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컬럼

[이현우의 MLB+] 2019 HOF 특집(4) : 마이크 무시나

마이크 무시나: 부드러운 외모에 감춰진 불타는 승부욕

 

마이크 무시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마이크 무시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 모든 어머니 친구의 아들(딸) 중 한 명은 꼭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겼다. 지어낸 인물인지 실존하는 인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과 비교하면 항상 초라해지는 것은 내 쪽이다. 신조어 '엄.친.아(딸)'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후 '엄.친.아'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2008년까지 메이저리그에는 '엄.친.아'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투수가 있었다. 바로 마이크 무시나(50)다.

 

무시나는 몽투르빌 고교 재학 시절 야구선수로서 24승 4패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다. 그와 동시에 미식축구와 농구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운동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도 잘했다는 것이다. 무시나는 학년 차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명문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해 1990년 3학년 2학기 만에 조기 졸업했다. 졸업 시즌이었던 그 해, 무시나의 대학리그 성적은 14승 5패 평균자책점 0.99였다.

 

에이스로서 두 번의 대학리그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올-아메리칸 팀에 선정된 무시나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무시나는 1990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번째로 그를 지명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었다. 지명 첫해 무시나는 더블A와 트리플A에서 3승 무패 55.2이닝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했다. 날 때부터 완벽한 그에게 마이너리그 무대는 좁았다.

 

마이크 무시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마이크 무시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 드래프트 이듬해인 1991년 7월까지 트리플A에서 10승 4패 122.1이닝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고 있던 그를 막을 장애물은 남아있지 않았다. 무시나는 8월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전 성적은 7.2이닝 4피안타 1실점(1자책) 4탈삼진이다. 이후 무시나는 짧은 적응기를 거쳐 9월 7일부터 10월 5일까지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 2실점 이하 투구(완투 2회)를 펼치며, 4승 5패 87.2이닝 평균자책점 2.87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무시나는 풀타임 첫해였던 1992년 18승 5패 241.0이닝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10년간 147승 81패 2009.2이닝 467볼넷 1535탈삼진 평균자책점 3.53 bWAR 47.8승(연평균 15승 8패 201이닝 ERA 3.53 WAR 4.8승)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올스타는 5번 골드글러브엔 4번 선정되는 등 볼티모어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런 무시나에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바로 팀 성적과 개인 수상이다.

 

무시나는 데뷔 이후 10년간 7차례나 AL 사이영 투표에서 6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사이영상을 받지 못했다. 랜디 존슨과 로저 클레멘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비롯한 위대한 투수들과 같은 시대에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성적은 더 심각했다. 1990년대 볼티모어는 뉴욕 양키스에게 밀려 두 차례(1996-1997)밖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에 무시나는 2000시즌이 끝나고 중대한 결심을 내리게 된다.

 

마이크 무시나의 통산 성적(자료=베이스볼레퍼런스) 마이크 무시나의 통산 성적(자료=베이스볼레퍼런스)

 

# 2000년 12월 1일 무시나는 데뷔 이후 치열하게 맞서 싸웠던 '악의 제국' 양키스와 6년 885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돈뿐만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염원해왔던 우승 반지를 얻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2000년 당시 양키스는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양키스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왕조를 이어가길 원했고, 무시나의 영입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다는 격이라 여겨졌다.

 

실제로 무시나는 2008년을 끝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123승 72패 1553.0이닝 평균자책점 3.88 WAR 35.2승(연평균 15승 9패 194이닝 평균자책점 3.88 WAR 4.4승)을 기록하며, 8년간 양키스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2000년 계약 당시 팀과 선수가 원했던 바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무시나가 활약한 8년간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차례도 차지하지 못했다. 2009시즌 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는 얄궂게도 그가 은퇴한 다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가을에 약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는 포스트시즌 통산 139.2이닝 145탈삼진 평균자책점 3.42로 정규시즌 통산보다 오히려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단지 운이 따르지 않아 7승 8패에 그쳤을 뿐이다. 무시나의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무시나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네 차례나 노히터가 8회 이후에 무산됐다. 그중에서 3번은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 직전이었으며, 1997년엔 9회 1사에 2001년엔 9회 2사에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2006년 6월 1일 조 토레에게 “No, You stay there“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마이크 무시나가 어떤 선수인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순간으로 꼽힌다(자료=YES) 2006년 6월 1일 조 토레에게 “No, You stay there“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마이크 무시나가 어떤 선수인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순간으로 꼽힌다(자료=YES)

 

# 무시나의 별명은 '무스(Moose)'. 무스는 북미 지역에서 말코손바닥사슴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시나란 성에서 딴 별명이지만, 그는 많은 부분에서 무스를 닮았다. 말코손바닥사슴은 현존하는 사슴과 동물 가운데 가장 큰 동물로 초식 동물이지만, 거대한 덩치를 지녔으며 순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호전성도 강하기 때문에 한번 화가 나면 곰보다 더 위험한 종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은 무시나도 무스를 꼭 빼닮았다.

 

수려한 외모와 평소 온화한 성품에 가려졌지만, 무시나는 불같은 승부욕을 갖춘 선수였다. 이와 관련해 2006년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완투승을 앞두고 있던 9회 2사에 감독 조 토레가 마운드에 올라오려고 하자, "No, You stay there(안돼, 당신은 거기 있어)"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08시즌 공동 구단주 행크 스타인브레너가 "무시나는 모이어처럼 던질 필요가 있다."라고 참견했을 때는 "나에게는 왼손 글러브가 없다."며 응수한 적도 있었다. 

 

그해는 무시나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다. 그해 무시나는 20승 9패 200.1이닝 평균자책점 3.37으로  커리어 최초로 20승을 거두면서 통산 270승으로 300승까지는 30승을, 2813탈삼진으로 3000탈삼진까지는 187탈삼진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양키스가 그가 바랐던 3년 계약이 아닌 단년 계약을 제시하자 무시나는 미련 없이 은퇴를 선택했다. 무시나의 다소 이른 은퇴를 많은 메이저리그 팬이 아쉬워했던 이유다.

 

 

 

# 하지만 무시나는 결코 자기 고집만을 내세우는 투수가 아니었다. 프로 생활 초창기 무시나는 150km/h 중반대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낙차 큰 너클 커브를 주무기로 상대 타자를 찍어누르는 파워피쳐형 투수였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신체능력이 저하되자, 투심/커터/슬라이더/체인지업을 레퍼토리에 추가했고 때때로는 팔 각도를 바꿔 던지기도 하는 등 뛰어난 학습 능력과 타고난 야구 지능, 각고의 노력을 통해 기량 하락을 늦췄다.

 

그에 대해선 2006년 팀 동료인 호르헤 포사다가 체인지업을 던질 때마다 홈런을 치자, 그에게 조언을 구해 체인지업 그립을 바꿨던 일화가 잘 알려졌다. 한편, 무시나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메이저리그 최상급의 주제 견제능력과 투수 수비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요약하자면, 무시나는 수려한 외모와 우수한 신체능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머리와 성실한 인품, 불같은 승부욕을 동시에 갖춘 시대의 '엄.친.아'였다.

 

여러 가지로 운이 따르지 않은 까닭에 개인 수상 경력이 다소 부족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얻지 못했으며 갑작스런 은퇴로 300승 3000탈삼진이란 상징적인 기록을 남기는 데에도 실패했지만, 무시나는 선수 경력 18년간 대체로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270승 153패 3562.2이닝 2813탈삼진 평균자책점 3.68 WAR 82.9승이라는 현대 야구에서 선발 투수로선 매우 드문 누적 성적을 남겼다.

 

2019 명예의 전당 발표식에 참가한 에드가 마르티네즈(왼쪽), 마이크 무시나(가운데), 마리아노 리베라(오른쪽)(사진=MLB.com) 2019 명예의 전당 발표식에 참가한 에드가 마르티네즈(왼쪽), 마이크 무시나(가운데), 마리아노 리베라(오른쪽)(사진=MLB.com)

 

따라서 그에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고, 2019년 여섯 번째 투표 만에 76.7%의 득표율로 결국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6일 명예의 전당 발표에서 무시나는 "양키스와 볼티모어 두 팀은 내가 HOF에 입성하는데 모두 중요한 팀이었다. 멋진 두 팀의 엄청난 팬들 앞에서 뛴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무소속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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