16일 3타수 무안타로 강했던 에릭 테임즈에게 뼈아픈 결승 홈런까지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17일엔 호텔 숙소에서 뾰족한 구조물에 발을 잘못 디뎌, 발가락 살이 찢어지는 부상 악재를 맞았다. 여기에 좌타자 상대 부진까지 겹치자 오승환에 대한 현지 여론도 악화되기 시작했다. 결국,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6월 30일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했다.

#어려웠던 후반기 그리고 부상으로 끝난 2017시즌

다시 마무리 경쟁에 돌입한 오승환은 7월 15일 피츠버그전엔 0.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이후 중간 계투로 보직을 옮겼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8월 마무리 복귀 기회가 찾아왔지만, 18일 '해적'들에게 다시 발목(피츠버그전 1이닝 2실점)이 잡혔다.

8월 초엔 조퇴할 정도로 감기몸살에 시달렸던 오승환은 8월 중순엔 좌타자가 들어설 때마다 벤치의 눈치를 봐야 했다. 오승환뿐만 아니라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세인트루이스는 늦게나마 우완 불펜 니카시오를 영입해 뒷문을 보강했지만, 타이밍이 너무 늦은 상태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 고문'을 이어가던 세인트루이스는 결국,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9월엔 햄스트링 통증으로 인해 5경기에 등판에 그쳤던 오승환은 62경기 동안 59.1이닝을 소화해 1승 6패 20세이브(4블론) 7홀드 평균자책 4.10의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잦은 부상과 슬라이더 구위 저하로 후반기 들어 급격한 슬럼프에 시달리면서 오승환의 2017년은 아쉬움이 진한 한 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속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92.8→92.9)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점을 보면 35세 투수 오승환의 노쇠화를 속단하긴 이르다.

미국 ‘야후 스포츠’도 “오승환을 영입한 팀이 적응할 시간을 주고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오승환의 재기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빅리그 잔류를 강하게 원하는 오승환이 과연 2018시즌은 부활의 해로 장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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