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컬럼

[이현우의 MLB+] 마침내 오랜 여정을 끝내는 김병현

김병현(사진=엠스플뉴스 도상현 기자) 김병현(사진=엠스플뉴스 도상현 기자)

 

[엠스플뉴스]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다. 아니, 누군가에겐 이미 시기를 놓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미국과 일본, 한국에 이어 호주에서까지 20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뛰었던 BK 김병현(40)이 사실상 은퇴를 예고했다. 김병현은 31일(한국시간) 한 국내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길었던 고민을 해결했으니 야구공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김병현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22승 19패 71세이브 304.1이닝 307탈삼진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한,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구원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특히 2001년에는 5승 6패 19세이브 98.0이닝 113탈삼진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하며, 소속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 김병현은 투구폼의 특성상 구속이 느릴 수밖에 없는 언더핸드로 평균 90마일(145km/h), 최고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구사했으며, 뱀처럼 휘는 프리스비(Frisbee·원반) 슬라이더와 솟구치는 업슛((Upshoot·언더핸드 스로 투수의 커브볼을 일컷는 말)으로 무수히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BK. BK란 Born to K의 줄임말로 타고난 삼진 투수란 뜻이다. 실제로 김병현은 2002년 5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한 이닝에서 9구를 던져 3탈삼진을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53번째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병현의 전성기 패스트볼. 메이저리그 역사상 53번째 무결점 이닝을 달성하는 순간이다(영상=MLB.com) 김병현의 전성기 패스트볼. 메이저리그 역사상 53번째 무결점 이닝을 달성하는 순간이다(영상=MLB.com)

 

김병현의 전매특허였던 프리즈비 슬라이더(영상=MLB.com) 김병현의 전매특허였던 프리즈비 슬라이더(영상=MLB.com)

 

하지만 2003년 이후 김병현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못했다. 선발로 보직을 완전히 변경하고 맞이한 2004시즌부터 2007시즌까지 김병현은 연평균 6승 8패 110이닝 평균자책점 5.50에 그쳤다. 이후 5년간 김병현은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일본프로야구(NPB) 등을 오가며 재기를 노렸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2012시즌을 앞두곤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으며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KBO리그에서 보낸 4년간 김병현의 성적은 11승 23패 257.1이닝 평균자책점 6.19에 그쳤다. 그리고 2016년 1군 리그에서 1구도 던지지 못하고 고향팀 기아 타이거스로부터 방출된 것을 끝으로 1년 넘게 프로야구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현은 공을 놓지 않았다. 2017년 도미니카 윈터리그 소속 히간테스 델 시바오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8년에는 모교인 광주일고 야구부 스프링 캠프에 참여해 훈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렇듯 김병현이 유니폼을 벗지 못한 이유는 하나였다. "과거 좋았던 투구폼과 공을 한 번만이라도 다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한국 복귀 이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성기 시절이었던) 2000년대 초반에도 이미 가장 좋았던 시절의 구위를 잃어버린 상태였으며, 요령으로 타자를 상대했을 뿐이기 때문에 주변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했다"고 말해왔다. 이후 김병현의 야구 인생은 잃어버린 투구폼과 구위를 되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다른 무엇보다도 프로야구 마운드에 오를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29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김병현이 호주 프로야구 리그(ABL) 멜버른 에이시스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2018년 11월 29일 드디어 6회초 1:3 상황에 등판해서 1이닝을 땅볼 아웃 하나, 탈삼진 두 개로 막으며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9경기 9.2이닝 1실점(1자책) 9탈삼진 평균자책점 0.93.

 

 

 

비록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0마일 수준에 머물렀지만, 호주리그에서 김병현의 공을 정타로 쳐낸 타자는 드물었다. 그 과정에서 김병현은 오랫동안 찾아왔던 '그 무엇인가'를 다시 느꼈고, 마침내 마음속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라운드 밖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준비를 하고 있다.

 

김병현의 활약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더 빠져든 팬으로서, 앞으로 펼쳐질 그의 인생 2막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본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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